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5 ㅣ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5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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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마저 설렘이 되는 시리즈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바다 내음과 함께 마음을 어루만지는 온기가 펼쳐지는 곳. 편의점.

한 시리즈를 5권까지 읽다 보면 이야기의 패턴이 눈에 익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그 뻔함을 배신하지 않는 든든함으로 다가온다. 매번 다른 상처를 안고 문을 여는 손님들의 모습 속에서 결국 내 안의 숨겨진 불안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이야기 역시 극적인 반전이나 화려한 사건은 없다. 대신 작가는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고 스스로에게 실망해 본 적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일상의 조각들을 정직하게 건넨다. 편의점이라는 가장 평범한 곳에서, 인물들이 서로의 서툰 모습을 가만히 지켜봐 주고 끝내 스스로 일어설 용기를 얻는 과정은 잔잔하지만 단단한 울림을 준다.

​그동안 인물들이 쌓아온 시간만큼 깊어진 관계와 내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이 시리즈를 계속 읽어온 독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표지 속 밤바다 위로 은은하게 빛나는 달빛처럼, 소설의 문장들은 요란하게 감정을 부추기지 않고 묵묵히 제 자리를 비춘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꾸며진 위로에 피로감을 느꼈다면, 이 책이 전하는 담담한 안부에 마음을 기대보아도 좋겠다. 지친 하루 끝에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신 것처럼, 책을 덮고 난 뒤 마음에 남는 잔잔한 온기가 참 좋다.

#밑줄

P. 37 안심하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여러분의 '있을 곳'이라고요. 일상생활 속에서 안전하게 '머물 곳'. 카페, 도서관, 체육관이나 학교 기숙사. 저마다 각각의 특별한 장소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편의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일상에 존재하는, 일상을 지켜 주는,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있다는 든든함. 저는 여러분께 편의점이 '다녀왔습니다' 하고 돌아올 수 있는 장소였으면 좋겠어요.

P. 65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제일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자연스러운 생각이니까. 여태껏 당연하게 여겨 왔던 자리에서 갑자기 밀려나는 느낌이 들면 초조하고 당황스럽지. 기대에 부응하려고 발버둥 치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할 거야. 그러니까 지금 그 마음속의 갈등을 부끄러워할 필요도, 부정할 필요도 없어.

P. 144 원래 첫사랑은 안 이뤄진다고들 하잖아. 사람은 그런 사랑을 반복하며 성장하는 거니까. 밋츠에게 그 사랑은 좋은 밑거름이었어. 미호로 씨에게 어울리는 남자, 니세 씨보다 멋진 남자가 되겠다며 노력하기 시작했지. 예전엔 오만무례한 왕자님 같던 녀석이 점점 배려심 있 고 다정한 사람으로 변해 갔어. 늘 일방적으로 응석 부리고 사랑을 받기만 하던 아이가 상대를 배려하고 소중히 지켜줄 줄 아는 사람이 된 거지.

P. 160 그때도 지금도, 난 혼자가 아니야. 함께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같은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어. 가끔 걷잡을 수 없이 외로워지곤 했는데, 이제 그 외로움도 조금은... 옅어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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