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와 모래 괴물 과일 채소 히어로즈 시리즈
사토 메구미 지음, 황진희 옮김 / 올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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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와 모래 괴물》은 표지부터 아주아주 귀여운 그림들로 그려져있어서 단번에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귀여운 포도와 함께 용과 새, 키위 꽃, 자몽 꽃, 파프리카 꽃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맛있는 숲 친구들이 그려져있고, 선글라스를 낀 과일채소 히어로즈들이 멋있게 등장하고 있다.

모래 괴물이 어떤 모습 가지고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지 기대하며 아이들과 책을 읽었다.



《포도와 모래 괴물》 속 포도는 맛있는 숲에서 단체 줄넘기를 하는 친구들을 발견하자 곧장 달려가 함께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친구들은 기쁜 마음으로 포도를 맞아준다.



《포도와 모래 괴물》의 포도는 장난을 좋아하고 흥이 많은 친구이다. 장난스럽게 높이 뛰고 춤을 추며 줄을 넘다가 잎과 줄기가 줄에 걸려 놀이를 망쳐 버린다. 협동이 중요한 단체 줄넘기에서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고 자신의 기분대로 행동한 것이다.

친구들은 포도의 행동에 화를 내고, 사과는 참지 못하고 포도에게 잎과 줄기를 자르고 오라며 심하게 이야기한다. 사과의 말에 포도는 화를 내며 떠나버리고, 남은 친구들마저 서로를 탓하며 싸운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배려하며 살아간다. 

아이들은 타인과 관계맺음에 있어 서툰 면이 있다. 생각의 중심이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 형제, 친구 등 다양한 관계에서 여러가지 갈등을 겪게되고 그 상황을 이겨내며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배워나간다.

《포도와 모래 괴물》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만 좋을대로 행동한 포도와 자기 기분대로 말한 사과의 갈등은 우리가 겪는 다양한 갈등의 한 장면과 겹쳐보인다.

과일 친구들은 이런 갈등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게 될까?



과일 친구들이 서로를 탓하며 싸우는 그때, 모래 괴물 바삭이가 등장한다.

'삐걱삐걱 까칠까칠 말라 버린 마음'​

친구와의 관계가 어색해지면 마치 모래를 씹는 것 처럼 마음이 까끌거리고 불편해지는데 그런 마음을 모래 괴물로 표현한 것이 참 재미있었다.

모래 괴물 바삭이는 친구들 뿐만 아니라 과일채소 히어로즈마저 말려버리려고 한다. 바삭바삭 말라비틀어진 향신료로 만들겠다는 대목에서는 기발한 표현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과일 친구들뿐만 아니라 과일채소 히어로즈마저 위기에 처한 순간, 포도는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용감하게 모래 괴물과 맞서 싸운다. 

친구들과 놀이를 할 때 걸림돌이 되었던 포도의 덩굴은 눈 깜짝할 사이 모래 괴물을 덮어버렸고, 포도는 친구들과 과일채소 히어로즈를 구하게 된다.



모래 괴물에게서 친구들을 구한 뒤, 친구들에게 진정어린 사과와 칭찬을 받은 포도는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친구들을 위험에서 구해내고 친구들과 화해하는 순간, 모래와 같이 까끌까끌했던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하게 변한 것이다. 

관계의 회복은 타인에게뿐만 아니라 나의 정서적 측면에서도 안정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해준다. 타인과 갈등이 발생했을 때 단숨에 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해결해내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은 《포도와 모래 괴물》 책을 읽고는 "과일채소 히어로즈, 알아요!"라며 엄청 반가워했다. 알고보니 이미 어린이집에서 이전 시리즈 책들을 만났던 것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니 이미 네 편의 시리즈가 나와있었다. 《포도와 모래 괴물》을 재미있게 읽은 아이들은 다른 네 편의 책도 함께 읽어보고 싶다고 했다. 맛있는 숲에서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굉장히 기대된다.



《포도와 모래 괴물》은 친구들과 함께 할 때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툼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내 생각을 전달할 때는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포도와 모래 괴물》과 함께라면 아이들은 나를 지키면서도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함께 갖추어 보다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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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만 더! 미운오리 그림동화 5
나오미 존스 지음, 제임스 존스 그림, 김여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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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만 더!》 표지는 참 재미있다.

왼쪽은 사각형과 육각형이 아주 안정적이고 튼튼한 탑을 쌓고 있는 반면 오른쪽은 동그라미와 삼각형과 마름모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아슬아슬한 탑을 쌓고 있다.

