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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의 이야기
데이브 아이세이 지음,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를 읽고

  유명인사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풍부한 체험담 속에 녹아있는
진정한 삶의 가치와 지혜, 희망과 사랑을 스토리코어스라는 프로잭트로
뉴욕 그랜드 센트럴 역 앞에 설치된 부스 안에서 두 사람의 인터뷰로
시작되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준다는 것,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준다는 것의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함께여서 기쁨은 두 배로, 슬픔은 반으로 줄어들게 만드는 다른세상에서 펴낸
‘고마워요 미안해요 사랑해요’란 책의 아주 작은 일부만이라도 소개해 본다.

“살면서 딱히 후회되는 일은 없는 즐거운 인생이지만 굳이 내 삶을 통틀어
최고의 행운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네 할머니를 만난 것”이라고 손자에게
들려주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나는 남편에게 생의 최고의 행운이 되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언젠가 당신이 나에게 우리는 고문당한 두 마리 똥개들이라고 한 적이 있었지.”
“당신이 고문당한 똥개고 나도 고문당한 똥개라면 우리는 서로를 사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거야.”---남편과 아내의 대화---
프로포즈아닌 프로포즈가 되어버린 재미있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 우리의 평범한
삶을 엿볼 수 있다. 

  추락한 비행기에서 살아남은 마사 코넌트는
“나는 살면서 후회할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  아침에 집을 나설 때 가족들에게
화를 내고 나오는 일이 없도록 주의한다거나, 남편과 아이들에게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는 교훈을 며느리에게 들려주었다.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던 고마운 공기, 따사로운 아침의 햇살, 내 귀에 들리는
소음들 마져도 지금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살아있음을 감사한다. 

  “나는 어떤 상황에 놓이든 즐거워하고 행복해할 것이다. 행복이나 불행의 대부분은 우리가 처한 환경이 아니라 우리가 보는 관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 현실에 등을 돌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할머니--
“꾸준한 애정과 호의를 베풀어 주면서 필요한 때에는 엄격한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누군가를 안다는 건 특권이죠.”----손자----
입양된 손자의 삶을 모든 것을 걸고 애정으로 지켜온 할머니의 넓은 사랑이
이 척박한 세상에 밝은 빛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다. 
  7.8년 동안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시던
할아버지 모습은 살면서 최고의 감동으로 다가왔다는 손자의 말에
“네 할머니는 나에게 짐이 아니라 힘이었어”라고 대답하시는 할아버지는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었다.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행복한 사랑을 위한 세 가지 주문에서는
*사랑은 표현 할수록 그 마음도 더 깊어지는 거란다.
*상대방이 하는 일 중에 고맙지 않은 건 하나도 없어. 서로 칭찬해주고 고맙다고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해.
*사소한 것이라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정말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는 표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해 주었다.
  흑과 백의 인종차별이 심했던 2차 세계대전 때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백인 장교의 하인역할, 취사병, 동료들의 운전기사노릇 밖에 할 수 없었고
극장 출입마저도 할 수 없었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슬픈 얘기도
있었다. 
내 나라가 나에게 다른 나라와 싸우라고 하면서 “너는 영화를 볼 만한 시민이
못 된다.”라는 매표소 직원의 말이 할아버지에겐 가장 슬펐던 때라고 했다.

우리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져 가는 2001년 9월 11일 미국 세계무역센터에서
일어난 비행기 테러 속에서 숨 막히는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살아남은
조셉 디트마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그 절박한 순간을 떠올리면 단 하루라도 헛되이 살아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자신의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믿고 싶지도 않은 가족들과의 생이별을 봐야만
했던, 그래서 지금은 남아있는 사진에 삶을 지탱하고 있는 슬픈 운명과도 같은
한 남자의 이야기는 가슴이 아픈 것이 아니라 아리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면서 내 가족, 내 형제, 내 이웃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내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나의 동반자와 사랑스런 내 아이들에게,
항상 내 눈 안에 있어서 고맙다고, 많이 이해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사랑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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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노래 - 노래를 통해 어머니는 詩이고 철학이고 종교가 된다!
고진하 외 지음 / 시작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어머니의 노래’를 읽고

