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카파 - 살아남은 열한 장의 증언 매그넘 컬렉션
로버트 카파 사진, 장 다비드 모르방 외 지음, 도미니크 베르타유 그림, 맹슬기 옮김, 베 / 서해문집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매그럼 컬렉션 <로버트 카파: 살아남은 열한 장의 증언>

 

 

현대사에 별로 밝지 못한 나는 솔직히 로버트 카파라는 인물을 잘 알지 못했다. 책 표지의 사진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살아남은 열한 장은 뭐지? 책을 들여다 보니 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해변에서 종군사진기자 로버트 카파의 보도 사진에 관한 만화 모노그라피이다.

 

군인도 아니면서 카메라를 들고 바로 코앞에서 총알과 포탄이 왔다갔다하는 곳에서 사진을 찍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전 학창시절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그 노르망디 상륙에 관한 내용을 이렇게 그가 남긴 사진으로 접하니 이것은 정말 증언이었다. 전쟁의 참상과 전쟁의 이면에 가려진 상황에 대한 것들을 말해 주고 있었다.


 

 


 

도입부는 만화로 시작된다. 이 만화로 로버트 카파와 시대를 잘 설명해주기에 충분했다. 책의 반 정도 분량의 만화가 끝나면 귀한 열한 장의 사진들이 기다린다. (사실 열 장이다. 한 장의 사진은 사고 후 바로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책 앞 표지에 나와있는 유명한 사진인 "The face in the surf(파도에 휩쓸린 한 얼굴)"(좌)과 군인들이 상륙하는 모습(우)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전쟁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쪽 가슴이 아려왔다. 말로만 듣고, 줄글로만 읽은 전쟁사를 이렇게 눈으로 보니 전쟁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이외에도 카파가 찍은 1944년 노르망디에서의 사진들, 셰르부르의 해방을 축하하며 군인이 기타를 들고 모여있는 사진들이나 미국 군사 및 독일 병사 등의 사진들은 사진에 모든 것이 담겨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을 통해 사진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이 책을 읽는 수확이었다. 사진을 통해 사람이 보였고, 그들의 고통과 불안, 걱정이 보였다.


책을 읽으면서 로버트 카파가 찍은 사진 뿐만 아니라 그가 한 말도 기억에 남는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까이서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유명한 말보다도 "목격자의 위치에 있는 것이 항상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오로지 주변 사람의 고통을 기록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젊은 사진가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당신이 찍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시오. 그러면 그들은 잊지 않고 당신에게 그것을 돌려줄 것입니다."


사진 속에도 정신이 들어있음을 이미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젊은 사진가들에게 당신이 찍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직접적인 조언 역시 정말로 멋졌다. 보편 가치이자 진리인 사랑이라는 것이 사람을 울리고 변하게 만드는 정말 소중한 것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을 지금까지 보고싶은 이유 중의 하나인가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영화는 카파의 사진에서 비롯됐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로보트 카파의 The Magnificent Eleven(D-Day 최고의 열한 장)이 없었다면, 나는 그 끔찍한 현실을 상상하거나 영화로 묘사해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사진은 역사적 순간을 이미지 속에 사로잡은 유일무이한 자료다."


카파의 살아있는 증언들로 우리는 어떻게 달라져야할 것인가? 

전쟁이라는 자리에 평화가 자리잡기를 고대한다.


 

매그넘 컬렉션 <로버트 카파>를 보면서 내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곧 한국사 및 세계사를 배워갈 텐데 이 책이 역사를 배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진실한 사진은 살아있는 역사의 증언 역할을 하니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만화 부분은 아이들이 혼자서도 잘 읽어나갈 수 있겠지만, 다만 사진부분에 죽어있는 시체가 진짜 사진이니 좀 염려가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학교 이상이라면 읽기에 충분하리라고 본다. 다만 현대사에 어두운 사람들을 위해서 이 사진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의 큰 흐름을 한 켠에 설명해 주면 이 사진들이 어째서 더 중요한 자료로 남을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이렇게 만화와 사진 그리고 설명으로 결합한 책은 다른 책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고 그 시대에 진입하기가 쉬워졌다. 향후 출간할 책들에 바라는 점들이 있다면 역사의 획을 긋는 사건들도 좋지만, 거기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진실한 것들이 좀 부각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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