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이발관 - 6집 홀로 있는 사람들 [일반반]
언니네 이발관 노래 / 블루보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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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알라딘 중고매장에 이 음판을 팔았다. 언니네 이발관 1집부터 5집까지 꾸준히 사 모으고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 일기와 작업 영상을 챙겨보며 6집을 기다려온 시간 치고 먹먹했다. 막상 들으니 노래가 와닿지 않았다. 누가 이렇게 셋을 재촉했지? 아니다. 이건 이석원과 이능룡 두 사람 사이 문제가 아닐까? 아니면 모두에게 문제가 없어서 6집을 완성하고 모두 헤어지는 걸까? 이들의 마지막이 이렇게 끝나도 되는 걸까? 이 따위 생각을 하며 마지막으로 음반을 들으니 모든 트랙이 슬펐다. 음악을 들으며 슬프다면 그건 곡이 아름답거나 마음을 울려서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열심히 달리는데 그 모습이 안타까워서 슬픈 기분이었다.


  많은 사람이 6집을 듣고 5집이 '너무' 명반이었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다 큰 어른이 자기는 아직도 20대고 세상은 내게 너무 모질고 나는 아프고 그렇지만 너를 적당히 사랑하겠다 라든지, 6집이 마지막이 아니라 그 직전에 낸  디지털 싱글이 마지막이 되었어야 했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5집은 다 듣고 머리 속에서 다시 상상하며 들을 수 있었지만, 6집은 그렇지 않았다. 무언가 꽉 찬 기분이지만 정작 소화가 안 되는 것 같았다. 물론 들으면 좋다. 하지만 좋다는 말로만 마지막 음반을 듣고 마무리짓기엔 허전하고 아쉽다. 더욱이 각 곡마다 이석원이 자세히 설명한 글을 읽고 있자면 그 설명을 머리로는 이해하겠지만, 결과인 음반과 맞춰보자니 어색하다. 


  그렇다면 나는 5집 같은 6집을 바란 걸까? 넓은데 좁고 무언가가 꽉 들어찬 듯 하지만 마른 공간 안에서 무언가에 이끌리듯 약 50분 동안 취하는 느낌을? (물론 5집 평을 조금만 찾아보면 1, 2집이 더 낫다는 의견도 많다) 2CD가 아니고, 라이브 앨범도 아니다. 겉 커버를 벗겨내면 숫자 6에 가려져 있던 이석원과 이능룡과 전대정이 나타난다. 정말 앨범 제목대로 셋 모두 홀로 있다. 마치 10년 전이라면 위험했지만, 이제는 정체를 드러내도 전혀 타격 받지 않을 존재 같다. 이들의 모습이 드러난 앨범이 있었던가? 이게 우리라고 선언하듯 큰 숫자를 박아넣고, 사진을 찍으며 '마지막'이라고 확정한 모습이 아직도 낯설다. 5집을 처음 들었을 때에도 분명 낯설었는데 6집은 다르게 낯설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5집은 명반이고 6집은 아쉽다. 만약 두 앨범의 순서가 바뀌었다면 어땠을까? 5집이 홀로 있는 사람들이고 6집이 가장 보통의 존재였다면? 그러면 나는 그들의 마지막을 지금과는 다르게 아주 찬양했을까? 마지막은 이래야 멋있다고, 매우 흡족한 퇴장이라고 여기저기에 말하고 다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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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도서관람 거울 너머 1
임소라 지음 / 하우위아(HOW WE ARE)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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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출판물서점 유어마인드에 갔다가 생김새를 보고 눈독 들였던 책이다.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삭제했다 다시 담길 반복하다 결국 전자책으로 샀다. 


  내용은 정말로 도서관을 관람한 '도서관람'이다. 글쓴이는 책에서 약 한 달 넘는 동안 서울 도서관을 다녔다. 그중에는 내가 가본 곳도 있고(세 곳) 가보려다 못 가본 곳도 있으며(네 곳) 아예 처음 듣는 곳(나머지)도 있다. 


  못 가본 도서관을 읽을 때는 정말 내가 직접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입구로 들어와 회원가입은 어떻게 하는지, 소지품은 맡겨야 하는지,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다리를 떨거나 혼잣말 하는 것 따위가 처음 가는 곳이라면 당연히 신경 쓰인다. 머문 시간은 모두 다르겠지만 장마다 도서관을 별점으로 평가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감히 도서관을 평가하다니? 누군가는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누군가의 평가는 또 다른 사람에게 정보가 되고 그곳을 찾아갔을 때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모자란 구석이 있다면 하나씩 고치면 될 것이고, 못 고치겠다면 다른 점을 더 살리면 되겠다. 내가 이렇게 적은 걸 글쓴이는 종이에 메모로 적어두었고, 책에 그 종이가 실려있다. 쉽게 알아보는 글씨가 있는가 하면, 아무리 봐도 무슨 글자인지 보기 어려운 것도 있다. 


  나는 남산도서관과 용산도서관을 좋아한다. 두 곳은 건널목 하나를 두고 붙어있는데, 분위기가 다르다. 굳이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가보는 편이 낫다. 버스를 타지 않으면 어디서든 힘들게 걸어가야 한다. 읽으려는 책이 어지간해서는 다 있다. 남산에 없으면 용산에, 용산에 없으면 남산에 있기도 했다. 식당에서 밥이나 라면을 사 먹은 적은 없지만 한 번쯤 이용해보고 싶었다. 자판기에서 음료수라도 하나 뽑아 마실 걸 그랬다. 계절 상관 없이 도서관에서 남산타워를 바라보면 기분이 이상했다. 여기서 살면 어떨까? 그때엔 이 글쓴이처럼 도서관에 별점 줄 생각은 못 해봤으니 이제는 해본다. 두 곳 모두 별 네 개를 준다. 하나씩 빠진 이유는 또 가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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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가족 - 아파트 키드의 가족 이야기
박재현.김형재 엮음, 박해천 기획 / 마티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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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위치파악서비스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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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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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이 아니면 이렇게 읽힐 수도 없었을 책입니다.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도 쉽게 스며들 수 있고 다 읽고 빠져나와도 괜히 마음 속에 잘 안 닦이는 무언가가 남은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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