이 두 대조적인 모습을 보니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딱 한 번만 더!》에는 귀여운 모양 친구들이 나온다.

《딱 한 번만 더!》 속 동그라미는 사각형과 육각형이 쌓은 탑을 보고 한 눈에 반한다. 동그라미와 삼각형과 마름모도 탑을 쌓기로 하지만, 사각형과 육각형처럼 멋진 탑을 쌓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동그라미와 모양 친구들은 강해지기 위해 운동도 하고 똑똑해지기 위해 공부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해서 쌓은 탑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결국 무너지고 만다.



모양 친구들은 다른 놀이를 하기 시작했지만 동그라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고민한다. 좋은 방법이 쉽게 떠오르지 않아 지친 동그라미는 바닥에 드러누웠다.

동그라미도 다른 친구들처럼 여러 번의 좌절 끝에 포기하게 될까?



그때 하늘에 떠있는 별이 동그라미를 바라보며 응원한다.

"포기하지 마!"
"계속 노력하다 보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우리는 거듭된 실패를 경험하면 지치고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때 우리를 응원하는 한 사람이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저 별과 같은 존재가 되어줘야 하지 않을까? "조금만 더 힘을 내!",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믿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별의 응원에 힘입어 동그라미는 결국 좋은 방법을 떠올리고 친구들에게 이야기 한다.

"우리 딱 한 번만 더 해 보자!"



이 페이지로 넘어오기 전 큰 아이가 이야기했다.

"엄마! 눕혀서 쌓으면 되잖아요!"​

책을 읽기도 전에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책에서 계속 2차원의 모습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보이는 모습에서 답을 찾으려고 고군분투 할 줄 알았는데, 3차원을 생각해버린 것이다. 아이들은 사고가 정말 유연한 것 같다. 

요즘 글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우리 작은 아이는, 오늘 길에서 놀라운 발견을 하고는 나에게 소리쳤다.

"엄마! 저거 '양'이죠?"​

아이의 독창적인 생각이 놀라워 한참을 웃었다.



아이들의 유연한 생각들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나는 프레임에 익숙해져서 그것을 벗어날 생각을 못하는데, 아이들은 애초에 틀이라는 것에 얽매여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아이들을 내가 어른의 기준을 강요해서 정형화된 틀 속에 가두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내 생각을 강요해서 아이들의 생각의 경계를 규정짓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자주 한다.

《딱 한 번만 더!》는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유연한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 주는 것 같다. 마치 "그래! 어른들이 엉뚱하다고 하는 너의 그 생각들이 멋진 해답이 될 수도 있어! 네 생각을 마음껏 펼치렴!" 하고 응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딱 한 번만 더!》 속 동그라미는 결국 탑 쌓는 것을 성공하고, 나아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른 것은, 바로 그 '딱 한 번만 더!'가 아니었을까?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한 번 더 해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은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에 부모의 믿음과 지지가 더해져서 무럭무럭 커 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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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갯벌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33
김숙분 지음, 신외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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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의 아이들은 보통 그렇겠지만, 우리 아이들 역시 바다생물을 참 좋아한다. 나도 모르는 바다생물들의 이름을 줄줄 꿰고 있다.

《와글와글 갯벌》은 우리나라 갯벌에 살고 있는 갯벌 생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손꼽히는 우리나라의 갯벌에는 다양한 생태계가 공존하고 있다. 식물 164종, 동물 687종의 삶의 터전이며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 중 47%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아직 '시'라는 문학장르를 접해본 적이 없는데, 좋아하는 갯벌 친구들을 주제로 한 동시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와글와글 갯벌》 1부는 갯벌 친구 이야기이다. 갯지렁이, 따개비, 굴, 딱총새우, 망둥이, 골뱅이, 말미잘, 흰동가리, 짱뚱어, 갯비틀이고둥, 달랑게, 재갈매기, 옆길게, 털날개갯지렁이, 개불, 갯강구, 소라게, 바지락, 맛조개, 가무락, 해삼, 총 21종의 갯벌 친구들이 나온다.

말미잘은 촉수의 화려함이 한 떨기 꽃과 같아서 바다의 아네모네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촉수에는 독을 지닌 자포가 있어서 물고기는 물론 사람에게도 해를 입히는데, 흰동가리와는 서로 이익을 주고 받으며 함께 산다고 한다. 말미잘과 흰동가리를 통해 공생관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와글와글 갯벌》 2부는 갯벌 식물 이야기이다. 갯채송화, 퉁퉁마디, 갯개미취, 꼬시래기, 톳, 부들, 방석나물, 나문재, 칠면초, 기수초, 총10종의 갯벌 식물들이 나온다.

