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
이민 지음 / 라온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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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은 배우고 공부할 것이 정말 풍부한 책이었다.

공간에 대한 개념이나 인식이 부족한 나에게 이 책의 모든 순간순간은 새롭고 신선했다. 특히 공간을 공간 자체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연관지은 점이 좋았다.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공간이라는 시야를 통해 육아를 잘해나갈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공간을 경험한다. 공간은 생각을 자라게 하고 세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아이가 생활하는 집, 아이가 노는 놀이터,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지 등 모든 공간에는 이야기가 있고 힘이 있다.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며 아이의 생각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까?

기록하고 싶은 내용이 정말 많은 알찬 책이었다.



공간 경험치로 쌓는 세상 경험치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의 저자는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자녀들과 두루 다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갈 만한 공간들을 소개하고 짚어주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장 한 장 내용을 채워가면서 "아이들에게 진짜 좋은 공간이라는 게 무엇인가?" 라는 본질적 질문을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좋은 공간이란 디자인이 멋진 공간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곳이다."

저자의 공간에 대한 정의를 보며, 그간 내가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했던 멋진 공간이란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도 아이들에게 많은 공간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는데, 눈으로 보는 것에서 그쳤던 것 같다. 가슴으로 보고 감동과 매력을 느끼는 것에서 더 확장하여 머리로 보고 생각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지는 못했다.



공간에서 온몸으로 겪은 경험이 쌓이면 그것은 지식이 된다. 그 지식이 꼭 전문적이고 잘 정리된 지식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와 함께 하는 서툰 지식도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경험치가 될 수 있다.

"아직 어린아이들은 자신의 나이만큼 이해하기 마련이다. 경험치를 쌓는 일은 한 번에 끝날 수 없다. 그러니 오늘의 무관심에 실망할 필요 없다. (중략) 어쩌면 그 길이 사라져 아쉬움이 남을지도 머르지만, 아이가 엄마와 쌓은 동대문이란 공간의  경험치는 스스로 개척한 길들을 펼치는 데 단단한 밑거름으로 자리할 것이다."

부모와 함께하는 경험들이 기억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가 아이 인생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함께하는 추억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키즈카페에 가야만 즐거운 것이 아니다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 중에서 이 부분을 읽으며 "아!" 하고 탄성을 뱉었다. 아이들을 처음으로 박물관에 데리고 갔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박물관은 이해하기 어려운 공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박물관을 훨씬 많이 좋아했다.

아이들이 박물관에서 보는 모든 것을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이들은 그 곳에서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나름대로 즐기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공룡뼈를 보더니 그 시대에 함께 살았던 다른 공룡의 이름을 줄줄 읊는다거나, 천체망원경을 통해 태양을 보며 자신이 아는 우주에 대한 지식을 늘어놓기도 했다. 

우리는 잘 아는 것을 볼 때 보다 내가 아는 것 보다 조금 더 어려운 것을 이해하고 해결할 때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이들 역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아이들의 수준을 단정짓지 말고, 깊고도 좁게, 넓고도 얕게, 다양한 수준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다.



예술이 일상이 되도록 하라

이 세상의 수많은 순위 경쟁 속에서 예술은 등수를 매기지 않고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다.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이상, 예술을 즐기는 것은 순위를 매길 수 없고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는 활동이다.

우리 아이들은 미술활동을 좋아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 속에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글을 쓰며 내 생각을 정리하고 꺼내는 걸 좋아하는데, 아이들은 그림이나 혹은 다른 매개를 통해 내 안의 나를 꺼낼 수 있기를 바란다.



예전에 썼던 글을 읽을 때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나?', '이렇게 바라보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 역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관점이 바뀌는데, 글이라는 기록이 있었기 때문에 그 변화를 인지할 수 있었다.

아직 글을 능숙하게 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그림이나 사진은 본인이 그때 어떤 것을 관심있게 바라보고 어떤 생각과 느낌을 품었었는지 기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꼭 기록이 아니더라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엄마가 아이의 시선을 인정한다는 신호가 되기에 자신만의 시선을 갖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아이 역시 다시한번 생각과 느낌을 되새기게 될 것이다.

작가의 마지막 말은 감동적이었다.

"그러니 그것밖에 못 봤냐고, 더 없냐고 다그치지 말자. 아이는 지금 그림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색다른 공간에서 자신이 본 것을 자신의 언어로 기억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니까."



