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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여자들
설재인 지음 / 카멜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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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5일, 설재인 작가의 첫 소설집이 발간되었다. 나는 어제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했는데 오늘 오전 11시에 받아보았다. 일요일에 주문한 책이 월요일 오전에 오다니!!!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설재인 작가의 책을 받아들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책이 아니라 마치 사람이 하나 온 것처럼 나는 애절한 눈빛으로 책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만졌다. 벽지 같은 느낌의 책 표지를 문질 문질 문질렀다. 마치 귀한 도자기를 방금 받아든 사람처럼 나는 한참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표지를 넘기자 그녀의 이름과 소개가 나왔다.

설재인

1989년생.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간신히 졸업했다. 특목고에서 몇 년간 수학을 가르쳤으나 매일 불행한 눈동자들을 수없이 마주해야 했다. 이대로 가다간 한강에 스스로 몸을 던질 것 같아 대책 없이 사표를 내고 나와 버렸으며, 누가 직업을 물어보면 무급의 복싱 선수라고 대답한다.

소설집 내가 만든 여자들

그녀는 작가 소개에 자신의 이름만 적고 싶어 했다.

이제 첫 소설집을 낸 병아리 중에서도 상 병아리 신인작가라 원하는 대로 책을 낼 순 없었을 거다.

하지만 언젠가 당신의 이름

설. 재. 인 딱 이 세 글자만으로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소설집은 총 12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단편집이 6-7개의 글로 이루어지는 것에 비하면 단편의 개수가 많다. 입맛 까다로운 독자를 위해 작가는 다양한 반찬으로 거하게 한 상을 차려낸 느낌이었다.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봤어.

책 내용을 스포 해선 안되기 때문에 간단하게 소개만 해보겠다.

1. 앤드 오브 더 로드 웨이: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다. 그런데 여자네?!!

2. 리나, 찡쪽: 태국 여행에서 돌아왔다. 말하는 작은 도마뱀, 찡쪽도 함께. 찡쪽은 태국 여자 리나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는데...

3. 지구를 기울이면: 사거리에서 사고가 났다. 스타렉스는 아이를 치고 놀라 후진하다 멍하니 서 있던 여자를 깔아뭉개버렸다. 둘은 즉사했다. 그 후 ...

4. 엉키면 앉아서 레프트 보디 : (내가 정말 쓰고 싶은 타입의 글이다. 물론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의 형태여야만 하겠지만 ㅎㅎㅎ)

애인에게 복수하고 싶어서 복싱을 시작한다. 총 다섯 명의 이야기, 다섯 개의 찌질함이 이어진다. 난 나에게 구원 같은 복싱! 복싱은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5. 내가 만든 여자들 : (최애 단편) 임차 장님의 파우치는 늘 불룩하다. 우연히 보게 된 파우치 속에는 눈알 두 개, 잘린 손가락 세 개가 있었다. 임차 장님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일까??????!!

6. 불가능했던 것에 대하여: 나는 특목에 수학교사다. 종례시간 교실 컴퓨터에서 이상한 파일을 클릭했는데 포르노였다. 여학생이 울면서 달려왔다. 남학생들이 단톡에서 자신들을 재물 삼아 성적 농담을 하고 있다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설재인의 단편집에는 동성애, 성폭행, 다문화가정, 사랑, 학교, 연애, 복수, 복싱 등 다양한 소재를 담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사회적 약자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녀는 현재 이슈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꾹꾹 눌러 담았다.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단편도 보였다. 작가의 아픔이 느껴져서 읽는 내내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설재인 작가의 첫 단편집 『내가 만든 여자들』은 시간을 내어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영화를 보듯 드라마를 보듯, 우리의 삶이 무료할 때 책을 열어보자.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고 당신은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책을 덮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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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책]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안자이 미즈마루 지음, 이하나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 안자이 미즈마루는 『덜컹 덜렁 기차』, 『아이스크림 주세요』등의 그림책을 펴냈고 2014년에 세상을 떠났다.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는 사과나무에서 떨어진 사과의 여정을 보여주는 동화이다. 총 20페이지의 짧은 그림책이다. 온 힘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체라 동화를 보는 아이들이 책을 보고 따라 그려보거나 색종이를 오려 책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림책은

 

로 시작한다. 처음 읽을 때는 안자이 미즈마루가 쓴 대로 읽자.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귓가에 속삭이듯이도 읽어보고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늦잠 자는 아빠가 깜짝 놀라 깰 정도로 우렁찬 목소리로도 읽어보자. 두 번째 읽을 때는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하는 건 어떨까?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지어내보는 거다. 비슷해도 좋고 엉뚱해도 좋다. 어린아이들은 반복하여 읽는 것을 좋아한다. 아마도 아이는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를 또 읽으려고 할 것이다. 세 번째 읽을 때는 사과가 아닌 다른 과일로 바꾸어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꼬마 친구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발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사과 대신 물렁한 복숭아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

이리저리 치여서 멍들고 과즙이 흘러내려도, 아프니까 복숭아다!

빨간 사과 한입 베어 물며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를 나만의 방식으로 읽어보자.

