아름다운 파괴 - 깨달음과 사유의 인도 이상의 도서관 50
이거룡 지음 / 거름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읽으면서, 계속해서 드는 생각. . . .이 사람은 진짜배기구나, 정말 깊은 통찰이구나. . . . 하는 감탄뿐입니다. 종교와 진리의 절대성과 상대성, 체념과 초월의 차이, 여자와 몸에 대한 해석, 요가, 힌두교와 불교의 차이점 등등 굵직굵직한 주제들이 타래에서 실 풀리듯이 줄줄 풀려나옵니다. 사실, 모두 어려운 주제들이라 이 한권의 책을 읽고 흐름과 윤곽을 잡기는 힘들지만, 우리의 일상 생활, 자본주의 문화와 연결해서 풀어주는 이야기들은 지식의 습득을 떠나서 우리를 문득 성찰의 방석위에 앉게 합니다.

강의 중에 지나가는 이야기로 “ 깊이는 어둠에 있다 ” 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등 불로 인해 밤을 잃어버린 우리가 진정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밝고, 투명하고, 계산에 맞아떨어지는 것만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서구의 합리주의 사고가 우리에게 밝음과 투명함을 주는 대신에 깊이는 잃어버리게 하고 천박한 문화를 갖게 했다는 비판을 합니다. 사랑, 죽음, 신앙. . . 그 어둡고(玄) 묘하고(妙) 혼돈스러운(chaos) 것들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고 되묻고있지요.

“ 어둡지 않으면 깊을 수 없다. ' 사실, 읽자 마자 '그렇군!', 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 였습니다. 그것을 사람에 비추어 보면, 삶의 “어둠” 의 시간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은 “깊이”를 가질 수 없다는 의미로도 읽히거든요. 그런데, 삶의 어둠이라는 것이 참 고통스러운 시간이잖아요? 결국 “ 깊이 ” 로 가는 과정에 그런 고통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속이 깊다는 것은 그만큼의 어둠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 . 좀, 그렇네요. . . 티없이, 고생 없이 밝게 큰 친구들. . 그늘이 없어서 좋긴 한데, 보통은 2% 부족하기는 합니다. 둘러보면, 속도 깊고, 세상물정도 알만큼 알면서도 긍정적이고, 밝은 그리고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힘이 나지요. 하지만, 드문 사람들이지요. 깊으면서도 밝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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