마음 편한 공간을 허락하자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에 따르면 '창조'는 '이 세상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창의'는 '새로운 생각, 의미를 만든다'는 뜻으로, 세상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무엇이 아니라 다름을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일이다. 기존의 현상 속에서 다양한 견해 사이의 비어있는 간격을 이어주는 능력이 창의력인 것이다.

창의는 갑자기 떠오른 순간의 아이디어가 아니다. 꾸준히 습득하고 반복하고 집중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새로움'이다.

반듯반듯 정리된 공간은 엄마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공간이지 아이들의 창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은 아니다. 어지르면 안된다는 강박 속에서 어떤 자유로움이 발산될 수 있을까?

공부가 잘 될 것만 같은 가지런히 정돈된 방은 아이를 위한 것일까, 엄마를 위한 것일까? 아이의 꿈이 자라고 호기심이 충족될 수 있는 공간을 내어줄 수 있도록 마음을 너그럽게 가지도록 해야겠다.



건강한 자극이 가득한 집

대부분의 비슷한 일상 가운데 가끔의 새로운 경험만으로 생각이 바뀌길 바라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 저자는 건강한 자극이 가득한, 크고 작은 변화가 가득한 집을 만들라고 조언해준다.

아이들은 공간 자체가 아니라 그곳에서 하는 활동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생활하는 어린이집도 하나의 교실이 미술영역, 수과학영역 등 활동에 따라 나뉘어져있었다. 우리집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집안 곳곳을 부르는 명칭으로 '취미작업 영역', '재미난 실험실', '미션 클리어 존', '엄마 잔소리 탈출실' 등 재미있는 생각들을 제안했다. 아이들이 얼마나 재미있어할까? 일상을 재미있고 새롭게 만드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집은 아이의 창작소이자 연구소이고, 단련실이자 놀이터이며, 기록소이자 박물관이다."



아이 스스로 계획하게 하라

공간을 계획하는 일은 교육의 일환으로 학교에서도 학급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아이들을 주체적으로 참여시켜 교육적 효과를 도모한다. 여럿이 함께 만드는 공간도 그러한데 자신의 방을 바꾸는 일에 아이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누가 한단 말인가?

아이의 방을 바꾸는 일에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보자. 어떤 색상을 사용할 것이며 물건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정리할지 아이의 의견을 받아들여보자.

그 결과가 다소 이상하거나 비효율적이면 또 어떤가? 수정하는 과정에서도 깨우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스스로 변화를 일으키고 그 결과를 수용하는 일련은 과정들은 가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속에 있을 때 두려움 없이 마음껏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 저자는 공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아이의 방부터 시작해 주변 곳곳에 있는 공간을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강한 자극을 줄 수 있다. 이런 자극은 아이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것이다.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공간의 힘》은 나의 생각의 폭을 한층 넓혀주었다. 저자는 '엄마의 생각 크기가 아이의 미래 크기를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을 내가 만들어 놓은 꽃밭 속에서만 머물게 할 것인가? 함께 드넓은 들판으로 뛰어나갈 것인가? 아이와 함께 공간과 세상을 탐험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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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그림책에 묻다 -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시간
이정은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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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그림책에 묻다》는 표지부터 내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의 뒷모습을 보는 듯 했기 때문이리라.

나는 지금 아이들과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걸음걸음 재미있고 신나게 가고 있는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지는 않을까? 여러가지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라는 글귀에 더 마음이 끌렸던 것 같다.



《육아, 그림책에 묻다》는 각 이야기마다 '엄마 일기', '엄마 노트', '그림책 처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엄마 일기'에서는 엄마라면 누구나 쓸 법한 일기 형태를 이용해 육아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엄마 노트'에서는 양육자의 고민에 도움이 될 이야기를 담고, '그림책 처방'에서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을 소개하고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구절구절이 좋았지만, 특히 내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면 동지를 만난 듯 반갑고 기뻤다.



엄마 마음을 읽어야 육아가 편안하다

《육아, 그림책에 묻다》  파트1은 엄마의 마음에 관한 주제들로 이루어져있다. 

화가 난 날, 걱정이 많은 날, 비교하던 날, 속상한 날, 뭐든 도와주던 날, 다 내려놓고 싶던 날, 초라한 날, 아이를 때린 날, 서운한 날의 엄마 일기와 그리고 육아를 잘하고 싶은 아빠 일기까지 총 10가지를 구성해두었다.

육아를 하며 겪는 다양한 감정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하고 어떤 그림책이 우리를 위로해주고 도와줄지 안내해준다.



