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마음대로 정리할 수 있다면
식식 지음 / 책밥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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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라는 단어는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지 않아 가 만드는 차이는 엄청나다. 우리는 늘 마음의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많은 일들의 시작에는 마음의 역할이 꽤 중요하게 작용한다.

식식 작가의 <마음도 마음대로 정리할 수 있다면>은 그런 마음의 역동들을 글로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제목처럼, 자신의 마음과 순간의 감정 및 생각들을 글로 옮기는 작업들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발매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다시 잠들기까지의 순간까지, 작가의 마음에 일렁이는 움직임들을 글로 포착해낸 것 같은 문장들이 촘촘히 자리하고 있는 책 <마음도 마음대로 정리할 수 있다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들을 적어도 하나쯤은 분명 발견하게 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어떤 문장이 될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감히 단언하건데 분명히 하나쯤은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는, 혹은 한 번쯤은 경험해봤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문장과 대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만히 그곳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이 책이 가진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 그리고 겨울이 찾아올수록 바람이 서늘할 뿐인데, 왜 우리가 흔들리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보다 예민해지는 계절인 것 같다. 누군가와의 대화가 고픈 계절같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방문을 닫고 <마음도 마음대로 정리할 수 있다면>을 꺼내들었던 밤이 있었다. 책 속의 문장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다, 간혹 조용히 대답하기도 하였다. 그래, 그렇게 따뜻한 시간을 보냈던 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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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뜨개 가방 - 사는 것보다 예쁜 코바늘 손뜨개 니트백
김성미(아포코팡파레) 지음 / 책밥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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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 가방을 직접 만들고 싶지만 막상 직접 만들자니,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 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 분들은 주목하시라! 『첫 번째 뜨개가방』은 본 책의 활용 방법부터 시작해 다양한 뜨개가방들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방법들이 자세하고 친절하게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뜨개가방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오프라인 클래스에 참석하기 어려운 분들이라면, 본 책과 함께 한 걸음씩 차근히 뜨개가방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첫 번째 뜨개가방』을 보며 새삼 느끼게 된 부분은 뜨개 가방의 계절이 겨울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올 여름 유행했던 피시백 같은 경우는 뜨개 가방의 일종이나 분명 여름에 잘 어울리는 가방이라 할 수 있다. 즉 실을 사용한다고 해서 전부 따뜻한 느낌만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종류의 실을 사용하느냐, 어떠한 방식으로 뜨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디자인의, 4계절 각각에 어울리는 계절감을 가진 가방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로서 뜨개 가방의 치명적인 매력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 것 같은 기분! 평소 지루함을 잘 느끼는 성격인지라 가방도 여러가지, 그 날의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 다르게 드는 것을 좋아하기에 본 책의 뜨개 가방들을 하나 하나 정복하며 나만의 개성이 듬뿍 담긴 결과물들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다. 물론 쉬운 과정은 아니겠지만... 그리고 먼저 코바늘부터 구입해야겠지만...! ^^;





