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무너진 마음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최신개정판
허지원 지음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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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요즘 베스트셀러를 보면 자기계발서가 참 많다. 그런 책을 한권조차 완독하지 않은 나로서 그 부류를 비판할 자격은 없다만, 몇쪽정도 훑어봤을 때 썩 내키지는 않았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임상심리학자이자 뇌과학자인 허지원 작가는 검증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을 치유해줄 책 하나를 내놓았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는 어렵고 전문적인 심리학, 뇌과학 논문이나 연구결과들을 이론적 토대로 삼고 있다. 하지만 독자들을 위해 작가가 쉽고 친숙한 말로 풀어낸 덕분에 부담없이 책을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저번 주에 카프카의 <심판>을 읽으며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 들곤 했었는데, 이 책은 그럴 필요는 전혀 없었다.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읽어도 됐고 난 지하철 1호선 안에서 절반 가량을 읽었던 것 같다.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모든 내용이 다 와닿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여러 챕터 중 내게 큰 인상을 준 부분 몇가지를 소개하며 이번 서평을 써내려가고자 한다.


여기 심리학 공식 하나가 있다. 자존감=성취수준/야망

 

따라서 성취수준을 올리자고 주장한 것이 80,90년대 자기계발서라면 뒤에 있는 야망(기대치)을 좀 줄여보자는 게 요즘 나오는 자기계발서의 특징이다. 이 책도 후자에 힘을 실고 자존감을 설명해 나간다. 작가는 자존감에 대해 계급장 다 떼고, 이른바 스펙 하나 드러내지 않고서 다른 사람과 마주했을 때,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라고 정의했다. 이 정의는 나로 하여금 얼마나 자존감이 있는 존재인가 하는 물음을 남겼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당당하게 이것저것 도전해보던 중,고교 시절의 내가 더 자존감이 높았던 것 같기도 하다. 대학 와서는 워낙 잘하는 사람들에 치이다 보니 불필요한 눈치도 가끔 보고 내 능력에 대해 다른 사람과 견주어보기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등학생의 나였으면 그저 내 방식대로 독창적인 과제를 했다면, 대학 입학 후엔 모범적이고 정형화된 모습을 따라가려고 했던 것 같기도 했다. 물론 고교-대학이라는 과도기에서 조금 벗어난 지금(대학교 2학년 말)은 좀 더 내 스스로에게 자유롭고 남들의 시선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이지만, 가끔은 뭐하나 내세울 것 없어도 누군가에게 위축되지 않았고 떳떳했던 않았던 고등학교 시절이 새삼 멋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자존감이 높은 것이 반드시 좋고 자존감의 결여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높은 자존감은 자기중심적 태도로 변질될 수 있으며 반대로 낮은 자존감은 세상의 피드백에 예민하여 큰 실수가 적다는 장점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존감의 높고 낮음이라기보다, 자신의 자존감에 대한 의심이 없는 사람이 되어보자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다고 자부하는 것이 아닌, 자존감에 대한 큰 의심이 없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건 완벽주의파트였다.


확실한건 아니지만, 난 가끔 스스로가 완벽주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학업적인 측면에 있어서 지나치게 꼼꼼하거나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큰 실수를 막아준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것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당하기 때문에 가끔은 좀 덜렁대고 싶을때도 있다. 하지만 성격상 그게 어렵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외부로 전송버튼을 누르는 연습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신경 끄자. 이만하면 괜찮다. 완벽은 됐고. , 이제 다음이라는 마인드로 불안의 스위치를 끄는데서 오는 행복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세상 사람들은 내 실수나 실패에 큰 관심이 없고 특히 셀프 기준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 자신이 만들어놓은 꽤나 높은 기준에 대해 스스로가 충족하려고 발버둥을 치곤 한다. 그런 내게 외부로 전송버튼을 좀 더 자주 눌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SNS를 좀 줄여보는게 어떻겠냐고 말한 단락도 기억에 남는다. SNS에서 즉각적으로 확인되는 다양한 자극에 마음을 빼앗기고 SNS 속 상대와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스스로 초라해지는 것이 많은 현대인들의 특징이다. 하지만 그것은 비춰지는 상대일 뿐이며 그러한 비교는 그저 소모적인 일뿐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운동과 공부를 하고 심리적 치료를 받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나도 요즘들어 페북같은 SNS에 많은 정열을 쏟고 있다. SNS를 좀 줄이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 물리적 주변에 있는 사람과의 유대에 힘쏟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양한 주제들을 통해 작가는 결국 나도 아직 나 자신을 모른다고 말해주고 있다. 그러니 너무 자신을 타박할 필요가 없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정신적 정상 상태를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편집, 약간의 강박으로 정의했다. 그러므로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충분히 불충분하고 완전히 불완전한 것이다.

 

책을 쭉 읽다보니 기존에 나와있는 자기계발서와 유사한 지점도 여럿 있었다. 인간에 대해 다루는 책들인데 어찌 내용이 완전히 다를 수 있는가. 다만, 근거있는 자료를 활용하여 독자에게 다가가려는 작가의 시도 덕분에 신뢰를 가지고 내 마음을 치유할 수 있게하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알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다들, 맘에 드는 심리학 서적 한 권쯤은 책장에 꽂아야하지 않을까. 읽어봅시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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