1년 365일 시도 때도 없이 경험하는 '화'. 성인이 된 지금도 화를 제대로 다루고 표현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잘못된 방법으로 아이에게 화를 표출하고서 자책하고 후회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육아, 그림책에 묻다》 저자는 '화내는 당신에게'(위즈덤하우스)라는 책 속 실험을 소개한다. 그 실험의 결과는, 화는 아무에게나 내는 것이 아니라 낼 만한 사람에게 터뜨린다는 것이었다. 나보다 약한 자에게만 선택적으로 화를 낸다니, 이 얼마나 비겁하고 나약한 태도인가? 내가 아이들에게 이런 비겁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었다는 것이 정말 부끄러웠다.

저자는 그림책 처방으로 《엄마가 화났다》(최숙희 글ㆍ그림, 책읽는곰)를 소개했다. 이 책은 화를 내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와 그런 아이이게 엄마의 진심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한다.

저자는 화가 나면 화에서 한발짝 물러나보라고 조언해준다. 화는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스려야 하는 것이기에 3분의 시간만 지나도 부드럽게 이야기 할 힘이 생긴다고 한다. 잠시만 숨을 고르면 화가 누그러진다고 하니, 나도 이 3분을 견뎌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이 마음을 읽어야 육아가 행복하다 

《육아, 그림책에 묻다》 파트2는 파트1과는 반대로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기 위한 여러 주제들로 이루어져있다. 

아이의 소극적인 성향이 걱정되는 날, 화를 받아주기 힘든 날, 떼쓰는 아이에게 지친 날, 속상한 날, 욕심 많은 아이가 고민인 날, 싸우는 아이들로 머리가 아픈 날, 아이의 사회성이 걱정되는 날, 불안해하는 아이가 불안한 날, 느린 아이가 답답한 날의 엄마 일기와 그리고 아이의 눈물 앞에서 쓰는 엄마 일기까지 총 10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아이의 소극적인 성향을 걱정했다. 내가 소극적이기 때문에 그런 성향이 불편하고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 타고난 기질을 인정하기 보다는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향으로 바꾸어나가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개선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아직 자신을 파악하지도 못한 준비가 안된 아이를 밀어부치는 것은 다른 일일 것이다. 육아를 하며 늘 다짐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나도 못하는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자는 것인데, 나 역시 평생을 살아도 바꾸지 못하는 것을 아이에게만 옳고 그름을 잣대를 대고 바꾸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이의 성향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자신은 늘 부족하고 못난 아이라는 생각에 갇힐 수 있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얕은 말들이 아이들을 걱정의 늪으로 빠뜨릴 수도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그 녀석, 걱정》(안단테 글ㆍ소복이 그림, 우주나무)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걱정들에 대처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한다.

불쑥불쑥 찾아와 괴롭히는 걱정은 '걱정시간'에만 이야기 나누기로 함으로써 나머지 시간에는 안정감을 찾도록 도와주고, 부정적 표현을 거두고 긍정적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자.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스스로를 변화시킬 힘은 언제든 발휘될 것이다.



아이 습관 형성을 돕는 것이 육아의 시작이다

《육아, 그림책에 묻다》 파트3는 여러가지 아이의 습관 형성에 관한 이야기들을 묶어두었다.

아이의 질문에 생각이 많은 날, 아이의 거짓말이 궁금해진 날, 손이 많이 가는 아이가 걱정인 날, 아이의 집중력이 궁금한 날,  자기 중심적인 아이가 걱정인 날, 아이의 거친 언어가 당혹스러운 날, 아이의 독서습관이 고민인 날, 아이의 성교육이 고민되는 날, 아이의 생생한 눈빛이 신기한 날, 우울한 날의 엄마 일기 총 10가지를 모아두었다.



첫째와 둘째의 성향이 비슷한 듯 다른 점이 있는데, 둘째는 성에 관한 궁금증이 많다. 아직 설명하기 어려운 깊이 있는 질문은 하지 않지만, 왜 남자와 여자의 신체 여러 곳은 서로 다르게 생겼는지에 대해 많이 궁금해한다. 내가 최대한 잘 설명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설명이 충분한지에 고민이 많다. 어느 시점에 이야기를 해야하고 어느 정도까지 말해줘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곧 수영 대회가 열릴 거야!》(니콜라스 앨런 글ㆍ그림, 위즈덤하우스)는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탄생의 비밀을 재치있게 풀어낸 그림책이라고 한다. 지금 당장 이 책을 함께 읽지 않더라도, 언제든 아이가 질문했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아이들의 시선에 맞춘 책들로 미리 공부해두어야 할 것 같다.

