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하루 한 문장,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의 가치
임자헌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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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우리가 되고 싶어하는 괜찮은 사람이란게 비단 많은 돈을 벌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사람이란 뜻은 아닐 겁니다. 인간적이고, 인격적이며, 현명함이 있는 사람을 꿈꿉니다. 지혜와 통찰이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그런 사람이 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공부를 하고 책을 읽어도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채우기란 쉽지가 않아요. 어떻게 하면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한 지혜는 옛 현인들의 말에서 실마리를 잡을 수가 있어요. 옛 철학자와 선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인생의 지혜와 가치를 말해왔습니다. 현인들의 지혜는 이천년이 넘도록 고전 속에서 이어져내려오고 있습니다. 시대는 빠르게 바뀌었고, 문명과 사회도 크게 달라져서 그에 따라 삶도 바뀌었기 때문에 옛 현인들의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지금에까지 쓸모가 있을지, 과거의 가치와 사상이 현대의 문명에 그대로 적용이 될지 솔직히 의구심을 가지게도 됩니다. 하지만 2천년 전이건 현대의 21세기건 사람 사는 것은 결국 똑같고 인간의 특성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그들의 말 속에서 일상의 고민부터 인생의 태도까지 오래된 시간에서 얻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통찰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철학은 동양철학과 서양의 사상으로 나뉩니다. 둘다 훌륭하여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제가 느끼기엔 둘의 차이는 조금 있다고 보입니다. 서양의 철학자들은 이러저러하다고 비교적 명확히 결론을 말해주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동양의 사상가들은 소위 선문답을 늘어놓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명확하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중국화의 기법처럼 말에도 농도와 여백를 줘서 확실하게 끝맺음을 내지 않는 듯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 빈부분을 우리가 고찰하고 성찰하여 채워넣게 만들어요. 말하자면 서양은 답을 주지만 동양은 질문을 던지는 식입니다. 우린 답이 아니라 질문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서양의 사상가들의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동양의 현인들의 말에는 고개를 숙여 곱씹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시대라서 한문으로 된 글을 보면 어렵게 느껴지고 거리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영어가 익숙해져 있다보니 한자를 보면 반대로 굉장히 오래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격언은 지금도 즐겨 인용하지만 공자왈 맹자왈이란 말은 고리타분하고 오래된 것의 의미를 함의하는 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한문이 어렵기도 하고 오래된 느낌이라 공자나 맹자, 한비자 같은 동양 철학서는 상대적으로 잘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양의 고전은 같은 한자 문화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감대 같은 것이 있어서 한국 사람에겐 조금 더 가슴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우리가 쓰는 말 중에도 동양철학의 구절이 많이 있다는 점도 그들의 언어를 빨리 흡수할 수 있게 도와줄 것 같습니다.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처럼 옛것을 잘 익히고 그것을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현인들이 했던 어제의 고민을 나의 오늘의 위한 지혜로 변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은 총 다섯개의 장으로 되어 있고, 관계, 공부, 사회, 정의, 인생이란 커다란 주제로 이야기가 묶여 있습니다. 각각의 장은 주제에 맞는 에세이 같은 짧은 글과 함께 그 내용과 이어지는 고전의 글귀를 소개하고, 그런 다음 그 고전을 풀이하고 설명하는 형식으로 꾸며졌습니다.



사랑에도 상식이 필요하다


사랑을 하게 되면 오버페이스로 무리하게 됩니다. 내 사랑의 깊이는 너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아까운가 아깝지 않은가 하는 것으로 판가름 난다고 합니다. 사랑이란 아낌없이 주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인데 남녀간의 사랑이건, 친구간의 우정이건,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건 사랑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사랑은 그러하다고 합니다. 사랑하면 상대를 위해 해주는 것이 아깝지가 않은 법이니까요. 여기에 제환공과 역아, 관중의 이야기가 뒤따릅니다. 역아는 제환공의 요리사로 제환공에게 자신의 아이를 죽여 요리를 만들어 대접합니다. 이에 제환공은 자신의 아이까지 죽여서 자신에게 대접할 정도로 자신에게 충성한다며 역아를 총애했지만 관중은 그런 역아를 경계하라고 충고했습니다. 두 사람의 평가가 달랐던 이유는 제환공은 특별히 나를 위해서 라는 부분에 기준을 두었고, 관중의 기준은 보편정서였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면 환심을 사고 싶어서 어떤 행동을 합니다. 허나 그 행동도 보편타당한 정서에 기반된 행동일 때 좋게 봐줄수가 있는 것입니다. 보편을 저버린 특별함은 그 관계를 병들게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그래서 사랑에도 상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내 인생은 축제다


장자의 소요유에 나오는 이야기. 송나라의 솜을 세탁하는 일을 하는 집안이 있었는데 겨울에 찬물에 손을 담궈도 손이 트지 않는 약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거액을 주고 그 약을 만드는 비법을 배워가서는 그 약으로 겨울철에 수중전을 펼쳐 대승을 거둡니다. 그 일로 그는 땅을 얻어 영주가 됩니다. 누군가는 똑같은 약으로 직할지를 얻어 영주가 되는데, 누구는 그걸로 솜 씻는데만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 약의 새로운 기능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신묘한 약을 다른데 사용하지 못하고 겨우 솜 씻는 데에만 사용할 생각만 했던 것입니다.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시선은 같은 대상에게서 다른 가치를 발견하게 합니다. 장자는 우리에게 세상은 늘 똑같은, 뻔한 곳이 아니며 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보이는 곳이라고 알려줍니다. 다르게 보면 다른 삶이 시작된다는 기회와 가능성을 일깨워 줍니다. 특별하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아니라 특별하게 보기 때문에 특별해진다는 것인데 이를 장자는 쓸모없음의 쓸모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시간낭비라고 말하더라도, 일없이 유유자적하는 가치를 모른다면 자유의 가치도 모르게 될 겁니다. 기준이 잘못되면 과정이 잘못되고, 과정이 잘못되면 결과와 해석이 잘못됩니다. 내 인생의 가치를 남의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면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인생이 아니라 세상이 보기에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반짝이는 삶은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나의 기준에 달려 있습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내 인생은 축제인 것입니다.


책에는 많은 가르침과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2천년 전의 이야기가 현대의 우리 삶에 이정표가 되어줍니다. 그 가르침이 오랜 시간을 계속 전해졌다는 것은 그 이야기 속에 삶의 진리와 정수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옛것을 잘 익히고 그것을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자는 온고이지신이란 말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서 옛 현인들의 글에서 삶의 지혜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어 괜찮은 사람이 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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