거짓말을 시작하고, 자신의 경험을 희한한 이야기로 지어내길 좋아하는,

스토리텔링의 귀재인 미취학 아동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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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책]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안자이 미즈마루 지음, 이하나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 안자이 미즈마루는 『덜컹 덜렁 기차』, 『아이스크림 주세요』등의 그림책을 펴냈고 2014년에 세상을 떠났다.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는 사과나무에서 떨어진 사과의 여정을 보여주는 동화이다. 총 20페이지의 짧은 그림책이다. 온 힘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체라 동화를 보는 아이들이 책을 보고 따라 그려보거나 색종이를 오려 책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림책은

 

 

로 시작한다. 처음 읽을 때는 안자이 미즈마루가 쓴 대로 읽자.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귓가에 속삭이듯이도 읽어보고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늦잠 자는 아빠가 깜짝 놀라 깰 정도로 우렁찬 목소리로도 읽어보자. 두 번째 읽을 때는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하는 건 어떨까?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지어내보는 거다. 비슷해도 좋고 엉뚱해도 좋다. 어린아이들은 반복하여 읽는 것을 좋아한다. 아마도 아이는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를 또 읽으려고 할 것이다. 세 번째 읽을 때는 사과가 아닌 다른 과일로 바꾸어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꼬마 친구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발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사과 대신 물렁한 복숭아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

이리저리 치여서 멍들고 과즙이 흘러내려도, 아프니까 복숭아다!

빨간 사과 한입 베어 물며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 사과』를 나만의 방식으로 읽어보자.

거짓말을 시작하고, 자신의 경험을 희한한 이야기로 지어내길 좋아하는,

스토리텔링의 귀재인 미취학 아동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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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이야기 과학과 친해지는 책 24
이지유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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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다양한 배경지식을 다루지만 그 중 동물에 대한 주제를 아이들은 가장 좋아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흥미로운 동물이 사는 곳이 아프리카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가고 싶다고 쉽게 가서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렇기에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이야기> 더욱 고맙고 반가운 책이다. 책은 민지와 민우 남매의 여행기 식으로 쓰여져있다. 마치 내가 민우고 민지가 된 것 같아 지금 세렝게티 국립 공원에서 주변을 둘려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선명한 사진이 페이지마다 실려있고 그냥 넘기기 아까운 그림이 여행의 감동을 더해준다.

이 책은 재미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홍학이 왜 빨간색을 띄는지, 코뿔소는 같은 종의 죽음에도 왜 슬퍼하지 않는 지에 대한 질문에 답해준다. 흥미진진한 질문이 많아 적어놓았다가 사람들에게 퀴즈를 내고 싶은 생각이 마구 든다.


<아프리카이야기> 한 권을 읽고 나니 내가 아프리카 박사가 된 기분이다. 


영상에서 담지 못하는 방대한 지식과 작가의 재치, 눈과 가슴에 담긴 아프리카 사진이 기억에 남는다.


나도 언젠가 민우와 민지처럼 아프리카에서 빅파이브를 볼 날을 기대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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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유 어게인 in 평양 - 나는 북한 최초의 미국인 유학생입니다
트래비스 제퍼슨 지음, 최은경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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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눈에 띄었다. 북한에 대해 쓴 글이란 걸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게 북한스럽게 잘 만든 것 같다. 50년 전에 내가 이 책을 카페에서 읽었다면 빨갱이라고 잡혀갔겠지?

지은이 트래비스 제퍼슨은 2016년 북한으로 어학연수 때의 경험을 글로 남겼다. 아쉬운 점은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회사가 실존 인물이나 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트레비스는 생동감 있는 묘사를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경험을 삭제하기도 덧붙이기도 하며 가공했겠지만, 그의 이야기는 살아있었다.

 

프롤로그에 적힌 그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이동에 대한 탐닉이 글쓰기에 양분을 공급하고 있으므로 나는 여행에서 길 잃는 것을 주목적으로 삼는다……. (중략) 그런 의미에서 나 같은 사람이 길을 잃는 것을 금지하는 지구상의 단 한 국가에 끌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고 가끔은 목숨을 내거는 일도 많다. 연쇄살인이 일어난 집에 찾아간다든지 여행 금지 국가를 굳이 찾아가서 납치되는 일도 있지 않은가? (이건 좀 다른 건가) 아무튼, 그의 호기심 덕분에 자유롭게 북한을 갈 수 없는 남한인이 간접 체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의 체제는 폐쇄적이고 사람들은 배고프고 세뇌되어 있다는 뻔한 내용만 있지 않아 좋았다. 대학에 다닐 때 북한학을 교양으로 선택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던 내게는 당연히 흥미로웠고 지금의 평양이 어떤지 궁금한 남한인에게도 편견 없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트레비스는 평양에서 어학연수를 했으므로 다른 지역을 엿볼 순 없었으나 북한에서 평양을 보았으면 대한민국에서 서울을 본 것과 진배없다고 본다.

 

우리는 북한과 완전히 무장된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분단되어 있다. 지구 유일의 분단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 대부분이 그 사실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간다. 북한은 여전히 우리와 총구를 마주하고 있는 주적이다. 그러면서도 같은 언어를 쓰는 조상이 같은 한민족이다. 북한은 변하고 있다. 앞으로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관심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언젠가 미국인이 바라본 북한 체험기가 아닌 남한인이 체험한 유튜브 영상에 '좋아요'를 누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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