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서둘러라 - 샘터와 함께하는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재순 지음 / 샘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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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상사가 월간지를 회사로 매달 받아봤습니다. 샘터와 좋은생각이었는데, 택배가 오면 늘 저부터 읽게 하셨죠. 일년정도를 함께 일해서 본의아니게 그 기간만큼 샘터를 읽게되었습니다.

제가 그 상사로 인해 샘터를 접하기 전까지 샘터와같은 월간지는 나이드신 분들이 취미삼아 읽는 값싼 잡지책이라고 여겼는데, 읽어본 뒤로 180도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끔 즐겨읽곤합니다.

이 책은 월간지 샘터의 뒤표지에 실린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국회의원 출신으로 43년간 샘터의 뒤표지글을 써온거죠.

따뜻한 글들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10년전의 글부터 바로 2달전의 글까지... 글을 읽으면 그 시대에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다시한번 찾아보게 되는 그런 책이더라구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언들을 인용하여 깨달음을 주었으며, 국내 훌륭한 분들의 업적이나 말씀도 많이 실려있었습니다.

2000년도에 실린 교육의 황폐에 관한 글이 있었습니다. 간혹 글의 끝부분에 이 책을 출간하기위해 편집하면서 추가로 덧댄 글들이 있었는데 이 글에도 있었습니다. 아직 교육의 황폐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겠죠. 노벨상 수상자를 84명이나 배출한 명문대학에서 총장이 학생들에게 고전목록과 함께 내준 세가지 과제입니다.

1. 롤 모델로 삼을 책을 정하라.

2. 영원불변한, 인생의 모토가 될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하라.

3. 발견한 가치에 대하여 꿈과 비전을 가져라.

(P.28)

저도 올해부터 고전문학에 관심을 갖고 한권씩 읽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달라 공감을 못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감동과 교훈 모두 얻을 수 있는 작품들이었죠. 그러니까 끊임없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거겠죠?

학교가 단지 지식을 쌓는 곳이 아니라 삶의 지표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명언에서도 삶의 깨달음을 알려주었습니다.

그가 좌우명처럼 생각했다는 논어의 한 구절이 있습니다. '군자는 남과 진심으로 일치하지, 겉으로만 동조하는 일은 없다. 소인은 겉으로는 동조하지만 짐심으로 일치하는 일이 없다.' 이 구절을 통해 그는 '화'와 '동'으로 구분하였습니다.

화 : 서로 다른 생각을 가졌던 사람이 마음을 허락하여 진실한 친구가 되는 것

동 : 겉으로만 친구가 되는 것

(P.42)

요즘 사회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너도나도 인맥을 쌓으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인맥이 사람을 평가하는 수단이 되어, 메신저에 친구가 몇명이 있냐에 따라 사회생활을 잘 했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맥은 주로 얇고 넓게 퍼져있어 질이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겉으로만 친한 친구들을 지닌 소인과 같은 사람이 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적은 인원이라도 나와 정말로 마음을 소통하는 진실한 친구를 사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단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웃고 남을 흉보는 수다를 떠는 사이가 아닌, 서로의 진심을 알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몇명이 있나 생각해 보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유명한 작가들은 부지런하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글쓰는 사람이라 하면 '필'받으면 밤늦게까지 글을 쓸 때도 있으나 늦잠을 자고 생활리듬이 불규착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규칙적으로 정해놓은 시간에 일어나 정해놓은 시간만큼은 낙서든 뭐든 글을 쓰고, 정해진 시간에 잠에 든다고 하더군요.

새로 시작한 공부가 계속 이해를 못해서 '나는 할 수 없어'라고 단정짓고 포기해버리면 그건 게으른 것이 되버리는 겁니다.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것일 뿐인데 못한다고 포기해버리는 거죠. 살면서 쉽지않은 일이 어디있을까요? 공부도, 사람관계도 모두 어려운 것이니 포기하지말고 꾸준히 노력하라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사용하는 SNS에 올린 글이 있습니다.

바로 '우유성'에 관한 글인데 우유성이란 예상할 수 있는 것과 예상할 수 없는 것이 섞여있는 불확실한 상태를 말합니다. 살아가면서 이러한 우유성을 받아들이고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가, 판별하는 기준입니다.

1. 자신이 목표로 삼고있는 일을 해낼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하는 일을 즐기면서 살고 있는가?

2. 어린이처럼 살고 있는가?

(P.107)

직장을 다니고 6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진짜 하고싶은 일에 대한 목표가 사라졌습니다. 뭔가에 쫒기며 무엇이든 해야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이것저것 바쁘게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일에 만족하며 벌어들이는 돈으로 하고싶은 취미활동을 하고, 사고싶은 것을 사는 즐거움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것을 꿈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기회가 되면 하고싶어 취미로 삼던 일이 직업이 될 순간도 올 수 있고, 직장에서 더 좋은 복지와 혜택이 주어지는 곳으로의 이동의 기회가 올 수도 있으니까 말예요.

하지만 2번의 항목. 어린이처럼 살고있지는 못합니다.

어느 예능프로그램에서 배우 주원이 "언젠가, 이것저것 계산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방안에서 혼자 운 적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저도 사회생활을 오래하다보니 계산을 해서 이 일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 이 사람이 나에게 플러스효과를 가져올까?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을 만남에 있어 어떠한 선입견없이 만나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해야하는데 만나기전에 머리속에서 생각이 굴러다니는 소리가 납니다.

하여, 좀 더 마음가짐을 바로잡고자 SNS에 글을 올려놓고 매일 보고있습니다.

회사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저는 이 글을 읽으며, 되새기며 글을 마무리 하렵니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조언하였습니다.

"어쨌든 사람은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제이이야. 잔 재간을 부리며 출세하거나 돈을 버는 것을 보면 자기도 그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그런 것을 부러워할 필요는 조금도 없어. 그런 사람들은 지금 어쩌다가 재난을 피하고 있을 뿐이지."

회사에서 혹은 인간관계에서 꾀를 부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시간만 채우고 일을 미루며 월급을 받아가는 직원, 출신학교선배에게 잘봐달라고 아부하는 후배 등등 꾀를 부리는 것을 알게되면 화가나면서도 어찌 할 수 없이 부러워 하게 됩니다.

'나도 저렇게 꾀부리며 살아 볼까?'

유혹의 생각이 수없이 들지만 공자의 말씀을 되새기며 저의 페이스대로 살아갑니다.

문학을 읽으며 마음의 여유를 갖고, 감동과 교훈을 얻으며,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삶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짧은 한편의 글. 그 글들을 모아놓은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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