『첫 번째 뜨개가방』의 또 다른 장점은 뜨개를 활용한 악세사리 또한 그 만드는 방법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본 책의 굿즈로 제작된 <테슬 만들기> 키트같은 경우, 코바늘이 없어도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직접 뜨개 테슬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개인적으로 책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는 이 악세사리 파트가 나름의 킬링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뜨개 가방만큼이나 뜨개 악세사리들 또한 꽤나 핫한 영역이기 때문! 특히 처음 실을 다루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가볍게 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로 나처럼! 아직은 만들지 못 했지만 조만간 머리 식힐 겸해서 요 테슬 키트를 이용하여 직접 테슬 가방고리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책 『첫 번째 뜨개가방』은 여가 시간을 활용해 나만의 소소만 취미를 가지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잠시나마 머리를 비우는데에는 뭔가 집중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상을 상정하는 것이 아주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만일 그러한 대상을 찾고 있다면, 혹 뜨개가방으로 상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 코 한 코가 점점 쌓여야 하나의 가방이 완성되는 것처럼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뜨개 방법을 따라가다보면, 몰랐던 자신의 예술적 감각을 발견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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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랑 3부작 세트 - 전3권 나쁜 사랑 3부작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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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페란테라는 이름이, 개인적으로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페란테 열병'이라는 신드롬을 낳을 정도로 대단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작가라는 사실에, 궁금했던 차였다. 좋은 기회로 그녀의 나쁜 사랑 시리즈를 읽을 수 있어 감사했다. 총 3권으로 이루어진 나쁜 사랑 시리즈 중, 제 2권 '『버려진 사랑』은 남편에게 버림받은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주인공의 이름은 올가. 그녀는 남편 마리오와 두 아이들만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이 안전하고 평탄하게 흘러간다는 것에 한치의 의심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며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하고 집을 떠난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고통. 그녀는 남편을 저주하며 그에게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겠노라 다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그를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이러한 감정의 격동 속에서 제대로된 일상조차 영위하지 못 하는 그녀. 하지만 그녀에게는 돌봐야 할 가정이 있다. 혼자만의 고독 속에 빠져있을 여유조차 누릴 수 없는 그녀는 자신 앞에 놓인 이 상황을 좀처럼 감당하지 못 한다. 하루만에 뒤틀린 그녀의 삶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인가. 그 과정을 담은 책이 바로 『버려진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의 도입은 무척 강렬했다. 심리 묘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쫀쫀한 심리 묘사를 좋아하는 터라, 마치 소설의 주인공이 된 마냥 그녀가 느낄 감정들을 함께 느끼며 이야기를 따라갔다. 특히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의 감정은 자칫 과장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분명 현실감이 있었다. 솔직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과한 심리 묘사에 빠져 이야기 전개가 점점 늘어지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상황 자체도 극한으로 치닫는 바람에 읽는 내가 더 고통스러웠던 것 같다. 도통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한 자리에 머물러 한 사람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온전히 바라본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는 결국 도중에 포기를 선언하고 몇 장을 건너뛰고 말았다.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생생한 심리 묘사와 정체된 상황은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정신적인 고난을 수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내가 소설을 쓸 수 있다면, 이 부분을 명심해야겠다!

 

『버려진 사랑』의 주인공 올가. 나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올가가 안쓰럽고 가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사건이 자신의 삶을,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놓인 것들을 해할만큼 스스로를 놓아버린 그녀가 이해되지 않기도 했다. 그녀가 받은 상처가 너무 깊어 또 다른 비극을 통해서야, 그제서야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부러 이런 설정을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자신이 받은 상처의 불똥으로 더 큰 상처를 만들어내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의 배경에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분노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자꾸만 밀려드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더불어 나쁜 사랑 3부작의 소개 글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세계의 중심에서 페미니즘을 외치는 엘레나 페란테

하지만 내가 본 올가는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기엔 너무나도 남성 의존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었다. 내가 가진 페미니즘의 식견이 풍부하지는 않기도 하지만, 특히 이 부분에서 다른 독자들의 견해가 궁금하다.

  

『버려진 사랑』 이외에 나쁜 사랑 3부작은 제 1권, 『성가신 사랑』 제 3권, 『잃어버린 사랑』으로 구성된다. 제 1권은 어머니와 딸의 사랑을, 제 3권은 아름다운 모성애의 어두운 이면을 그리고 있다고 하니 사랑이라는 한 단어에서 각기 다른 양상의 사랑을 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 그냥 사랑이 아니구나! '나쁜 사랑'의 3색을 담고 있다고 정정해야 할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제 2권 『버려진 사랑』은 정말 나쁜 사랑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올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많은 트집을 잡긴 했지만, 남편 마리오가 나쁜 XX라는 것은 만인에게 물어도 100% 동의를 얻을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그러니 다른 두 권에서도 분명 마리오만큼 나쁜 사랑을 주도하는 인물들이 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 또 다시 이야기의 얼개에 갇혀 몸부림치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남은 2권을 읽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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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한길그레이트북스 161
한나 아렌트 지음, 홍원표 옮김 / 한길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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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부터 왠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쉽지 않은 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는 나름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기에 용기를 내어 책 장을 열어 보았지만, 역시나...

