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 동서양을 호령한 예술의 칭기즈칸 클래식 클라우드 18
남정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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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채널을 돌리다가 TV에서 백남준 다큐멘터리를 해주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백남준이 누군지도 몰랐었다. 화면에는 수많은 모니터에서 영상과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지럽다' 는 생각이 들었는데 집중해서 보니 다양한 콘텐츠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것을 보고 신선하고 놀랍다는 감탄사가 나왔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후 검색을 통해 그가 비디오 아트 창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호감 가는 아티스트로 뇌리 속에 남아 있었다. 백남준의 생애와 예술적 세계관에 초점을 맞춘 책이 출간되었는데 바로<백남준 클래식 클라우드 18 >이다. 이 책을 통해 백남준이라는 인물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책 머리에 백남준의 삶과 예술적 영감을 받았던 장소, 예술적 사유를 남긴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을 지도와 간략한 설명으로 보여준다. 백남준에 관한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 알고 내용을 접하면 그의 작품 세계가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브라운관만 있으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정확하게, 피카소처럼, 자유롭게, 르누아르처럼 다채롭게, 몬드리안처럼 심오하게, 잭슨 폴락처럼 격정적으로 제스퍼 존스처럼 서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백남준이 처음 비디오 아트라는 장르를 창조할 때 '미술적 개념'을 브라운관을 통해 영상 예술을 표현했다는 것을 알수 있는 문장이다. 이후 점차적으로 예술의 경계선을 허물면서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의 광활한 세계를 펼친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영국의 데이트 모던 미술관 등 유명한 갤러리에 소장되어 있다. 그중 백남준 작품 중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다다익선>이 국내 현대 미술관 과천관에 있는데 이 작품은 1003개의 텔레비전을 쌓아서 만든 18미터의 5층짜리 탑 모양이다.


백남준은 1932년 종로구 서린동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 때부터 엄청난 부를 축적한 거부의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그의 가정 환경은 홍콩, 일본, 독일로 유학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고 유학 시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유로운 사고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자연과 기계의 경계를 허문 <TV 정원>이라는 작품은 그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가 탈 장르, 탈 매체임을 알수있다. 세계 2차 대 전후 마르크스의 사상에 잠시 심취했지만 그의 일생에 영향을 끼친 것은 현대 음악가 쇤베르크였다. 쇤베르크의 극적인 음악은 백남준에게 강한 예술적 영감을 주었다.


한국 전쟁으로 그의 가족은 일본으로 건너가 가마쿠라에 정착했다. 동양 철학에 바탕을 둔 백남준의 예술적 철학과 깊은 연관이 있는 곳이다. 실제로 선종 사찰인 고토쿠인의 대불은 그의 예술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TV 부처>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1956년 백남준은 쇤베르크의 영향으로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간다. 다름슈타트 국제 신음악 여름 강좌(현대 음악의 산실임)에서 평생의 스승인 존 케이지를 만난다. 그로부터 일상의 소음과 침묵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의 예술 세계도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독일에서 10년간 그는 기존의 예술에 반기를 드는 플럭서스라는 전위적인 예술 운동을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많은 퍼포먼스 공연을 하였다. 플럭서스의 취지는"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백남준은 기괴한 퍼포먼스를 계속하면서 음악을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는 시각 예술로 탈바꿈 시키는 비디오 아트를 탄생시킨다.


백남준을 명칭하는 수식어인 비디오아트 창시자라는 사실만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타고난 음악적 재능이 있었다는 것과 전위예술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는 것은 미쳐 몰랐던 내용이다. 196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기고 예술가로서 정점을 찍었지만 그의 예술적 영혼의 뿌리는 독일에서 활동한 시기라고 여겨진다. 그의 예술적 세계관을 이루는 대목"백남준은 참여와 소통을 전제로 하지 않는 예술은 독재 혹은 창작자 혼자만의 예술이라고 간주했다. 관람객들 저마다가 자신의 방식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즐김으로써 예술의 다양성을 획득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백남준이 추구하는 예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백남준은 예술은 각각의 장르로 나뉘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조화롭게 융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예술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라고 말한다. 또한 예술가와 관람객 간의 의사소통이 이루어 질때 다양한 예술로 발전시킬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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