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소 소설 대환장 웃음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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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환장웃음시리즈 제3탄 <흑소 소설>에서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유쾌하게 비튼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기발한 상상력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결합된 이야기들은 한바탕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심사 위원회> 불황이 닥친 출판업계에서 인기 없는 작가들을 정리하기 위해 신인상을 만든다는 명목하에 세 명의 작가에게 심사 위원을 맡긴다. 현실을 직시하여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작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거유 망상 증후군> 여성의 성 상품화에 따른 부작용에 관한 이야기다. 화자는 주로 미소녀 전사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남성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미소녀 전사의 가슴을 점점 크게 그리다가 거유 망상 증후군에 시달린다. 냉장고에 들어있는 만두, 컴퓨터 마우스, 심지어 아파트 관리인의 대머리조차 여성의 가슴으로 보인다.


<너무 잘 보여> 보통 사람은 볼 수 없는 미세한 입자의 전자파를 감지할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피곤하다. 눈에 보이는 미세 먼지만으로도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데 가는 곳마다 오염 물질이 넘쳐나고 집안에서조차 먼지가 안개처럼 보인다면 편히 쉴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안경을 쓰면 보이지 않는다. 유리는 전자파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기 팡팡 스프레이> 가와시마 다카시는 외모도 성격도 나쁘지 않지만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을 하면 백이면 백 거절당한다. 사람에게는 MHC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복합체를 가지고 있는데 인기 있는 사람의 MHC는 물결무늬를 이루며 화려하지만 인기 없는 사람의 MHC는 일직선이다. 특히 다카시는 강력한 인기 없는 MHC를 가지고 있다.


<신데렐라 백야행> 신데렐라가 요정의 마법으로 화려한 공주로 변신해 무도회에 참석하여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가 아니라 모든 것이 신데렐라의 지략으로 만들어졌다. 신데렐라의 아버지가 고리대금업자인 단다라와 결혼한 것도 당분간 먹고 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데렐라가 아버지를 설득하였다. 저녁마다 아르바이트하는 고급 의상실에서 옷, 액세서리, 마차를 몰래 빌려서 귀족들의 파티와 왕실 무도회에 참석하였다. 오직 그녀만이 신을 수 있는 유리구두를 구두 장인에게 의뢰해 제작하였다.


<스토커 입문> 하나코가 사는 싱글 여성 전용 아파트에서 현재 사랑받고 있는 여자의 기준은 스토커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하나코는 예쁜 여성들에게는 스토커가 있다는 사실이 부럽고 질투가 나서 남자친구에게 자신과 헤어지기 싫다면 그녀의 스토커가 되라고 한다. <업계 가족> 장난감 회사의 상술에 아이가 있는 가족들은 개미지옥에 빠진다. 불황이라 야근 수당도 변변한 보너스도 없는 현실에서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화자는 양복 한 벌 사지 못한다. 하지만 네 살 된 딸아이를 위해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장난감을 사주어야 하는 부모의 노고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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