그럼에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완수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책 장을 한 장씩 넘겨보았다. 그러자 들어오는 단어, 문구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파편적인 이해이기에 저자의 완벽한 의도를 그대로 흡수하지는 못 했기에 분명 오류 또는 허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의 생각을, 이 글을 통해 전해보려고 한다.

책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은 각 장이 한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한나 아렌트가 직접 관계를 맺은 사람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어두운 시대에 빛을 밝히려고 했던 인물들(홍원표, 본 책, pp. 17)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두운 시대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본 책에 따르면, 어두운 시대는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는 은유라고 할 수 있다. 어두운 시대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무수히 존재했으며 정치체제의 유형에 관계없이 어느 곳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위와 같음). 특히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에서는 유럽 국가들 사이 존재했던 어두운 시대를 다루고 있다(위와 같음).

책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의 첫 장을 장식하는 인물은 레싱이다. 레싱은 독일의 극작가이자 비평가, 독일 고전 희극의 창시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본 책은 그녀가 레싱상을 수상하며 진행한 강연 원문을 담고 있다. 그 글에서 그녀는 레싱이 언급한 인간성에 대한 숙고를 언급하였다. 나는 레싱에 대한 그녀의 숙고를 바탕으로, 내가 레싱의 사유를 통해 느낀 부분들을 부족하게나마 다뤄보려고 한다.

먼저 레싱의 인간성에는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주관성과 결을 같이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라는 점에서 모순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이 부분에서 레싱이 하나의 고정된 절대값을 상정하고자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진리라 여겨지는 모든 기준은 대화 및 논쟁을 통해 늘 변화할 수 있으며, 레싱은 그 과정에 참여하고 그 과정을 즐기는 과정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그의 역작인 『현자 나탄』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데, 그는 이 희곡을 통해 기독교, 유대교 , 이슬람교의 종교적 분리와 갈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며, 종교 사이의 화해가 가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개인적으로 『현자 나탄』이라는 희곡을 읽어본 적이 없지만, 본 희곡의 테제에 너무나도 공감하며 평소 가지고 있었던 개인적인 종교적 태도와 무척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종교의 궁극적인 이상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면, 누구나 한 번쯤 던져볼 수 있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 번째로 동정심이라는 감정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동정심을 인간이 가진 가장 오만한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그가 동정심을 인간의 본성이라고 여겼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정심은 다른 인간의 고통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혐오감으로부터 발현되며, 가장 훌륭한 인격자를 동정심이 강한 사람으로 설정했다는 부분에서 그동안 내가 동정심을 느낄 때마다 가졌던 자기혐오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질에 대한 무의미한 성찰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인간으로서, 인간이 인간을 가엾게 여긴다는 점에서 동정심은 매우 오만하고 잔인한 감정이라고 여긴 것이었는데, 사실 인간이라면 지당히 다른 인간의 고통을 응시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 힘들어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고대에서 동정심은 공포심과 같은 선상에서 인간을 수동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나는 어쩌면 고대의 관점에서 동정심을 이해한 것일 수도 있다 생각해보았다.

위에 소개된 레싱 이외에도 책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은 총 15장, 총 15명의 인물들에 대한 고찰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책의 크기도 무척 크고 그 두께도 상당한 편이다. 따라서 철학적 사유에 대해 관심이 많고 흥미가 있는 분들에게는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일 수 있는 한편, 관련 분야에 대한 큰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오르기 힘든 바위 산같은 느낌이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철학 자체에 대한 이해가 깊지는 않지만, 큰 거부감은 느끼지 않는 편이라 책을 읽으며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받아 들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지 취향의 차이에 기반한 것이기에 혹 너무 이해가 안 된다고 자기 자신을 탓하는 과오는 범하지 않길 깊이 바라는 바이다. 오랜 기간을 두고 읽고 또 읽어가며, 곱씹을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본 책을 추천해보자면, 이 책이 언급하는 어두운 시대라는 단어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 연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대를 바라보는 나름의 통찰을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말하고 싶다. 더불어 한나 아렌트가 스스로 굳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유대인 역사의 인식 과정에 얽힌 태도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과거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역사 및 현 사회가 떠오르며, 본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념을 실질적으로 적용해보며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혀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해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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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페미니즘 My Little Library 8
박준우 지음 / 한길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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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관련 서적들이 쏟아지고 있는 2019년에 살면서도 직접적으로 페미니즘 서적을 접할 기회가 없는 요상스러운 상태였다. 풍문으로 들기만 했지, 직접 접하고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는 것은... 글쎄, 변명일까?