갯벌에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식물이 사는지 몰랐다. 갯벌에 사는 식물을 염생식물이라고 하는데, 강한 햇빛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해서 잎이 대부분 두껍고 넓다고 한다.

아이들은 갯벌 식물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칠면초'를 보니 칠면조가 생각난다며 즐거워 했었는데, 정말로 칠면조처럼 색이 변한다해서 칠면초라고 한다.

'퉁퉁마디'라는 이름을 듣고 아이들은 깔깔 웃었다. 우리가 흔히 '함초'라고 부르는 식물이 바로 퉁퉁마디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함초소금을 보여주며 실제로 우리가 갯벌 식물들을 먹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와글와글 갯벌》 3부는 갯벌 새 이야기이다. 저어새, 왜가리, 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새, 물떼새, 황새, 청둥오리, 괭이갈매기, 두루미, 총9종의 갯벌 새와 칠게, 뻘낙지, 총2종의 갯벌 친구들이 나온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는 '황새'는 1994년 9월 동물원에서 사육되던 암컷이 숨을 거두며 한국 황새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후 1996년 한국황새복원영구센터가 설립되어 황새 복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이들에게 천연기념물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해주었다. 갯벌이 많은 동식물들의 삶의 터전으로써 동식물을 보호하는 기능도 하기에 갯벌을 더 소중하게 보호해야겠다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와글와글 갯벌》 마지막에는 갯벌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들이 나와있다.

갯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갯벌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갯벌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갯벌은 어떤 일을 하는지, 갯벌 체험할 때 주의할 것은 무엇인지, 람사르 협약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나와있었다.

앞에서 갯벌 동식물들을 만나며 갯벌과 친숙해졌다면, 뒤에서는 아이들이 갯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끔 도와주었다.



《와글와글 갯벌》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한 동시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한 권 쭉 읽고나니 동시와 함께 하는 갯벌 생물들에 대한 백과사전 같았다.

갯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여러 생물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역시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을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도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과 함께 갯벌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지구를 사랑하고 보존하는 마음까지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갯벌체험을 갈 때 《와글와글 갯벌》과 함께 한다면 정말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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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거짓말 북멘토 그림책 8
수산나 이세른 지음, 레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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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거짓말》은 책 표지부터 눈을 사로잡았다. 여우는 무언가 실수를 한 듯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책 제목과 함께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아, 여우가 거짓말을 했구나!'​

여우에게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따뜻한 봄날, 숲 속 동물 친구들은 호수에 모여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봄이 되어 숲으로 돌아오는 제비를 보며 하늘을 나는 이야기를 나누던 동물 친구들은, 하늘을 난다는 슈퍼거북의 실존여부에 대해 옥신각신한다.

바로 그때.

"아니야! 슈퍼거북은 진짜 있어. 나하고 친구야!"



《여우의 거짓말》 속 여우는 친구들에게 슈퍼거북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슈퍼거북을 만난 이야기부터 슈퍼거북이 동물들을 구해 준 활약상까지. 

슈퍼거북이 얼마나 멋지고 힘이 센지, 친구들에게 술술 이야기한다.



《여우의 거짓말》 속 동물 친구들은 여우가 슈퍼거북과 친구라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여우에게 여러가지 부탁을 한다. 슈퍼거북에게 선물을 전달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슈퍼거북의 비행 기술이 적혀있는 책을 보여달라 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여우는 흔쾌히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주겠노라며 호언장담을 한다.



그리고 그날 밤, 여우는 친구들에게 했던 모든 약속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독자들이 예상하듯 여우는 슈퍼거북을 만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슈퍼거북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여우는, 친구들이 거짓말쟁이라고 할까봐 겁이 났다.

그래서 여우는 사실을 밝히기보다는 친구들과 약속한 것을 자신이 대신 처리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여기서 여우는 첫번째 기회를 놓친다. 사실대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말이다.



