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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카프카 단편집 ㅣ 카프카 클래식 1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2020년 8월
평점 :

카프카 클래식 단편 모음집 중에서 우선 <변신>을 비롯한 40여 편이 수록된 1권을 읽어보았는데 처음부터 난관에 직면하며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카프카의 소설은 난해하기로 정평이 나있어서 각오는 했지만 예상보다 해석하기가 휠씬 힘들었다. 하지만 장편 소설 <소송>을 읽고 카프카에게 지대한 관심이 생겼기 때문에 그의 작품 세계를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국토의 아이들>에서 소년은 심리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아무도 몰래 바보들만이 존재하는 남쪽 나라로 가려고 한다. 누구도 왜 소년이 남쪽 나라로 가려고 하는지 알지 못한다. 지금 그 소년은 성장하여 자신이 한때 남쪽 나라로 가려고 했던 이유를 떠올리고 있는 걸까? <사기꾼의 탈을 벗기다> 남자는 수개월 동안 도시에 머물며 사기꾼들이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취하는 행동을 관찰했지만 지금 자신 앞에 있는 남자가 사기꾼임을 이제야 알아보다니... 본래 사기꾼이란 가면을 쓰고 사람을 상대하는 법이다.
<결심> ["결국 모든 것을 참고 견딜 수 있는 최상의 방책이란 스스로 둔중한 덩어리처럼 행동하고, 그래도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에는 불필요한 걸음은 한 발자국도 떼지 말며, 다른 사람을 짐승의 눈길로 바라보고, 결코 후회를 느끼지 말며, 요컨대 인생에서 아직 유령과 같은 존재로 남아 있는 것은 자신의 손으로 억눌러버릴 것이며, 다시 말해서 무덤 속의 최후의 안식을 더욱 늘리고, 그 이외에는 어느 것도 더 이상 존속시키지 않는 것뿐이다."p19]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인생은 우리에게 약간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감정은 쓸모없다. 어긋난 균열은 그동안 쌓아올렸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결국 처음으로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다. 자신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극도의 인내심을 요구한다.
이 책에서 <선고><회부>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방식으로 사건이 흘러간다. <선고> 주인공 게오르그가 3년간 고향을 등진 친구와 편지를 주고 받는데 친구의 형편이 좋지 않아서 자신의 현재 상태를 거짓으로 전한다. 게오르그는 사업도 번창하고 최근에는 유복한 출신의 여성과 약혼을 했다. 더 이상은 속일 수 없어서 사실을 알리려고 편지를 쓴다. 서재에 있는 아버지는 자신이 그에게 편지로 사실을 알렸다고 말하면서 그를 사기꾼으로 몰아세운다. 게오르그는 강물에 뛰어든다. <회부> 열여섯 살 카알 로스만이 불미스러운 일로 미국으로 가게 되었고 뉴욕에 가까워질 무렵 선실에 두고 온 우산이 생각나 아래로 내려간다. 하지만 길을 잃고 헤매다가 화부를 만나 함께 선장실로 갔는데 그곳에 있던 부유한 신사는 알고 보니 자신의 삼촌이었다.
카프카의 소설은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유추해 보아야 한다. 현실을 비틀어 인간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고발하고 현대인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드러내는 것이 카프카 문학의 특징이다. 특히 <변신><시골의사><어느 단식 광대>에서 더 잘 보여 주는 것 같다. <변신> 주인공 그레고리 잠자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성실히 일을 한다. 승진을 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애써보지만 쉽지가 않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늘 그에게 잠재되어 있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레고리는 자신이 커다란 벌레로 변한 것을 발견한다. 벌레로 변한 그레고리와 가족의 관계가 달라진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자신을 가족으로 여기고 보살펴 주려고 하지만 아버지는 벌레로 취급한다. 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자 그레고리는 그들에게 쓸모없고 끔찍한 존재가 된다. <시골의사> 의사는 급여는 형편없지만 변두리까지 임무를 수행한다. 눈보라가 치는 밤에 먼 이웃 마을까지 왕진을 가지만 그에게 남은 건 허무함뿐이다. <어느 단식 광대> 광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사람들에게 잊힌 채 동물 우리 속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주길 바란다. 그에게 단식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다. 왜냐하면 그에게 맞는 음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죽음만을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