한길사의 『노래하는 페미니즘』, 나의 작은 도서관 8번째 시리즈로 출판된 이 책은 이름에서부터 강렬한 페미니즘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나름의 독특한 부분이라면, '노래'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것 정도? 노래와 페미니즘의 만남은 그간 들어왔던 풍문 속의 서적들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책을 읽기 전, 먼저 눈을 사로잡았던 것은 표지의 홀로그램이었다. 심플한 하얀 표지의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저 홀로그램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선은 그저 예쁘다는 생각으로 멈추고 책장을 열었다.

나는 서평을 쓸 때, 책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전반적인 분위기나 어조가 아닌, 책이 담고 있는 모든 부분들을 서평에 담는 것은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저작권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하는 괜한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인 즉, 나는 이 책에서도 기억에 남는 일부만을 전함으로써 아직 책을 접하지 못 한 사람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학부 시절, 사회학 수업을 몇 개 들었더랬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사회학에 매력을 느꼈던 나는 실제 수업을 듣고 더욱 푹 빠지게 되었지. 이 쯤에서 추억 회고는 마치고 왜 내가 사회학 이야기를 꺼냈는가의 이유를 전하자면, 그 사회학 수업에서 나는 처음으로 마돈나라는 인물을 접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간간히 팝 음악을 즐기지만, 한 때 나는 가사를 못 알아 듣는 음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터라 팝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마돈나도 그냥 알기만 알았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런 마돈나를 사회학 수업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그 수업에서 마돈나는 성녀와 창녀의 경계에 대한 도전을 한 인물로서 소개되었다. 그녀가 당시의 혁신가이자 지금의 관점에서 사회 운동가의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곤 참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런 마돈나를 이 책에서 또 다시 만나게 되다니, 퍽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역시나 그녀는 사회 운동가였음이 분명하다. 금기시되던 경계에 대한 도전, 지금보다 더 보수적이었을 당시에 상상하지도 못 할 많은 시도들을 풀어낸 아티스트이자 실력 있는 가수로서 그녀는 팝 문화의 한 씬을 장식했다. 책을 읽으며 이제는 그녀의 노래가 궁금해지기에 이르렀다.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 유튜브를 일부로 찾아 들어가 뮤직비디오를 감상했다

 

『노래하는 페미니즘』은 읽을수록 노래가 듣고 싶어지는 묘한 책이다. 책을 읽는 것인지 앨범 소개글을 읽고 있는 것인지 명료하지 않은 경계 위에 놓인 책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작가는 분명 이 책에 소개된 가수들의 열렬한 팬일 것이라고 주관적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글 안에 각 음악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애정을 바탕으로 맛있는 글이 써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왠만해서는 귀찮아서 잘 찾아보려하지 않는 나를 이 책이! 매 챕터마다 유튜브를 뒤지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음원으로만 노래를 즐기던 내가 뮤직비디오를 찾아보고 있다니 이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비단 나의 경우에 한정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이 책을 읽고 있는 다른 누군가도 나와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음에, 거쳤음에, 거칠 것임에 또 한번 확신하는 바이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에 관심은 있지만 왠지 접근하기엔 거리가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혹은 조금 재밌고 너무 무겁지 않게 페미니즘 담론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결국 책이 바탕하고 있는 것은 basically 노래이기 때문에! 특히 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혹은 음악에 담긴 의미들을 다시금 찾아볼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던 표지의 홀로그램의 의미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으로 책을 덮으려 한다.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홀로그램의 의미는 홀로그램을 통해 보여지는 무지개빛이지 않을까. 무지개. 무지개는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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