고의로든 실수로든 누구나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은 꿈과 현실을 혼동하기도 하듯 실제와 상상의 경계가 불분명해서 거짓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거짓을 말하는 것이 없어진다. 이때는 의도를 가지고 거짓을 이야기한다기 보다는 상상을 현실로 착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나면 당장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타인에게 주목받고 과시하기 위해, 의도를 가지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거짓말이 나왔다면, 이미 내 무의식 속에 진실보다는 거짓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번 거짓말을 하게 되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은 더 어렵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하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비난 받을 각오를 하고 진실을 밝혀야하는데, 그것을 견뎌내는 것 보다는 나의 거짓이 조용히 뭍히기를 바라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여우의 거짓말》 속 여우는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이게 왠 걸? 거짓말을 거짓말로 덮는 과정에서, 여우는 오히려 자신을 대단하게 느끼게 된다. 거짓으로 준비한 것들을 나누어 주며 부끄러움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우쭐한 마음이 생긴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순간 잘못되었음을 직감하지만, 그것이 들키지 않고 넘어가는 순간 반성보다는 안도를 하고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기도 한다.



여우는 진실을 밝히지 않았고, 결국 또 다른 난처한 상황이 생겼다.

"여우야, 방금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우리 슈퍼거북을 초대하자!"



여우의 거짓말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슈퍼거북을 초대하자니...

하지만 여우는 여기서 다시 한번 진실을 밝힐 기회를 놓친다. 친구들에게 슈퍼거북을 초대하겠다고 약속해버렸고, 동물 친구들을 신이 나서 환영 파티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여우는 거짓말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상황에 목이 메고 숨쉬기조차 힘들어한다.

그리고 그때, 더 큰 사건이 벌어진다.



여우는 마지막 큰 사건을 겪으며 솔직하게 사실을 털어놓게 된다. 지금까지 슈퍼거북에 대해 말한 것은 전부 거짓말이라는 사실 말이다.

그림책이기 때문에 귀엽게 그려졌지만, 생각해보면 굉장히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여우는 늦었지만 자신이 거짓말을 했음을 시인하게 된다. 늦었지만, 늦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진실을 밝혔기 때문에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늦게라도 진실을 말한 것은, 큰 용기를 낸 것이다. 그것이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자신의 안위보다 타인을 위험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진실을 밝혔다는 그 사실에 대해서는 응원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늦게라도 진실을 알릴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다. 



여우의 거짓말이 밝혀지고 모두가 마음이 좋지 않았던 그때, 거짓말처럼 슈퍼거북이 나타났다. 슈퍼거북은 정말 존재했던 것이다.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했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여우의 거짓말》은 거짓말이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면서도, 아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게끔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거짓말은 해서는 안되지만, 아이들이 멋진 상상의 세계를 꿈꾸는 마음만은 잃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작가의 그 마음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잘 전해져서, 마음껏 따뜻하고 재미있고 희망찬 꿈을 꾸는 진실된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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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 - 초등학생이면 꼭 가봐야 할 역사여행지 66
홍수연.홍연주 지음 / 길벗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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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초등학생이면 꼭 가봐야 할 역사 여행지 66"

제목에 적혀있는 것처럼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은 초등 교과서에 실린 한국사 여행지를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여행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아이들과 함께 자주 시청했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에펠탑, 콜로세움, 타워브릿지, 구엘공원 등 해외 유명한 유적지들은 척척 알아본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는 아는 것이 없다. 함께 이야기 나눈 적이 거의 없으니 당연한 사실이다.

이렇게 부모나 아이 모두 대한민국의 역사가 묻어있는 명소에 관심을 두지 않으니, 나중에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적 지식들이 단순 암기과목으로 전락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이와 함께 우리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역사여행지를 하나하나 발로 밟아가며 생동감 있는 역사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펼쳐들었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은 목차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의 시대를 7개 파트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다.

1. 옛날과 오늘날의 생활모습 (70만 년 전~BC 1000년경)
2. 나라의 등장과 발전 (BC 1000~918년경)
3. 독창적인 문화를 발전시킨 고려 (918년~1392년)
4. 민족문화를 지켜나간 조선 (1392년~1794년)
5. 새로운 사회를 향한 움직임 (1794년~1896년)
6. 일제의 침략과 광복을 위한 노력 (1896년~1945년)
7.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과 한국전쟁 (1945년~현재)


우라나라의 역사의 흐름에 맞추어 여행을 다녀도 좋고, 지역별 인덱스를 활용해서 우리집 근처부터 차근차근 다녀봐도 좋을 것 같다.



■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 여행 가이드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는 정말정말 친절한 한국사 여행 가이드이다.

