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금지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4
박상률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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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 <통행금지> '광주 민주화 운동'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성장함에 따라, 외국책을 번역한 것 이외에 국내에서 초등용 책과 성인용 책 중간을 연결해주는 단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서해문집에서 청소년을 타겟으로 소설이 나오고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반가운 일이다.

청소년 문학 중 하나인 <통행금지>를 아이에 앞서 내가 먼저 읽어 봤다.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련된 이야기다. 한강 님의 <소년이 온다>를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통행금지>의 광주 민주화 운동의 내용 수위가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접근하여 풀어나갈 것인지 몹시 궁금했다. 정치적인 선입견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생기는 것은 부모라면 당연하지 않을까싶다.

 

 

1980년 딸기농사를 짓는 광민이네 아버지가 딸기를 팔러 광주 시내에 나갔다가 통행금지로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 그사이 아버지는 군인들의 진압으로 바빠진 병원 일을 거들며 지내다가 통행금지가 풀리자 아버지는 돌아온다.

<통행금지>의 도입부에 개와 쥐가 나타난다. 광민이집에 진돗개 찐돌이가 창고의 식량을 먹는 쥐들을 잡으려고 창고 앞을 지킨다. 이 설정을 보자마자 <분노의 포도> 초반에 나오는 거북이가 생각났다. 거북이와 독 안의 쥐들은 우리들을 투영한다. 앞으로 나올 이야기를 설정해주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동물들이 나타나며 소설 결말에 찐돌이가 죽는 것을 볼 때 너무 안타까웠다. 광민이네 가족 중 누가 한 명이 희생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것이 바로 찐돌이었다. 더 극한 상황 대신 이 부분은 청소년 문학으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니었으면 동물 대신 사람이 희생됐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책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군인화로 짓밟혀진 딸기밭을 볼 수 있다. '통행금지' 아래 광주 학생 및 일반 시민들을 탄압으로 삶이 파괴된 우리 이야기를 나타내고 있다. 그 탄압 과정의 모습을 소설의 전개 대로 따라가니 광주 민주화 운동의 모습의 묘사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고 절제된 모습으로 그려져서 청소년들이 당시 광주민주화 운동의 상황을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가 보잘 것 없어 보여도 그냥 얻어진 것은 아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 같은 아픈 역사 속에서 '민중의 힘'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잊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청소년 소설을 통해 역사적 사실도 접근하니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가 단순히 교과서의 줄글의 대상이 아닌, 당시 시대의 사람들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으니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진다. 앞으로도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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