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끄가 기다리는 집
히끄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많이 바뀐 것이 있다면, 진심으로 집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일이 생겨 집을 비우는 날에는 히끄가 기다릴 것만 같아서 빨리 돌아가고 싶다. 남이 부러워하는 인생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행복해지고 싶어서 처음 얻은 나만의 집, 직접 선택한 첫번째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귀가가 늦어지는 날이면 유리창 너머 흘러나오는 불빛 속에 히끄가 기다리듯 앉아 있다. 문을 열기도 전에 꼬리를 붕붕 휘두르며 반기는 히끄를 향해 마음속으로 말해본다. ‘나와 함께여서 오늘도 행복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