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고작 계절
김서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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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은 고작 계절인데 한나는 그 안에서 많은 감상을 얻는 것 같았다. (314쪽)

✏️ 우리는 가지지 못한 것을 함부로 선망하고 가진 것을 폄하하는 데 일생의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천국은 언제나 밖에 있고, 집은 지옥이다. (9쪽)

✏️ '저기가 천국인가 보다!' 하고 다가가면 남의 집 뒷마당. 천국에는 천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살고 있고, 거긴 조금 다른 모습의 지옥이다. (9쪽)

이것은 우정의 이야기일까, 혹은 사랑의 이야기일까.
제니와 한나. 두 사람은 분명 우정을 나눴고 친구였지만,
어쩌면 그 둘은 서로 사랑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천국으로 보였던 곳이 지옥으로 정체를 바꿀 때
기꺼이 너의 지옥을 함께하겠다는 마음이
사랑이 아니면 뭘까. 🤔

제니는 천국으로만 보였던 한나의 지옥에 기꺼이 함께 하기로 했지만 비겁하기도 했다.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며 한나의 반대편에 서서 그를 내려다 보곤 했다. 그런 제니를 끝까지 기다린 건 한나였다. 한나는 거짓없이 솔직했고 그 마음은 결국 제니에게 닿았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우정 또는 사랑을 떠나, 제니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나를 미워했던 시간은 곧 한나가 될 수 없는 나를 미워한 시간이었고, 한나를 좋아했던 시간은 곧 나를 좋아하는 한나를 좋아한 시간이었다.

제니는 자신과 자신의 마음을 사랑하지 못해 상처입은 여름이라는 계절을 지났다. 그리고 제니는 또 다른 천국, 새로운 지옥을 찾아 떠난다.

여름은 고작 계절일 뿐이고 지금 이 여름도 지나가겠지만, 한나는 영원히 그 계절에 남아 제니와 함께할 것이다.
한나의 소원대로, 또 다른 제니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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