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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 - 저성장 시대, 성공지향의 삶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사는 법
우경임.이경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5년 12월
평점 : 
열심히 공부해 좋은 직장에 취직했다. 적어도 남들처럼 30평대 아파트는 있어야 하고, 남들이 좋다는 건 써봐야 한다. 그래서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 돈을 벌고 카드값을 갚는다.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야근도 불사하며 열심히 일한다. 이렇게만 하면 남부럽지 않게 행복하게 살 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난 왜 행복하지 않지?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 우리 이웃의 이야기다. 부모님 세대처럼만 살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왜 행복하다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서두에 책의 핵심을 잘 알려주는 문구가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은 연평균 경제 성장률 4% 이하의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는데
사회 시스템은 여전히 고성장 시대의 모습 그대로”라고 정확히 지적한 바 있다.(p20)
한국은 고도성장의 쾌거를 달성한 나라다. 그래서 고성장을 전제로 한 사회 시스템과 소비문화가 정착되었다. 하지만 너무 빨리 성장한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룩해 급격하게 찾아온 저성장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마음가짐도 아직 고성장 시대에 맞춰져 있다. 이제는 예전처럼 갈고 닦아놓은 길을 잘 따라간다고 해도 부모님 세대처럼 내 집 마련과 만족스러운 소비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 시대는 바뀌었고, 여기에 맞게 생활과 소비 패턴이 달라져야 한다.
저자는 기자 부부다. 1년간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단순하고 느린 삶을 경험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자발적인 불편’을 실천하고 있다. 기자이기에 한국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1장에서는 현대 한국 사회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그에 맞는 소비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2장에서는 어떤 생존법이 필요한지 설명하고 그 대안으로서 심플 라이프를 제안한다. 3장에서는 ‘자가용 없애기’, ‘사교육 거리 두기’, ‘소식(小食)하기’ 등 실제로 부부가 1년간 실천한 ‘삶의 전환 프로젝트 1년 보고서’의 실천 항목을 설명한다.
저자는 달라진 사회 패턴에 맞춰 ‘잘 살기’ 위해서는 소비 욕구를 줄이고 물건보다 경험과 행복감을 중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를 희생하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을 경험한 이들이 어떤 삶을 선택했는지, 또 느리게 사는 삶이 왜 저성장 시대에 적합한지 알려주며 사회와 환경을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준다.
정확한 근거를 들며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실천을 바탕으로 한 세부 항목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실제적인 도움이 된다. 설명만 나열하지 않고 감정에만 호소하지도 않는다. 삶의 변화는 시도하고 싶은데 무조건 버리라고 강요하는 책, 유행처럼 번진 ‘깔끔 인테리어’를 강조한 미니멀 관련 서적에 회의감이 든다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팍팍하고 살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로 보상받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조금 더 나은 길을 발견하고 진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나에게 책 한 권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갑갑했던 가슴이 뻥 뚫리며 새로운 희망이 싹틀지 모른다.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새로운 길이 눈앞에 펼쳐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