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 나는 누구인가에서부터 경영은 시작된다!
찰스 핸디 지음, 강혜정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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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핸디는 콩 한쪽도 나누어 먹을 사람이다. 자신의 인생꿀팁을 독자들과 나누는데 거리낌이 없다. 자신이 살아온 궤적을 말하며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이 과정이 자연스러운 것은  찰스 핸디가 저술가인 동시에 강연가이기 때문이다. 찰스 핸디는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데 능숙한 사람이다. 우리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매개로 찰스 핸디 통찰의 핵심을 맛볼 수 있다.    


<포트폴리오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화'다. <포트폴리오 인생>은 찰스 핸디의 20대부터 70대까지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흥미로운 점은 찰스 핸디가 자신의 직업을 끊임없이 바꾼다는 점이다. 찰스 핸디는 석유회사 셀에서 사회생활 첫발을 내딛은 뒤로 경영대학원 교수, 세인트 조지하우스의 학장, 저술가로 차례차례 자신의 직함을 바꿔간다. 끊임없이 삶을 변화시켜가는 와중에 얻는 깨달음이 이 책의 핵심을 이룬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셀에서 근무하면서는 '누군가는 항상 최선을 알고 있다는 믿음'을 버리게 된다. 대신 인간이 처한 상황에서는 모범답안이 없기 때문에 사람마다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의 결정을 옹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는 새로운 삶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자신의 삶이 최고점을 찍었을 때는 하락을 앞에 둔 시기이므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고민의 결론이었다. 이 고민은 잘나가던 경영대학원의 교수직을 버리고 박봉의 세인트 조지하우스 학장으로 직을 옮기는 계기가 된다.  


<포트폴리오 인생>은 포스트잇으로 도배가 될 정도로 인상깊은 내용이 많은 책이었다. 그 중에 제일이었던 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포토폴리오 인생'이라는 개념이었다.  점점 많은 노동자가 반강제로 소속 조직이 없는 독립노동자로 내몰리거나, 자의로 그 길을 택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들이 사회 구성원의 다수를 이루리라는 생각에서 찰스 핸디가 만든 개념이다. 이미 한국사회에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다. 평균수명은 늘어나서 일하는 시기는 더욱 늘어났다. 이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포트폴리오 인생이라는 개념은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의 실체를 명확히 드러낸다.


​찰스 핸디의 통찰은 그에게 철학자적 기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찰스핸디는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해서 평생동안 질문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하면 주체적으로 꾸릴 수 있을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하면 찾아갈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다. 찰스 핸디의 책에서 배워야 할 것은 그의 통찰만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끊임없이 고민한 근면함도 눈여겨 봐야 한다.


포트폴리오 인생을 읽고나서 한동안 가슴이 묵직했다. 새로운 고민과 깨달음을 가슴 속에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 묵직한 깨달음을 가지고 새롭게 삶을 꾸려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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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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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의 삶은 특별하지 않다.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삼은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평범하다. 자신의 이름을 제목으로 쓰는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셜록홈즈처럼 긴박한 모험을 겪거나 위인전의 위인들처럼 엄청난 깨달음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스토너는 대학 영문학과의 평범한 교수일뿐이다. 학자로서 특별한 업적을 세운 것도 아니다. 심지어 결혼생활도 실패했다. 그런데 그의 특별하지 않은 삶이 독자에게 주는 묘한 감동이 있다. 스토너에게는 '특별하지 않은 특별함'이 있다.

 

스토너의 삶이 ‘특별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는 보통사람의 삶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보통사람이 겪기 마련인 적당한 성공과 몇 번의 실패가 그의 인생에서 반복된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지만 스토너는 미주리 대학의 교수에까지 오른다. 첫 눈에 반한 여인과 결혼했고 사랑스러운 딸을 두었다. 여기까지는 적당한 성공이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동료 교수의 모함으로 불명예를 안게 되고 아내와는 쇼윈도 부부로 지낸다. 성장한 딸은 결혼 전에 아이를 임신하고 결국 알콜중독자가 된다. 스토너의 삶에서 실패라 부를 수 있는 부분이다. 성공과 실패가 적당히 섞인 스토너의 삶은 성공과 실패가 자주 반복되는 우리의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

 

 

하지만 그 특별하지 않은 삶 속에 흐르는 특별함이 있다. 우선 스토너에게는 실패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있다. 소설 속에서 시종일관 스토너는 인내한다. 아내가 유일한 안식처인 서재에서 자신을 쫓아냈을 때도, 딸과의 대화를 가로막았을 때도 스토너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모함을 당해서 교육자로서의 자신의 명예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도 스토너는 그저 참는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스토너의 태도가 답답하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스토너는 꺾이지 않는다. 온갖 자연재해가 닥쳐도 변하지 않고 그곳에 있는 대지처럼, 스토너는 단단하고 우직하게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

 

스토너의 삶이 특별한 또다른 이유는 그가 끊임없이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갔기 때문이다. 평범한 농부의 자식이었던 스토너는 처음 영문학 수업을 듣고 문학의 세계를 사랑하게 된다. 그 순간은 솜털에 걸린 햇빛이 느껴질만큼 환상적인 순간이었다. 문학에 대한 사랑은 교육자로서의 열정으로 이어진다. 스토너는 자신 안에 넘실대는 문학에 대한 사랑과 갈망을 학생들에게 전파하는 유능한 교육자였다. 세월이 흐르며 스토너의 겉모습을 늙어갔지만, 스토너 안에 타오르는 문학에 대한 열망은 더욱 거세졌다. 농부의 자식으로 생을 시작했지만 스토너는 영문학자이자 교육자로서 자신의 생을 마감하게 된다.

 

사는 모습은 달라도, 우리 모두는 스토너다. 적당한 성공과 몇 번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스토너는 성공했을 때 자만하지 않았고 실패했을 때 좌절하지 않았다. 무표정하지만 단단한 얼굴로 세상을 살아갔다. 묵묵히 자신의 발걸음을 이어나가며 자신 안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갔다. 특별할 것 없는 스토너의 삶이 특별한 건 그 우직한 발걸음이 우리에게 힘과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묵묵한 한 걸음이야말로 이 세상의 수많은 스토너들이 거친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무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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