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니포차의 방구석 홈술 라이프
이경진(지니포차) 지음 / 책밥 / 2021년 7월
평점 :


개인적으로는 술이 약해서 술을 잘 마시지 못합니다. 그래서 소위 안주발을 많이 세우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술자리에서의 안주를 더욱 신경쓰는 편입니다. 누구는 술맛이 중요하고 안주는 거들뿐이라지만 전 안주가 맛있어야 하는 거죠. 밖에서야 그날의 기분에 맞게 먹고 싶은 메뉴를 선정해서 먹으면 되지만 집에서 홈술을 할 때는 굳이 뭔가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귀찮음 때문에 보통 특별한 날이 아니면 대부분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과 홈술을 하는 일이 많습니다. 치킨, 족발을 배달시키거나 마트에서 산 즉석 곱창, 순대, 그것도 귀찮으면 햄을 잘라서 먹는다던지 하는 식이죠. 안주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정작 홈술을 할 땐 근사하고 맛있는 안주를 만들어서 먹기 보단 조리된 인스턴트를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홈술 할 때의 술안주는 거의 패턴이 변하지 않았네요. 술과 어울리는 음식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몰라서 그냥 배달음식과 인스턴트를 깔아놓고 먹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가볍게 홈술을 할 때는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가끔씩 분위기 잡고 멋진 저녁을 만들고 싶거나 친구를 불러 홈파티처럼 한잔 할 때에는 배달음식만으로는 많이 부족하죠. 그럴 때는 그 술자리에 어울릴만한 음식, 술과 궁합이 맞는 요리,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파티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셋팅 해놓고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요리실력과 부실한 창의성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감도 오지 않더라구요.
멋진 혼술 상차림, 홈파티를 상상만 했었는데 지니포차의 방구석 홈술 라이프가 그런 갈증을 확 씻어내주었어요. 방구석 홈술 라이프에는 부담없이 혼자 가볍게 혼술을 할 때 좋은 안주, 비가 오면 운치있게 빗소리를 들으며 먹을 수 있는 술안주, 스트레스가 많을 때 화끈하게 먹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화끈한 술안주, 분위기를 내고 싶은 날 홈파티를 빛내줄 술안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음날 숙취를 가뿐하게 날려줄 해장국 까지 다양한 홈술 상차림이 준비되어 있어서 기분에 따라, 술에 따라, 컨셉에 따라 다양하게 안주를 정할 수 있겠더라구요. 특히 소개된 레시피는 맥주, 소주, 막걸리, 고량주, 와인 등 어울리는 술에 따라 구분해놓아서 저처럼 술을 잘 모르고 마시는 사람도 편하게 술에 어울리는 술안주를 골라골라 선택할 수 있으니 그것도 좋네요.
술에 따라 매칭되는 메뉴가 다양한만큼 책에 소개된 요리들은 일단 종류가 다양합니다. 한식은 기본이고, 중식, 일식, 양식 등 각양각색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서 취향껏 골라서 만들 수 있겠더라구요. 스킬 부족으로 한식 외에는 다른 장르의 음식을 제대로 만들지를 못하는 제 입장에선 다양한 음식이 소개되고 있다는 게 참 좋았어요. 매일 먹는 한식이 아닌 다른 스타일의 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메리트입니다. 가령 감바스나 라자냐, 고추잡채, 마라샹궈 같은 건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이라고만 생각했지 직접 만들 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 레시피로 멋진 요리를 뚝딱 만들 수 있다니 신기합니다.
술안주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식사 때 먹을 수도 있는 찌개와 전골, 국도 있고, 대부분이 일품요리로 술 없이도 식사용으로 먹어도 맛있어 보이는 요리들이라 책에는 따로 홈파티용 무슨용으로 나누어 놓았지만 전부 홈파티 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으로 홈파티용 술안주 레시피를 배우고 싶었는데 소개된 대부분의 레시피가 홈파티에 어울리는 것들이라 그만큼 책이 더 쓸모있고 실용적이고 유용하네요. 만들지는 못해도 대부분 알고 있는 음식인데 그 중에는 얌운센, 콩불, 파피요트 같은 조금 생소한 음식도 있어서 새로운 맛에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 같네요.
책의 첫머리에는 요리의 기본인 계량법을 소개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특이하게 허브 류와 치즈 류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한식 플레이어라서 양식에 주로 사용되는 허브나 치즈는 생소한데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이 첨부되어 있으니 좋으네요. 그 외에도 여러 소스와 향신료도 소개하고 있는데 요즘은 집에서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 걸 즐기는 사람이 많은가 보더라구요. 그래서 외국의 소스와 향신료도 예전처럼 생소하게 보이지는 않은데 소개된 소스 중엔 저도 사용하는 것들도 있긴 하네요. 아직 사용해보지 않은 소스와 향신료도 많은데 이번 기회에 새로운 맛에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각종 재료 손질법이 나와있는데 오징어와 새우 손질법, 조개 해감하기, 홍합 손질하기, 닭 손질법 같은 책에서 많이 상요하는 재료들을 손질하는 법이 나와 있네요. 요리 초보들은 손질법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레시피는 완성된 사진과 과정 사진이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는데 재료소개, 과정이 한 페이지에 다 들어가 있을 정도로 만드는 과정이 간단합니다. 대신 재료들의 자잘한 손질법은 조금 생략되어 간단하게 적혀있네요. 그 요리의 특징과 소개도 나와있고 그리고 귀차니스트를 위해 정식 레시피와 함께 더욱 간단하게 조리하는 초간단 레시피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좀 더 간단하게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만드는 과정 중간중간 조금 주의가 필요한 부분은 추가로 설명이 덧붙혀져 있어서 그런 점에 주의하면서 만들면 실패할 확률을 줄이고, 맛을 내는 데 도움이 되겠어요. 또 약간 변주를 줘서 다르게 만들거나 곁들이면 좋은 것들도 함께 소개해서 작지만 작은 변화를 주며 식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 요즘처럼 코로나가 심각해서 집밖에 나가서 식사를 하거나 술을 한잔 하는 것도 신경이 쓰일 때는 집에서 맛있는 술안주와 함께 홈술을 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네요. 매번 먹는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술안주가 아닌 직접 만든 고급스럽고 맛있는 다양한 술안주로 즐거운 홈파티를 즐겨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