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형제 독일민담 - 새롭게 풀어보는 상징과 은유의 세계
이혜정 지음 / 뮤진트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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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보고, 한 번 읽고 말 책이 아니어서 큰맘 먹고 샀다. 

570쪽이 넘는다. 그림 민담 해설로 국내 전문연구자가 쓴 책은 처음이 아닐는지..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점.. 

민담 74편을 줄거리를 요약하고 해설을 달았는데 줄거리 소개가 충실하다. 

간간이 직접대화는 인용했고, 전문을 번역한 것과 견줘볼 때 사건의 흐름과 뉘앙스를 흐트리지 않 

으면서 요약해서 믿음이 간다. 해설을 보는 중간중간 이야기를 다시 찾아보기에 좋고, 

전문을 다 볼 때도 스토리를 요약해야 이야기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런 수고를 덜 수 있다.   

74편은 그림 민담에서 잘 알려진 대표적인 이야기, 종교적 전설에 가까운 민담, 동물우화 등 

특색 있는 이야기 종류를 망라하고 있어서, 이 책 한 권으로 그림 민담 전체를 아우르기에  

충분한 편수라 생각된다. 

해설은..저자의 해석을 설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주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각 민담에 딸린 해설 분량이 많지 않지만 정보량은 굉장히 많다.  

각 민담을 이루는 중심 모티프,  

그림형제가 그 민담을 수집하고 윤문하는 과정에서 특기할 만한 사실,

민속학, 인류학 관련하여 이야기의 비밀을 푸는 데 힌트가 되는 사실, 

그리스신화, 북유럽신화에서 상관성이 있는 이야기, 

유럽 문화와 역사에서 추적할 수 있는 상징의 유래, 

그전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이나 논란이 되었던 쟁점... 

여기에 우리나라 민담에서 비슷한 이야기들도 언급하고 있다. 

읽기 어려운 문장은 아니지만, 정보 하나하나가 손쉽게  얻어진 것은 결코 아니라 생각된다.  

한 가지 관점을 깊이 파고들지 않아서 처음 민담을 접근하는 사람들한테는 오히려 좋겠다.  

한 가지로만 해석되지 않는 게 민담이니까.  

그동안 심리학적 해석이 유행했는데 자칫 주관적으로 빠지기도 쉬운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민담 해석과 관계가 되는 갖가지 학설들을 조금씩은 다 접할 수 있다. 

흥미를 끄는 대목은 좀더 깊이 들어가 해설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 책의 목표는 그쪽은 아니다. 그래서 입문해설서라는 편이 맞는 것 같다. 

일반인을 위해 쓴 해설서면서, 수준 있는 내용이 알차게 들어 있어 마음에 든다.      

성서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그림형제 민담..유럽 문화에 대한 교양서로도 읽을 만하다. 

아쉬운 점은 색인이 없다는 것이다. 나중에 찾아보기 쉽게 주제어들이 정리돼 있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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