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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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공중그네

 

저자: 오쿠다 히데오(奥田英朗)

출판: 은행나무

출판때: 2005년 1월

2007년 3월, 1판 71쇄

 

 

공중그네는 다섯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다.

개개의 단편들이 외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단편들에는 개성있는 주인공들이 둥장한다.

야쿠자 중간보스, 공중그네 곡예사, 잘나가는 의사, 잘나가는 야구선수, 잘나가는 소설가.

그리고 조연급으로 이라부 이치로 라는 의사가 등장한다.

이 조연은 다섯 이야기에서 모두 등장한다.

개개의 이야기에선 조연이지만, 이 책 전반적으론 주연인 샘이다.

 

각 에피소드들은 글의 주인공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섯 이야기의 공통점은 모두 잘나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신경이상인데, 강박증 비슷한 것이다.

 

잘나가는 그들이

뾰족한 것을 무서워 하며,

10년을 넘게 타온 그네타기가 어눌해지고,

자꾸만 나쁜 것을 떠올리고 그것을 참고 있으면, 미쳐 버릴 것만 같고,

배태랑 야구선수가된 지금,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하고,

소설을 구상하기만 하면, 어디에서 썻던 것 같은데 하는 착각이 자신을 괴롭힌다.

 

그래서 그들은 이라부 종합병원 신경과를 찾는다.

의학박사 이라부 이치로.

100Kg은 넘을 것 같은 육중한 체구,

턱은 두겹으로 접혔고,

짧은 다리.

매력 Zero 에 멋없는 의사다.

 

목소리는 초등학생 톤이고,

생각과 행동 또한 그 수준이다.

다만 신경의로서 필요한 지식들은 두루 갖추고 있다.

 

이라부는 억압된 심리를 표출하지 못해 병을 얻어 찾아온 잘나가는 사람들을 상담한다.

아리부는 특별히 그들에게 치료를 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에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우는 비타민 주사를 놓아준다.

 

병원에 찾아올때마다 이유도 알 수 없이 주사를 맞은 그들은 자신이 생각해도 놀라울 정도로 말을 잘 듣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현실감을 잃어버리게 하는 약인가?

어쩌면 말 잘 듣게 하는 약인지도 모른다.

 

의사 이라부는 그들을 치료하는데는 큰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그들의 삶에 직접 참여하기를 시도한다.

잘나가는 그들이 그것을 거부 할라 치면, 어울리지 않는 애교와 초등학생 전용 무기 때쓰기를 통해 보기좋게 성공한다.

 

이라부의 개입으로 그들의 삶엔 틈이 생기고,

그것이 점점 벌어고 갈라져 그들을 힘들게 한다.

그리고 그 상태가 익숙해 질 즈음,

그들의 병이 조금씩 호전되어 간다.

 

이라부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그런 치료법을 쓴 것일까?

아마 저자도 사실 유무를 모를 것이다.

 

 

이 책은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억압받는 인간의 정신과 마음에 병이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방어적이다.

다른 사람을 밟고 일어서지 않으면 자신이 밟힐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다른 이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위해 가시밭을 맨발로 걸으면서, 얼굴에 고통을 표현하지도 않고 오히려 근엄함을 유지한다.

그리곤 집에 돌아와 피투성이가 된 발을 부여잡고 울먹인다.

잘나가는 그들의 참 모습이다.

 

이 책은 도시인들의 마음에 상처를 어루만진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옆에서 같이 뛰는 그들 또한 아파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마음에 문을 닫고 있는 빗장을 조금은 열어 보기를 권하고 있다.

그러면 한결 살맛이 날것이라 이야기 한다.

 

 

다른 어른들과 달리 겁을 상실한 초등학생 같은 의사 이라부를 통해 이야기는 경쾌하고 코믹하게 흘러 간다.

그에 어울리는 콤비 간호사 마유미가 합세하여, 마치 이라부 신경과는 4차원 세계와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이야기가 단편으로 끊어져 있다.

그래서 읽기에 부담이 없다.

또한 심각한 병들이 치료되는 과정들이 즐거운 에피소드들로 짜여저 있어, 책장이 훌훌 넘어간다.

심각하게 생각할 것도 없고, 여운도 없다.

 

 

단, 여류작가 이야기에서 조금은 우울한 신파조를 그리고 있다.

아마, 말 잘 듣게 하는 주사가 그녀에게만은 통하지 않아 그런지도 모른다.

일본 작가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

스스로를 혐오하게 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하는 그들.

자신의 영혼까지 불살라 만든 영화에 관객들이 오지 않아 좌절한 영화 감독.

하루하루를 술로 보내는 그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저자 오타쿠 히데오 역시 그런 일본의 문단 분위기 속에서 독자들의 눈치를 보는 듯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고 외치듯.

자신이 정작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끝에 살짝 덧붙인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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