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가 - 일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낸 파리의 관찰자 클래식 클라우드 24
이연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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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 보다 파리에 잘 어울리는 화가가 있을까? 파리는 전통과 역사에 얽매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생동감 있는 역동성이 있다. 드가 역시 다채로운 색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드가는 산업화와 함께 성장한 거대 도시의 모습, 도시 속의 사람들, 도시가 낳은 유흥과 구경거리를 그렸다.

인상주의는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을 향유하던 유파라고 여기기 쉽지만 어디까지나 새로이 모습을 갖춘 대도시가 낳은 유파이고 대도시가 제공하는 새로운 감각적 경험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다.

그런 점에서 인상주의는 플라 뇌로의 예술이고, 드가는 역전적으로 가장 '인상주의적인'화가이다.

P133


플라 뇌라란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넉넉해서 자유롭게 도시를 돌아다니며 세상을 관찰하는 호기심 많은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 도시의 관찰자인 드가는 진정한 플라 뇌어에 속한다. 드가는 대담한 구도를 사용해 새로운 시각으로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을 표현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에 따라 사물이 다르게 표현된다고 여겼기에 자연에서 빛이 주는 효과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드가는 실내에서 인공조명을 받는 인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파리의 카페를 배경으로 한 작품 중에서 <입생 터를 마시는 사람>을 들여다보면 오전부터 입생 터를 마시는 남녀의 공허한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 쌍의 남녀는 왜 오전부터 알코올 도수가 상당히 높은 입생 터를 마시는 걸까? 무심한 얼굴로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한 채 넋을 놓고 있는 것일까? 드가는 그림을 통해 사람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드가는 발레리나의 춤추는 모습에 매혹되어 발레와 관련된 그림을 많이 그렸지만 발레 무대를 그린 작품은 생각보다 적다. 드가의 그림 중에서 <에투알>을 가장 좋아하는데 무대 위 풋 라이트를 받은 발레리나의 모습이 몽환적이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의 대부분의 작품은 무대 위의 발레리나의 모습보다는 공연 시작 전이나 공연이 끝난 직후의 모습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주제로 한다. 위의 그림을 보면 마치 드가가 화면 밖에서 발레리나와 주변인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가의 생애와 다양한 면모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한편으로는 배경적 지식에 관한 내용보다는 드가의 그림을 더 많이 싣고 해설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드가는 인상주의로 분류되지만 유파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소신 있게 그렸다는 점이 그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특히 드가의 발레와 관련된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화려한 조명 아래 발레리나가 사람들 앞에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그녀들의 힘든 훈련 과정과 고된 삶의 애환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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