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된 진실 - 계급.인종.젠더를 관통하는 증오의 문화
데릭 젠슨 지음, 이현정 옮김 / 아고라 / 2008년 2월
구판절판


정신과 의사 R.D.랭은 병든 가족-알코올 중독 환자가 있거나 심한 학대가 일어나는 가족-이 자신들의 병적인 상태를 숨길 수 있게 하는 세 가지 규칙을 이야기했다. 그 규칙은 가족 구성원들조차 자기 가족의 병을 모르게 할 수 있다. 이 규칙을 엄수하면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 모두 자신들이 매우 행복한 가족이라는 망상을 유지할 수 있다.
규칙 1:(구타 혹은 학대를)하지 않는다.
규칙 2:규칙 1은 존재하지 않는다.
규칙 3:규칙 1,2,3의 존재나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규칙은 핵가족처럼 작은 사회 시스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 같은 큰 곳에도 적용된다.
-55쪽

한 집단의 특권이 다른 집단의 착취에 기초하고 있다면 특권층 집단은 그러한 특권 중 일부를 잃어버리는 데 대해 위협을 느낀다.-69쪽

우리 문화의 뿌리 깊은 경쟁이라는 토대는 분노와 증오의 물결을 만들어낸다. 이 분노가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것은 분노를 힘없는 자들에게 표출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고 힘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싸우게 부추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다. 즉 그 분노와 증오의 진짜 근원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면, 우리는 곧 우리 정체성 자체를 의문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438쪽

히틀러는 시대를 앞서갔다. 그가 목표로 한 다양성의 제거를 완전히 실현하는 정부가 만들어지기에는 당시 사회 조건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 상태였다. 간단히 말해서 그의 기업-정부의 국가는 순수한 지배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권력을 획득하지 못했다. 인간을 지배하는 권력, 자연계를 지배하는 권력을 위한 사회 조건도 히틀러 당시에는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히틀러의 경우에 그가 유대인이나 저항 단체에 패한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는 소련, 영국, 미국 등 다른 제국주의 세력에게 졌다. 독일군이 러시아의 겨울에 무너져서 쫓겨나지 않았다면, 다카우 이후 이야기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다른 열강들이 나치를 멈추게 한 것은 독일이 유대인, 루마니아 인 등을 학살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나름대로 독일군에 못지않은 무자비한 전통을 당당히 가지고 있었다. 이 나라들이 독일 정부를 막은 것은 그들 자신이 통제하고 싶은 탐나는 자원을 독일이 갖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5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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