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 바로 지금,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하여 클래식 클라우드 22
정여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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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여러 번 인생의 고비를 겪게 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인생의 첫 고비는 사춘기였던 것 같다. 그 무렵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친한 언니로부터 선물로 받았다. 내가 찾고 있던 무언가를 그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고 헤세의 다른 책들도 열심히 찾아보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헤세의 책에서 발견한 메시지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방황으로 혼란스러웠던 정신세계를 다독여 주는 안식처를 제공받았다. 그리고 다시 헤르만 헤세의 삶과 작품세계를 따라가는 아르떼 출판사의 <헤세>를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헤세는 다양한 모습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자,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는 방랑자, 방황하는 이들을 이끄는 안내자,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탐구자, 조국 독일에 반기를 든 아웃사이더, 열정적인 예술가이자 삶의 본질에 대해 깨달음을 얻고자 했던 구도자였다.


헤세의 생애는 굴곡지고 때로는 삶이 그에게 가혹했지만 그는 항상 자신에 대한 믿음과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1877년 7월 2일 독일 남부 시인의 고장 뷔르헴베르크 소재 소도시 칼프에서 태어났다. 생전에 칼프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싶을 만큼 고향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싯다르타>에서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을 꿈꾸는 주인공들을 통해 그의 방황과 방랑을 엿볼 수 있었다. 두 번의 퇴학과 아버지의 엄격하고 구속적인 태도에 헤세는 신경쇠약증을 앓고 방황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독학을 통해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 헤켄하우어 서점에서 4년간 일하면서 다독과 글쓰기를 하고 작가의 꿈을 꾸게 된다. 1904년에 발표한 <페터 카멘친트>는 헤세의 출세작으로 경제적 안정과 문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다.


" <데미안>은 그 어떤 순간에도 자기 내면의 그림자와 소통을 멈추지 말라고 주문한다. 그림자와의 대화를 멈출 때, 우리는 에고의 화려한 가면에 만족해버린다. 그림자는 내가 겪고 있는 이 아픔이 언젠가는 나 자신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속삭이지만 에고는 방해 공작을 펼친다. 아픔을 통한 성장 따위는 재미없다고, 어렵다고 힘들다고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셀프의 용기다."(p124)


헤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데미안>은 주인공 싱클레어를 통해 세상의 양면성을 직시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자각하여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세상과의 타협으로 만든 안정적인 삶 속에서 자신의 에고에 갇혀버린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이 주도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에고를 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자신을 잃어버리는 과오를 범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황야의 이리>의 주인공 하리 힐러는 독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불행한 천재 예술가이자 지식인으로서 헤세의 자아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쟁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로스 할 데>를 발표하고 조국 독일로부터 매국노라고 비난받았다. 자연과 평화를 사랑하는 성향은 1970년대 미국 히피 문화에 영향을 미쳐 헤세는 히피들의 우상이 되었다.


소시민적인 안락한 삶보다 자연 속에서 창작자로서 구도자의 삶을 추구했던 헤세는 언제나 방랑 속에서 안락함을 꿈꾸고 안락함 속에서 자유로운 방랑을 꿈꾸었다고 한다. 헤세의 삶과 작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이 책은 현재 자신의 모습이 불만족스럽고 현실이 갑갑하여 변화를 꿈꾸지만 두려움이 앞서 실천할 수 없는 분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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