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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 - 보통엄마의 외국어교육 특별훈련기
장춘화 지음, 김종성 그림 / 한GLO(한글로) / 2022년 8월
평점 :
"이게 정말 가능해?"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이었다.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는 영어를 못하는 나에게는 굉장히 신선한 제목이었다.
책을 펼친 후 빠져들 듯 읽어내려갔다. 처음에는 문체가 다소 낯설기도 했는데, 계속 읽다보니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읽는 듯 속마음을 듣는 듯 해서 앉은 자리에서 쭉 읽어내려갔다.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 저자의 자녀분은 실제로 한국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일본어, 총 6개 국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능숙하게 외국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보며, 이 모든 게 '한글로영어'로 가능했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 책은 저자의 한글로영어 역사의 기록물이다.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그 내용이 궁금했다.
영어 밑에 한글로 쓰면 안돼요?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의 저자는 한글로 발음을 써서 자녀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시골에서 전교 꼴등을 하는 아들을 보며 일찌감치 학력보다 영어실력을 키워줘야겠다고 판단했다 한다.
결과적으로는 이 모든 것이 밑바탕이 되어 저자의 자녀들은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우수한 학업성적까지 이루었다. 과연 나라면 대한민국에 살면서 한국의 입시교육을 포기하고 한글로영어를 밀어붙일 수 있었을까? 저자의 결단력과 추진력, 그리고 끝까지 밀고나간 꾸준함에 감탄했다.
한글로 발음을 써서 가르치는 것은 처음부터 난관이 있었다. 배우자도 인정하지 못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할 수 있는 것을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한글로 발음을 적어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저자의 영어교육 성공의 열쇠는 꾸준함에 있었다. 아침에 두 번, 저녁에 세 번, 하루 다섯 번, 같은 것을 2주 정도 읽히니 아이들이 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매일 읽기 습관을 잡아가는 3개월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꾸준히 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었고, 한글로 적어서 읽는 것은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 한글로 발음을 적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글로 읽는 것만으로 어떻게 영어습득이 가능했던 걸까?
브로카 뇌는 들어서 하는 게 아니다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에 따르면 인간의 뇌에는 말 뇌와 글 뇌가 따로 있다고 한다.
말 뇌인 브로카 뇌는 들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하나하나 소리를 내가면서 입력해서 귀로 들어가야 작동한다고 한다. 마치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우듯 듣고 말하는 과정을 거쳐서 습득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학습 시기가 지나버린 것이 아닐까 걱정이었는데, 기적의 시기는 3살 이후에도 초등학교 3학년 때 또 온다고 한다. 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연습해서 뿌리내려야 한다고 하니 지금부터 차근차근 뿌리내리는 과정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방법은, 한글로영어!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에 따르면 한글로영어는 처음부터 뜻을 알고 말로 연습한다고 한다. 뜻을 알고 듣기 때문에 듣는 즉시 뜻이 머리에 들어오는 것이다. 뜻을 모른 채 흘려듣기를 하면서 이게 과연 이해가 되는 날이 올까 의문스러웠는데, 뜻을 알고 소리로 공부한다면 언어습득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말이 되기 위해서는 똑같은 책을 지겹도록 반복해야한다고 한다. 생활영어(토익), 학교영어(토플), 통화책, 이렇게 최소 세 권의 책을 읽고 또 읽고 반복해서 읽어야한다고 한다.
영어의 초석을 다지는 과정이 지루하고 힘들겠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조차 못한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함을 가지고 실천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실력만 준비해 놓았더니...
"실력만 준비해 놓았더니 이렇게 넝쿨째 들어온 기회를 잡았다."
이 부분에서 너무 크게 공감했다.
어릴 때는 행운이라는 게 단순히 운 좋은 사람에게 가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똑같은 기회가 지나가도 그걸 행운으로 여길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언제든 그걸 잡을 수 있게끔 노력하고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는 걸 알게됐다.
저자의 자녀는 서류마감이 단 이틀 남은 중국 대학원 장학생 추가모집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다.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잘해야 하는 조건이 충족되어 있었고, 이미 시험 등 각종 자격을 준비해두었었고, 추천서를 직접 작성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나도 이렇게 준비된 사람이고 싶고 아이들도 그렇게 되게끔 도와주고 싶다.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를 읽으며 영어를 못하는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공부했다고?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의 저자는 한글로 외국어를 공부한 우리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조선 전기 세종대왕 시대에는 중국어 교재 '노걸대'의 중국어 밑에 한글로 소리와 뜻을 적어 한글만 읽을 줄 알면 누구나 중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조선 후기에는 아시아 지역에서 조선의 영어실력을 따라올 나라가 없었다 할 정도로 영어를 잘 했다고 한다.
찾아보니 다산 정약용이 지은 한문 교재 '아학편'에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표기와 발음 등을 적어 지석영과 전용규가 1908년 다시 펴낸 책이 있었다. 한글로 적힌 영어발음을 보며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Run'을 [으런]이라고 적어둔 것을 보며, '한글로영어가 정말 가능하구나', '오래전부터 실제로 활용된 방법이구나' 하는 것을 깨닳았고 한글로영어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외국어는 공부가 아니라 운동이다
"딸과 아들은 이제 너무 잘 알고 있다. 외국어는 공부가 아니라 운동이라는 것을. 글자로 접근하는 게 아니고 소리내서 하는 꾸준한 반복훈련이라는 것을."
외국어는 공부가 아니라 운동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꾸준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덮는 순간, '이거, 가능할 것 같은데? 당장 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아이를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일을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이야기》 저자는 결국 해냈고 결과로 보여주었다.
한글로영어는 아이와 함께 나의 영어실력도 쌓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인 것 같다. 온 가족이 함께 한글로영어를 통해 외국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자유자재로 내 생각을 다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