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문화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민병덕 지음 / 노마드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좋은 시리즈에서 이번에 여덟 번째 책인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 문화사전>이 출간되었다. 역사 속에서 옛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한 책이다. 예전에 사극에서 양반 댁 자제들이 기와지붕 아래 비밀 장소에다가 연애편지를 주고받던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옛날에는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관습 때문에 연예도 하면 안 되고 결혼도 정략결혼을 했다. 오죽하면 결혼식 날 신랑 신부 얼굴을 처음 보았다고 한다. 옛날에는 법이나 제도적으로 제약이 많았고 기술이 발전하지 못하여 생활적으로도 불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선조들의 지혜나 재미있는 일화들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살펴보면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의식주, 풍속, 문화, 예술, 과학, 의학 등을 역사적인 고증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옛날에 늙고 병든 부모를 버린다는 '고려장'이라는 풍습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다. 역사적 기록에는 신분이 높은 사람이 죽으면 하인이나 신하를 함께 매장하는 '순장'제도는 있었지만 고려장에 관련된 내용은 문헌에 남아있지 않다. 그렇다면 왜 고려장에 관한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었는가? 그것은 민간 설화인 '기로 전설'의 내용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이 우리 문화재를 훔치기 위한 구실로 이 설화를 이용하여 무덤 주인이 부모를 산 채로 땅에 묻었다는 거짓 소문을 퍼트려 도굴을 정당화하는 악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오늘날과는 정반대의 풍습과 유사한 풍습이 있다. 고대 국가 시대의 우리나라에서는 혼인을 하려면 여자가 혼수를 장만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가 지참금을 준비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출산의 고통을 부부가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조선 시대에도 출산의 고통을 남편과 함께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남도 민요'에 잘 드러나 있다. 부인이 출산을 할 때 창호지에 구명을 뚫고 남편이 그 사이로 상투를 들이 밀면 산모가 상투를 잡고 힘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여성분들이 출산을 할 때 보면 남편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기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신문은 고종 때 발간된 <한성 순보>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신문은 1896년에 발간된 <독립신문>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미 교과서에서 배웠다.

"태조 때부터 춘추관(시정의 기록을 맡아보던 관아)의 사관으로 하여금 전날 저녁에서 그날 아침까지 반포된 국왕의 명령과 결재 사항, 견문록을 한문과 이두로 기록하도록 하여 각 관청에 보냈다."

조선시대에 <조보>라는 신문이 발행되었는데 <조보>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으로서 '궁궐 일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손으로 기사를 쓴 필사 신문이다.


명절에 하는 놀이 중 하나인 연날리기는 삼국시대에 군사 장비로 이용되었다고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다. 연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어느 날 하늘에서 별똥별이 김유신이 이끄는 신라국 쪽으로 떨어지자 군사들이 동요하면서 사기가 떨어졌다. 이에 김유신은 꾀를 내어 큰 연을 만들어 밤에 남몰래 불을 붙여 공중에 높이 띄우고, 군사들에게 전날 떨어진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갔으니 여왕이 크게 승리할 것이라 선전했다. 이후에 백성들은 안정을 되찾고 군사들도 사기가 왕성해져서 싸움에 크게 이겼다고 한다."

이 일화로 연은 삼국시대에 군사적 목적뿐 아니라 통신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에는 전화기라는 통신 수단이 있다면 옛날에는 어떤 통신 방법이 있었을까? 봉수를 이용해서 소식을 알렸다고 한다.

"전화나 전신이 없던 옛날에는 봉수를 이용해 급한 소식을 전했다. 봉수는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신호를 하여 변방의 긴급한 사항을 중앙에 알리는 제도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역사 책과는 다른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많은 책이다. 일단 시대순으로 나열된 뻔한 역사 책이 아니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소제목에 걸맞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되어 있어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좋았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유쾌하고 안타까운 이야기가 나오면 답답한 마음이 들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 정도로 책을 읽는 내내 정성스럽다! 친절하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 책이다. 어른들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교과서 밖의 색다른 역사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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