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멤논의 딸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우종길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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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끔찍한 것은,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불길한 예감에 불과했던 것에 이제는 우리가 익숙해진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었다. 구렁텅이 안에는 또 다른 구덩이가 파였다. 아, 안 돼, 더이상은 안 돼,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야, 이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끔찍해! 하고 생각했지만, 다음날이면 그 끔찍함은 더이상 놀라울 것도 없는 일로 바뀌어 있었다. 그보다도 더 나쁜 건, 휘청거리는 양심이 전력을 다해 자신을 합리화할 구실을 찾아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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