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책 -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이야기
이소영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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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하나하나를 들여다볼수록 그 안에 더 많은 이야기, 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식물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소영 작가님의 팟캐스트나 글, 식물세밀화를 접하면서 나도 모르게 어떤 태도를 익히게 되었던 것 같다. 그저 식물을 풍경의 하나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마주하고 오래도록 바라보는 태도. <식물의 책>에는 그런 작가님의 식물을 바라보는 태도나 방식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식물 하나하나에 대해 조금씩 알아갈 때마다 놀라게 되는 점은 식물이 정말 살아 있는 생물이란 거다. 한자리에 가만히 존재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식물은 움직이는 동물만큼이나 생존을 위해 적극적이다. 줄기나 잎의 생김, 꽃을 피우는 방식 전부 생존과 연결되어 있다.

요즘 카페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몬스테라. 몬스테라는 구멍 난 잎 때문에 더 인기가 있는 것 같은데, <식물의 책>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원래 몬스테라는 남미의 열대우림에서 자생하는데, 거대한 다른 나무들 아래에서 살아남기 위해 잎에 구멍이 나는 방식으로 진화했단 것이다. 같은 줄기에서 자란 내 아래의 잎에 좀 더 햇빛이 가닿을 수 있도록 잎이 갈라지거나 구멍을 내는 방식으로 진화하다니, 그런 선태의 방식이 너무 놀랍고 낭만적이게 느껴지기도 했다.

바로 그다음에 소개되는 리톱스는 또 어떤가. 리톱스는 영명이 리빙스톤이라고 한다. 자생지인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호색처럼 돌 모양으로 자신의 생김새를 택한 거다. 그리고 건조한 사막에서 최소한의 물로 살아남기 위해서, 뿌리에서 바로 잎으로 물이 올라오도록 줄기 없이 뿌리와 잎이라는 최소한의 기관만 갖고 살아간다고 한다.

식물의 꽃도 결국은 번식을 위한 수단인데, 복수초가 수분을 도와줄 곤충도 없는 겨울에 꽃을 피우는 이유는 나뭇잎에 가려 광합성을 잘 할 수가 없기에 미리 꽃일 피우는 거라고 했다.

 

복수초의 꽃잎을 보면 가운데 쪽으로 오목합니다. 그 덕분에 꽃잎 안쪽으로 열을 모아 주변의 눈을 녹이며 꽃을 피우는 거예요. 그리고 그 열은 매개자인 곤충의 체온도 높여 수분을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암술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씨앗도 잘 맺게 하고요.” p.278

 

식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식물에 미쳤을 시간을 생각해본다. 잎이 나고, 꽃을 피우고, 그 꽃이 지고 또 열매가 되어 씨앗을 퍼뜨리기까지, 가만히 한자리에서 그 엄청난 일을 해내는 식물의 시간을 이 책 덕분에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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