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의 연구 - 카프카 단편집 카프카 클래식 2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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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클래식 단편 모음집 2권에서는 [어느 개의 연구]를 비롯한 4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1권 [변신]에서는 현실을 비틀어 인간 사회의 모순과 현대인의 불안전한 심리 상태를 표현했다면 2권 [어느 개의 연구]에서는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그려 볼 수 있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내용이 난해하여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나름 해석하는 재미가 있었다.

 

<막스 브로트와 프란츠 카프카의 [리하르트와 자무엘]의 제1장> [리하르트와 자무엘]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친구가 중부 유럽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쓴 여행 일지다. 리하르트는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직업은 은행원이고 자무엘은 빈틈없고 오만한 성격으로 예술 협회의 서기 일을 한다. 이 책에 실린 제1장은 체코 프라하에서 스위스 취리히까지 가는 첫 번째 기차 여행을 기록한 이야기다. 여행 중에 마주치게 되는 풍경을 묘사하거나 같은 찻간에 탄 사람들의 외모나 행동을 관찰한 짧은 소견을 적었다. 리하르트는 인스브루크까지 가는 도라라는 여인에게 호감을 가진다. 그를 돕기 위해 자무엘은 뮌헨 역에서 갑자기 그녀에게 양해도 구하지 않고 차에 태워 함께 드라이브를 한다. 그녀는 당황스럽고 불쾌하다. 결국 그 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양동이를 탄 사나이>는 당시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카프카의 풍부한 상상력과 위트가 돋보인다. 날씨는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데 난로에 땔 석탄은 떨어져 양동이가 텅 비었다. 남자는 너무 추워서 신에게 석탄 한 양동이만 달라고 애원도 해 본다. 남자가 잠이 들어 꿈을 꾸는지 아니면 정신이 혼미해졌는지 양동이를 타고 단골 석탄 장수 집에 날아가서 석탄을 좀 달라고 큰소리로 말한다. 남자의 목소리가 석탄 장수의 귀에는 들리지만 그의 아내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감기 기운이 있는 석탄 장수를 대신해 그의 아내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본다. 남자는 가장 질 나쁜 석탄 한 삽만 달라고 돈은 나중에 꼭 갚겠다고 말하며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말해보지만 석탄 장수 아내 눈에는 그가 보이지도 않고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다. 아내는 앞치마를 벗어 힘차게 털었고 남자는 그 바람에 멀리 날아가 버렸다.

 

<마을 선생>는 2m 크기의 거대한 두더지가 발견되는 사건을 통해 한 늙은 시골 마을 선생의 속물적이고 야비한 모습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몇 년 전에 작은 마을에 거대한 두더지가 나타났고 이 일로 마을은 유명해졌다. 늙은 시골 마을 선생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듣고 증거를 모아 문건을 작성하였다. 화자는 글을 쓰는 일과는 전혀 무관한 상인인데 자신이 어떻게 이 사건에 연루되었는지 이유를 모르다. 단지 마을 선생을 도와 두더지 사건의 진실을 알리고자 하였다. 하지만 의견 차이는 그들의 관계를 악화시켰다. 마을 선생은 화자가 자신의 일을 방해한다며 적대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화자는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진 것을 후회하며 집에 찾아온 마을 선생에게 이 일을 그만둘 것을 말한다. 마을 선생은 도시 상인이 자신을 후원회 주기로 했다면서 화자의 말에 내심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골 마을 선생은 이 문건으로 성공하여 명성을 쌓고 큰 돈을 벌고 싶어한다. 다만 시골 상인은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나이 든 독신 주의자, 블룸펠트> 나이 든 독신 주의자 블룸펠트는 고독하다. 그는 동반자가 필요해서 작은 개 한 마리를 사고 싶지만 집이 더러워지는 것은 참을 수 없다.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돌아가 현관 문을 열려고 하는데 집 안에서 공이 튀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 보니 테니스 콩 2개가 번갈아 가면서 튀어 오르고 내려앉으며 통통 소리를 내고 있었다. 마치 테니스 공은 살아있는 생명처럼 블룸펠트의 뒤를 따라다녔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한밤중에 공이 그를 덮칠까 봐 두려워 탁자 밑에 매트 2장을 넣어 공이 조용하도록 만들었다. 그의 걱정과 달리 공은 밤새 지쳐 가만히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출근 전에 하녀에게 공을 들킬까 봐 옷장에 공을 가두었다. 계단을 내려가다지하 층계참에 있는 하녀의 아들을 보고 공을 저 아이에게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소년과 1층에 사는 두 자매에게 옷장 열쇠를 주고 그는 출근한다. 20년간 근무 한 방직공장 그의 작업실에는 매일 책상에 서서 일을 하는 두 명의 견습생이 있는데 두 명 다 멍청해서 그의 일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만 된다.

 

<어느 개의 연구>에서 작가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인 개라는 동물을 등장시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화자는 개의 일원이지만 개들이 보이는 관심을 관찰하고 그들의 습성을 연구한다. 아직 어린 개였을 때 우연히 본 일곱 마리 개가 행진하고 튀어 오르는 모습에서 신비한 예술적 체험을 한 것이 화자를 보통의 개와는 다른 개로 성장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화자가 연구를 시작한 주제는 "개들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이다. 그에 대한 대답은 ["내가 자연사할 때까지 반드시 견디어낼 것이다. 불안에 가득 찬 질문에 대해서는 노년기에 느끼는 마음의 평화가 더욱 좋은 대답이 될 수 있다. 나는 스스로 침묵을 지키고, 또 침묵에 싸이면서, 어쨌든 평화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려고 한다."p325] ["나는 고독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사리를 곧잘 판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일반 수준에 있는 개가 그다지 나쁘다고는 볼 수 없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생활을 유지해나가고 큰 재난에서 몸을 지키자면 상당히 머리를 써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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