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역사 - 고대부터 르네상스까지, 예술에 담긴 음식 문화사
질리언 라일리 지음, 박성은 옮김 / 푸른지식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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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푸른지식에서 출간된 미식의 역사는 표지만큼이나 흥미로운 음식과 미식의 역사들이 가득차 있어 흡사 고대 궁정의 보물창고나 먹음직스런 음식이 가득차 있는 음식창고 같은 느낌이 물씬 드는 책이다.

제법 큰 판형에 500P 가까이 되는 두께감,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등장하는 음식과 관련된 화려한 그림들은 그것만으로도 보는 즐거움을 던져주고 있다.

보고 느끼고 즐기는 고대부터 르네상스까지 중세시대엔 어떤 음식들을 먹고 살았으며 어떤 음식들을 선호했는지 음식을 대하는 가치관이 지금과는 어떻게 달랐는지를 고대벽화부터 시작해 피라미드,도자기,모자이크,정물화등을 통해 미식의 역사를 엿보며 이해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만 기미나인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중세시대에도 그런 역활을 드는 시중이 있었으며 궁중에서 여는 만찬이 단지 먹는 목적 때문만이 아니라 정치적 술수로 이용된거며 고기를 써는 준수사항이란게 있는데 그 항목이 7가지나 된다.격식에 맞게 옷을 갖춰 입고 왼쪽 새끼 손가락엔 값비싼 반지를 꼭 껴야하며 발레를 하는듯한 동작으로 고기를 접시에 놔야 하는등..지금 생각하면 우습기도 한 격식들이 등장하기도 한다.일주일 내내 이어진 연회에 쉬지 않고 음식을 올려야하는 하인들의 노고와 흥청망청인 귀족들과의 엄청난 괴리감이란.


중세시대 사람들은 처음엔 채소가 위험한 음식이라 생각하고 고기를 최고의 음식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채소와 생과일의 찬 성분 때문에 몸에 좋지 않을꺼라 여겼었지만 시골에선 이미 많이들 샐러드로 만들어 생으로 먹기도 했으며 자코모란 이탈리아 여행가가 이런 관습을 바꾸고자 유럽과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여행하며 과일과 채소를 전파하기도하고 고기와 단것을 많이 먹는 영국인의 식습관을 바꿔놓기도 했다.결국 농민들이 주로 먹던 샐러드가 귀족 연회에까지 오르며 식문화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환경과 시대에 따라,혹은 생산량에 따라 대접받고 홀대받는 음식들의 서열이 바뀌기는 지금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한다.과연 먼 미래엔 어떤 음식들이 대접받게 될지 우리의 식문화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런지 궁금해 진다.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는 후식겸 간식인 과자나 파이의 다양함 못지 않게 이미 르네상스 시대에도 그 화려함과 가짓수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이 책이 아니였다면 아마 평생 몰랐을 수도 있었겠다 싶고 ^^

지금도 볼 수 있는 파이의 격자무늬 크러스트나 딱딱한 겉덮게는 음식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한 아이디어 였으며 손님을 놀래키기 위해 그 속에 새를 넣어 놓기도 했다고 하니 그 시절에도 참 번뜩이는 센스감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음주전, 음주후 양배추를 먹으면 몸에 좋다고 생각했다거나 아스파라거스를 귀한 식재료로 여긴거며 포도주에 여러가지 첨가물을 가미해 주조해 색다른 맛을 찾아내고 생산지와 만든이의 이름을 라벨화 시켰다거나 한걸 보면 지금이랑 별반 차이나지 않는 선조들의 앞선 지혜를 엿볼 수 있다.그리스 로마 시절,집안 곳곳에 음식벽화나 모자이크로 장식하기도 했는데 단지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 보다 미식의 즐거움도 상당히 중시했음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맥주의 시작은 언제일까?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절부터 맥주여신 '닌카시'를 향한 찬가까지 불리워 졌다고하니 인간이 맥주와 함께한 세월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참 놀랍기만 하다.비록 가설이긴 하나 수렵과 채집을 하던 인간들이 정착하기 시작한것도 맥주사랑 때문이라고 하니 ㅎ 아마 맥주를 먹기 위해선 정착을 하고 곡식과 열매를 경작하고 여자들은 집에서 맥주를 만들고 빵을 구으며 농업이 발전했다는 가설.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고대벽화나 무덤의 벽화를 보면  빵만드는 방법이나 음식을 만드는 그림들이 나오는데 조금이나마 그 시절을 추측해보고 상상해 볼 수 있는 귀한 자료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을 읽으면 과거와 현재의 미식문화 뿐만이 아니라 미래의 음식문화까지도 유추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환경적 요인으로 고기만 섭취할 수 밖에 없었던 이누이트 족이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를 보며 앞으로 지금보다 더 환경이 파괴되고 식수도 부족해지며 식량 부족사태가 심각해질때 우리 인간은 어떻게 과거에 그랬던것처럼 현명하게 적응해 나가며 미식의 역사를 쌓아 나가게 될런지..어떤 동물보다 환경에 잘 적응해 나가는 인간이기에 오랜 미식의 역사를 가진 인간이기에 먼 미래도 그리 어둡지만은 않지 않을까?

비록 캡슐로 연명하게 될 우주시대가 도래한다고 해도 여러가지 맛 버전이 있을것이고 또 식감이 다른 버전도 있을테니...ㅎ 정말 바라지 않는 바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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