각 여행지마다 한 줄로 간단명료하게 여행지를 소개하고(장소 소개글), 초등 교과서 어느 페이지에 어떤 내용으로 실렸는지 그 내용을 알려주고(교과서 발췌), 교과와 연계하여 여행지에서 꼭 보고 배워야 할 것을 짚어주고(미션), 각 여행지에서 알아두어야 할 한국사 내용을 심도 깊게 가르쳐주고(학습 포인트), 그 외 다양한 이야기들과 유물, 유적, 미술품 등의 정보도 세심하게 설명해두었다.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쯤으로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가, 각 장소마다 교과서 내용과 연계하여 깊이 있는 역사 이야기까지 서술해둔 것을 보고 깜짝 놀랬다. 

어느 한국사 여행책이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보다 더 친절할 수 있을까?




■ 알고 보면 흥미로운 조선 왕의 이름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은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조선 왕의 이름에 대해 먼저 설명해준다.

아무래도 현재와 가장 가까운 시대이고 조선의 수도와 대한민국의 수도가 같다보니 여러 문화재나 역사적 자료들이 가장 많이 남아있고 직접 경험하기 쉬운 시대가 조선인 것 같다.

역사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에도 자주 등장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조선 왕의 이름을 알아두면 역사를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어릴 때 엄마에게 태정태세문단세와 자축인묘진사오미를 배웠었는데, 그 때 뇌리에 남은 게 두고두고 큰 도움이 되었다. 그때는 그냥 구구단처럼 달달 외웠었는데,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에서는 조선 왕의 '휘'와 '묘호'에 대한 설명까지 겸비해서 더 재미있게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에는 정말 많은 유적지와 문화재가 소개되어 있지만 팔만대장경은 정말 경이롭게 느껴졌다.

팔만대장경은 경판수가 8만1,350장, 새겨진 글자 수가 5,200만여 자, 전체 무게가 280톤이라고 한다. 경판을 모두 쌓으면 그 높이가 약 3,200m로 2,744m인 백두산보다 더 높다. 경판에 새겨진 글자는 여러 사람이 쓴 것임에도 일정하고 아름다워 조선 명필 추사 김정희가 이 글씨를 보고 "이는 사람이 쓴 것이 아니라 마치 신선이 내려와서 쓴 것 같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심지어 대장경판의 5,200만 글자 중 현대에 와서 겨우 찾아낸 오탈자율이 0.0003% 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팔만대장경을 만든 과정을 살펴보면 그 정성과 노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도대체 우리 민족은 어떤 민족이기에 이런 어머어마한 일을 해낼 수 있었던걸까? 우리 역사를 배우다보면 자긍심이 솟아오를 수 밖에 없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은 곳곳에서 우리 민족 문화의 우수함을 알리고 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나게 만든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은 시대별로 7개의 파트로 나누어 안내한 후, 마지막 '책 속의 특집'에서 6개의 테마를 추가로 이야기하고 있다.

1. 국립중앙박물관
2. 상하이에서 만난 우리 역사
3. 근대 흔적 투어
4. 유네스코 지정 우리나라 세계유산
5. 북한과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 & 사적지
6  우리 역사를 알아가다 보니 이런 것이 궁금했어요!

모든 테마가 다 흥미로웠지만 나는 '유네스코 지정 우리나라 문화유산' 테마가 재미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이 있는지 몰랐다. 특히 2010년 이후에 지정된 세계유산들은 거의 생소한 경우가 많았다. 나의 조국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얼마나 미천한지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을 참고로 유네스코 지정 우리나라 세계유산 투어를 해봐도 굉장히 뜻깊을 것 같다. 세계에서도 인정한 문화유산의 멋과 기품을 찾아 멀리 떠나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먼저 느껴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자연유산과 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도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얼마나 가치있고 보물 같은 것들인지 느낄 수 있었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는 정말정말 알차게 구성되어있다. 어디에서도 이렇게 역사 유적지와 역사적 지식들을 골고루 잘 담아놓은 한국사 여행책은 만나보지 못했다.

여행책 같으면서 역사교과서 같기도 한 이 책은, 실존하는 유적 앞에 서서 이 책을 꺼내 읽는 순간 눈 앞의 현실과 책 속의 과거가 함께 어우러져서 한국의 역사를 몸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외국을 여행할  때 관련 서적을 들고 공부하며 여행하듯, 우리나라 역사여행지를 찾아갈 때도 이 책과 함께하면 훨씬 풍요로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이 되면 《교과서가 쉬워지는 한국사여행》 책을 품에 안고 아이들과 한국사 여행을 다녀야겠다. 역사는 책 속에만 뭍혀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삶 속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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