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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문학작품 원전
중앙일보 1월20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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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문학작품 원전 찾아 '참맛' 봐요
남은 방학 실속있게 보내기

  
이문열·박완서·이청준·권정생·김동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 초등학교 교과서에 작품이 실린 작가들이다. 이런 유명작가의 작품이 꼬맹이들 교과서에 나온 것에 대해 학부모들은 대개 놀란다. 일례로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5학년에, 권정생의 '강아지 똥'은 1학년에 실렸다.
 


6학년 교과서에 실린 『압록강은 흐른다』에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이 상당 부분 원전과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작가의 작품이 여러 편 실렸거나, 특정 출판사에 몰렸다는 지적도 있다. 심지어 원전과 다른 이야기를 지어내기도 한다는 비판이 일곤 한다. 하지만 교사나 학생을 더욱 어렵게 하는 건 교과서에 실린 작품에 대한 감상 부분이 생략됐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작품을 읽고 나서 교과서에서 제시한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수업을 마치는 경우가 많다.

동화를 일반적인 글처럼 독해 중심의 수업으로 간다면 '문학의 힘'인 간접경험과 상상력을 학생들에게 충분하게 전달하기 어렵다. 많은 교사들이 원전을 구해 읽어주기도 하지만 수업시간이 그렇게 여유롭지 못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고민을 해결할 대안은 없을까.



우선 교과서에 실린 작품의 원전을 찾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실제로 읽기 교과서 뒤에는 원전 동화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다. 6학년 2학기에 나오는 '옥계천에서'는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에서 따왔다. 교과서에는 옥계천에서 아버지와 목욕하고 바둑두는 장면만 실렸기에 이야기의 구조와 배경, 그리고 원전의 감정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원전을 보면 구한말의 시대상황, 압록강을 건너야 하는 이유, 압록강이 상징하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원전을 읽어야 하는 필요성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시간이 넉넉한 방학은 교과서의 동화를 제대로 읽어내는 데 좋은 기회다.

물론 아이들은 원전을 통해 동화를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작품을 스스로 체득하는 내면화 단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상식이지만 문학은 그 시대의 배경과 생활모습을 담고 있다. 예컨대 '압록강은 흐른다'에는 근대 한국인의 생활환경과 일제시대의 고통이 담겨 있다.

동화는 우리에게 평면적인 독해를 요구하지 않는다. 작품을 읽고 줄거리를 아는 정도의 표면적 독서라면 굳이 원전을 찾아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것은 교과서만으로도 충분하다. 부모들이 다음 세 가지를 유념하며 아이들이 동화를 읽게 하면 매우 효과적일 것 같다.

①작품이 일상 생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예:1학년의 '강아지 똥'은 인간의 가치를 일깨우게 한다.)

②동화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연결해 보도록 한다. (예:5학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우리 사회의 폭력과, 개인의 양심, 그리고 정직의 문제를 고민하게 한다.)

③교과서에서 읽은 작품과 다른 어느 글과의 연관성을 알아보도록 한다. 다른 글이란 교과서뿐 아니라 신문이나 기타 다른 매체의 글도 포함한다. (예: 6학년 '압록강은 흐른다'는 최근의 한일관계나 남북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방학도 이제 중간을 넘어섰다. 가방 속에 들어간 교과서를 다시 꺼내 읽고, 또 동화의 원전을 찾아 다시 읽어보는 건 그 어떤 방학숙제보다 유용하다. 따뜻하고 뽀얀 곰국처럼 원전 동화에는 우리네 삶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그것이 우리의 마음을 더욱 살찌울 보약인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이정균 (경기도 고양시 대화초등 교사,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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