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참 뜨거운 감자다. 너무 큰 세력이 되어서 조금만 건드려도 벌떼처럼 달려든다. 대체 아시아에서 이렇게 기독교가 한 사회를 좌우하는 나라가 또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일본 가서 부러운 것 중의 하나는 일본의 전통, 참으로 아기자기한 전통이 사람들의 일상 곳곳에 녹아있다는 점이다. 야스쿠니 신사 때문에, 신사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전범을 모신 야스쿠니신사 등을 제외하면 일본 신사는 참 재밌는 곳이다. 어쨌든 중국, 일본과는 다르게 유독 한국에서는 이 기독교가 엄청난 세를 과시하고 있다. 엄밀하게 과시 정도가 아니라, 지배블럭화 되어 있는 사실이다. 유력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기독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게 필수적이다. 이것저것 말을 하자면 한이 없다. 어쨌든 이 간단한 책은 마가복음서를 해제한 것이라 할 수 잇는데, 예수에 대한 좀더 실제적인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신적인 예수가 아니라 인간적인 예수의 이야기이자, 몽상가 이상가 혁명적 실천가로서의 예수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김규항의 시각이 잘 드러난 마르코복음 해설서이지만, 책 속에는 예의 우리 기독교 문화의 병페와 우리 사회의 문제, 지식인들의 허위의 문제 등을 비판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예수에 대한 이야기지만 예수를 신처럼 믿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쾌하게 느껴질 아주 재밌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