숭고하고 고귀한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픈 책 표지에서 경이로움을 느낀다.
‘어머니는 가장 포근한 집이었으며 아름다운 노래, 한결같은 기도였음을 절감한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 이해인 수녀님의 에세이로 시작된다.
소설가 오정희씨, 화가 황주리씨, 극작가 이윤택씨, 개그맨 이홍렬씨, 작가 김현진씨 등
우리 나라 각계 명사 25인이 전하는 내 어머니가 삶을 지탱하고 의지할 수 있었던
노래에 얽힌 가슴 뭉클한 사연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밥을 먹다가 책을 읽다가 빨래를 하다가 산책을 하다가 문득문득 콧날이 시큰하고 눈물이 고이고 나의 전 존재 밑바닥에서 울음이 차오르는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해인님의 글에서 공기처럼 항상 내 옆에 계신 내 어머니가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딸은 나의 지나온 길, 과거이고 어머니는 내 앞에 놓인 길, 미래인 것이다’라는
소설가 오정희님의 글 속에서 나를 뒤돌아 본다.
아직 어린 두 딸의 모습에서 엄마 없인 못살 것만 같았던 내 어린 시절을 더듬어 보고
이젠 오로지 딸 자식이 무탈하게 잘 살길 바라는 염원 하나만을 간직하신 내 엄마를
떠올려 보게 된다.
숨소리만 들어도 폐가 맑아지는 듯, 초롱 초롱 빛나는 두 눈빛만 봐도 세상이 밝아지는 듯,
항상 날 긴장하게 만드는 앵두같이 빠알간 입만 봐도 가슴이 설레이는 내 영혼과도 같은
내 두 딸을 보면서 ‘우리 엄마도 그랬겠지?’하는 생각에 가슴이 메인다. 

 ‘어머니의 노래는 단지 노래인 것만이 아니고 곡절 많은 어머니의 삶을 대변 한 시(詩)이고 철학이고 종교였음을 깨달았다...’는 소설가 함정임님의 글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내 어머니가 즐겨 부르시던 노래가 생각이 났다.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아버지 얼굴도 모른 체 꽃가마 타고 시집오신지 어언 53년.
그 긴 세월을 흙과 함께 고단한 삶을 같이 하셨다.
내 기억에 우리 어머니는 집에서 보낸 시간보다 논과 밭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더

많으시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셔도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서 엄마를
괴롭혔던 것 같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잠자리를 찾으신 엄마는 절대로
곧바로 잠을 청하시지 않으셨다. 
  엄마의 머리맡엔 항상 조그만 가요집이 두 권 놓여있었다.
얼마나 보고 또 보고 하셨는지 닳고 닳아서 다 헤어져 있었던 것 같다.
베개를 가슴에 끼고 엎드린 엄마는 피곤함도 잊으신 채 가요집을 펼쳐 드시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신다.
적막감이 감도는 깊은 밤 우리 엄마의 고단한 목소리는 조용한 노랫소리로
사방을 적셨다. 그 노랫소리에 잠이 깨어 가만히 지켜본 엄마의 얼굴은
세상 근심을 모두 잊으신 듯 평온하셨다.
고달프고 힘든 삶에 노래는 우리 엄마의 친구이자 안식처였던 것이란 걸
그땐 몰랐던 것이다. 

  반백년을 우리 어머니와 함께 고단한 삶을 같이 해온 노래는
황정자의 ‘처녀 뱃사공’이다.
“낙동강 강바람이/치마폭을 스치면/군인간 오라버니/소식이 오네/.....”
이 노래를 부르시면서 시집 온지 일년도 안되어서 뱃속에 있는
언니랑 엄마를 남겨놓고 군대에 가신 아버지를 기다리셨다고 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의 그 나이에 내 어머니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며느리 이자 어머니의 삶을 살고 계셨던 것이다. 
  지금 나도 내 엄마와 같이 아내이자, 엄마이자, 며느리의 길을 가고 있다.
이젠 부모가 아닌, 엄마가 아닌 나와 같은 한 여자로서 어머니를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나를 딸로 태어나게 해 줘서,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말  ‘엄마’라고 불리우게 해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보고 싶을 때 언제라도 전화기 저 너머에서 “다 잘 있지? 별일 없지?”라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너무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이 세상에 단 한분 밖에 없는 내 엄마를 너무 너무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다. 

 ‘시냇가의 오두막이 아름다웠던 이유는 그 오두막에 아카시아처럼 얼굴이 흰 어머니가 살고 계셨기 때문 이었다.’             
                           -만화작가 김세영님-
이리 저리 흩어져 자고 있는 자식들의 가는 다리를 쓰다듬으시며
“이놈들아 어서 빨리 커라, 언제 클래, 어서 커라 어서 어서”  
                                               -만화가 김수정님-
‘어미니! 어머니가 이 세상에서 없어질 수 있다니요.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다니.....’                        -개그맨 이홍렬님- 
  ‘어머니의 노래’에 수록된 모든 사연을 다 표현하고 싶지만 그 큰 감동을
모두 담을 수는 없기에 내 기억 속 깊은 곳을 떠나지 않는 몇 구절을 소개해 보았다. 
사연 하나 하나에 담긴 어머니들의 삶을 읽으면서 내내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옛날 우리 어머니의 삶은 웃음보다는 눈물이,
희망 보다는 절망이, 기쁨 보다는 슬픔이 더 많은 고단한 삶이었다는 것을
가슴 아프도록 느끼고 또 느꼈다. 
  하지만 눈물도, 절망도, 슬픔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가슴 깊은 곳에
꼭꼭 숨겨둔 작은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희망, 내 살과도 같은 당신들의
분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당신들의 종교가 된 노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오로지 자식들을 사랑하는 열정 하나만을 가지고 험난한 길을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엄마, 예비엄마,
딸, 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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