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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속의 죽음 - 을지문덕 탐정록 ㅣ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명섭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평점 :
온달 장군 묘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늙은 화공 거타지는 널방의 벽화를 마무리하기 위해 홀로 봉인된 무덤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음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시신의 혀와 항문 주위의 흔적으로 미루어 보아 사인은 독살로 판명되었다. 독이 물감 속에 들어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스승의 물감을 준비하던 15세 어린 제자 담징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담징은 주활 을지문덕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을 하고 그러한 상황을 지켜보던 연태조의 가병 찬노는 을지문덕에게 사건에 대해 고한다. 연태조는 기회만 되면 을지문덕에게서 관직을 빼앗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을지문덕은 연태조로부터 겨우 닷새의 탐문 수사 기간을 얻게 된다. 그로부터 닷새 동안 담징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거타지의 제자들과 현장에 있던 일꾼들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무덤 벽에 석회를 바르던 막두지를 비롯해 연속해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탁월한 심리묘사를 통해 범인이 살인을 저지른 동기를 암묵적으로 암시한다. 을지문덕과 태학박사 이문진은 사건을 추리하고 두뇌 플레이로 범인을 압박한다. 기한은 겨우 닷새로 한정되어 있고 거타지의 제자들 욱도해, 마량, 파행되었다가 스승이 죽은 날 갑자기 나타난 몽부 모두가 의심스럽고 충분한 범행 동기를 가지고 있다.
스승 거타지가 제자들에게 했던 가혹한 행위들, 스승의 뒤를 계승하기 위한 제자들 간의 시기와 질투, 동기의 불행과 죽음에 애도하기보다는 경쟁자가 사라졌다는 생각에 기뻐하는 잔혹한 이기심, 미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미천한 자로 죽기보다는 무덤 속 벽화와 함께 오랫동안 남겨지길 바라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집착 이 모든 것들이 비참하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책은 역사적인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을지문덕과 이문진이 무덤 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추리해 가는 탐정소설이다. 놀라운 충격과 반전을 트릭으로 숨겨두어 독자로 하여금 심장을 뛰게 하는 쫄깃함은 다소 부족하지만 고구려 무덤 벽화 속에 숨겨진 옛 화공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재미있고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였다. <온달장군 살인사건>이라는 책과 시리즈로 연결되는 책인 것 같은데 다음 시리즈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