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소년 국민서관 그림동화 242
막스 뒤코스 글.그림, 류재화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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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서 놀기 어려운 시기에 [등대 소년]과 함께 모험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라는 문구에 이런 현실이 슬프면서도 꼭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아이가 코로나가 걱정되어 그렇게 좋아하는 놀이터에 가는 것도 참겠다고 한 말이 자꾸 떠올라 안쓰럽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과 함께 신나게 모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등대 소년, 국민서관, 막스 뒤코스 글·그림, 류재화 옮김


부모님께서 안 계실 때면 항상 나와 잘 놀아주던 누나 변했다. 사춘기다.

누나에게 보여 주려고 멋진 그림을 그려 벽에 붙여 놓고 누나를 부르러 갔으나

누나는 나를 누나 방에서 내쫓으며 소리를 지른다.

화가 나서 벽에 붙인 그림을 확 떼어내다 벽지가 뜯겼다.

그런데.

벽지가 뜯긴 자리에 사실적인 바위와 하늘의 그림이 나타났다.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벽으로 뛰어들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벽을 뚫고 미지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곳을 끝없는 바다 위에 있는 바위섬.

그리고 구름다리로 이어진 등대가 보인다.

난 밟을 때마다 우지직 소리를 내는 널빤지 구름다리를 건너다...

만났다.

 

난 모르간이야. 바다의 아들이란 뜻이지.”

 

포로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는 모르간.

그의 긴 이야기를 듣다가 부탁을 받았다.

등대 밑에 떨어뜨린 그의 칼을 주은 후 모르간의 힘으로 다시 위로 올려지고 있는데…….

 

그런데 바로 그때,

바닷물 색이 갑자기 바뀌었다.

거대하고 붉은 물체가 등대 가까이로 다가왔다.

 

무시무시한 도데카푸스

모르간이 자신이 살던 오를레앙드섬으로 갈 수 없는 이유도 저 괴물 때문이란다.

모르간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 그곳의 일각돌고래를 구해야 하는 중요한 목표가 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는 강해져야 한다.

나는 그를 돕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여태까지 한 번도 이런 자유를 느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열심히 그를 도울수록 나 자신이 강한 사람이 된 듯 느껴지고,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돌아갈 곳이 있다.

 

…….

 

아침에 내 방에서 깨었을 때 나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학교에 다녀오니 엄마와 누나가 내 방의 벽지를 뜯어내고 있다.

그곳에 익숙한 풍경이 있다.

 

추억의 조각들이 내 안에서 다시 태어났다.

이상하게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내가 거기서 온 사람 같았다.

 

아이들에게 책을 다 읽어주고 책을 덮는데 정말 모험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든다.

아이들도 모험이 흥미진진했는지 긴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내 옆에 붙어 귀를 기울인다.

아직 글밥이 많은 책을 읽어준 경험이 많지 않은 둘째 아이도 끝까지 관심을 보이며 들었다.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책 속의 문어 괴물이 꽤나 인상적인 듯, 괴물 도데카푸스가 첫 등장하는 곳부터 다시 읽어달라고 조른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쓰인 현장감 넘치는 글과 사실적으로 그려진 멋진 그림들은 책을 읽고 있는 나와 아이들을 그 섬으로 데려가 함께 모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모르간은 오를레앙드 섬에 무사히 도착해서 일각돌고래를 구했을까?

 

책을 다 읽은 후,

큰 아이는 우리 집 벽지 밑에도 벽화가 있지 않을까?’를 내게 묻기도 하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혹 티모테 방과 같은 그림이 있어 그곳에 간다면 그 아슬아슬한 구름다리를 건널 자신이 없단다.

작은 아이는 연신 책장을 넘기며 그림을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하고 문어 괴물이 얼마나 셀까?’에 대해 무척 궁금해한다.

 

정말,

책 소개에 적힌 문구처럼,

잠시 코로나와 겨울의 추위를 잊고,

모험을 떠나고픈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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