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격 - 필연의 죽음을 맞이하는 존엄한 방법들에 관하여
케이티 엥겔하트 지음, 소슬기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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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선택할 때 기대했던 바는 안락사(의사조력사)를 원하는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관련법규의 맹점을 파악하는 것에 있었고 기대를 만족하는 책이었다.

이 책은 안락서 허용 여부에 대해 찬반 어느 한 쪽의 입장을 옹호하는 글은 아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안락사 찬반에 대한 양측 입장을 이론적으로 다루는 부분도 비중이 있는 편이지만, 대체로 실제 삶에서 안락사를 결정하고 고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양쪽의 의견을 고루 볼 수 있고, 실제 조력을 가해야 하는 쪽의 입장도 들을 수 있어서 풍부한 사례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의사조력사를 지지하는 입장인데, 그간 법학 강의에서 안락사를 다룰 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스스로 원치 않는 약자들이 가장 먼저 안락사의 대상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책에서 언급했듯 실상은 의사조력사에 사용되는 약이 점점 비싸져서 경제적으로 열악한 사람은 그마저도 선택할 수 없는 자본의 논리가 죽음에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이 스스로의 삶에서 느끼는존엄성을 몇 가지 불분명한 기준을 들어 의사라는 타인이 판단하고 삶의 종결 여부를 결정짓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었다.

의사조력사의 전세계적 연대표와 관련 문헌들을 확인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천천히 정독하며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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