저자의 추천책인 《남자아이 여자아이》와 《좋아서 껴안았는데, 왜?》처럼 자신의 몸과 타인의 몸을 보호하고 지켜주어야 한다는 내용의 책부터 시작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 발달을 읽어야 육아가 쉽다

《육아, 그림책에 묻다》 파트4는 아이의 발달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을 모아두었다.

혼자 있는 아이가 고민인 날, 아이의 순발력에 놀란 날, 아이의 창의력이 걱정인 날, 아이의 표현 방식이 걱정인 날, 마음이 조급한 날, 동기부여하는 법이 고민인 날, 아이에게 필요한 경험이 궁금한 날, 야무진 아이로 키우고 싶은 날, 우리 아이 수학이 걱정인 날, 아이의 경제 관념이 염려되는 날의 엄마 일기 총 10가지를 구성해두었다.



나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순발력이나 센스는 타고나는 것이고 나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타고난 기질이라는 것도 물론 있겠지만, 태어난대로만 산다면 사실 참 억울할 것 같다. 문제해결력을 후천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까?

저자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든 과정이 공부라고 이야기 한다. 즉,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시도해보고 그로인한 결과를 맛봐야 문제해결력이 단련되는 것이다. 동생이 장난감을 부쉈을 때, 화내고 소리지르고 발로 차보기도 하고, 이왕 무너진김에 다른 놀이로 전환을 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경험 속에서 자신만의 문제해결 전략을 세우고 수정해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바로 공부라고 한다.

《쥐돌이와 팬케이크》(나까에 요시오 글ㆍ우에노 노리코 그림, 비룡소)는 자신의 의도와 친구들의 요구가 다른 상황에서 지혜롭게 상황을 풀어가는 쥐순이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한다.

아이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답답하거나 안쓰러운 마음에 내가 나서서 해결해주는 일이 많았다. 앞으로는 실패하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해볼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해주어야겠다. 아이가 엉뚱하고 비효율적인 방식을 시도하더라도, 스스로 해법을 찾아냈다는 사실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자. 부모의 무한한 지지와 따뜻한 격려가 낯선 문제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를 키워줄 것이다.



《육아, 그림책에 묻다》는 최근에 읽은 육아책 중에 가장 큰 위로가 되고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우리가 아이를 양육하면서 겪는 다양한 상황들을 잘 다루어놓았다. 나만 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도 이렇지!'하며 공감한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잘 대처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도 엄마가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상황들이 낯설고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 《육아, 그림책에 묻다》를 펼쳐든다면 든든한 지원군을 만난 느낌이 들 것이다.

육아는 엄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와 함께 소통하고 맞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와 엄마, 두 사람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육아, 그림책에 묻다》는 그림책이라는 쉽고 편안한 소재를 통해 나도 아이도 함께 상황을 대처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와 함께 걸어가는 육아의 여정에 비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길이 비록 진창길이 될지라도 아이와 함께 손잡고 걸어가다보면 그 끝에는 반드시 무지개가 있을 것이다.  《육아, 그림책에 묻다》는 비가 오고 궂은 육아의 길을 걸을 때 든든한 우산과 장화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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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을 길러주는 명화놀이 - 미켈란젤로, 페르메이르, 터너, 루소, 뭉크, 몬드리안과 함께하는 명화놀이 워크북
소인강 지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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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차분하고 조금은 내성적인 성격의 아이들이다. 역동적인 활동도 좋아하지만,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
리는 등 정적인 활동을 할 때 높은 집중력을 보인다. 특히 그림을 그리거나 컬러링하는 것을 좋아한다.

《창의력을 길러주는 명화놀이》는 미술활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더 넓은 미술세계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켈란젤로, 페르메이르, 터너, 루소, 뭉크, 몬드리안의 작품을 보고 화가의 생애와 작품해설을 듣고 본인이 직접 참여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읽고 활동해보았다.



뭉크를 통해, 마음 속 바라보기

뭉크의 '절규'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 없을만큼 유명한 작품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과 작가의 생애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창의력을 길러주는 명화놀이》를 통해 뭉크의 불안하고 고독한 생애를 바라보며 그의 작품을 조금이나마 더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절규'라는 작품을 감상한 후, 우리의 두려움은 어떤 형태와 색을 가지는지 표현해보는 미술놀이로 연계되어있다. 모방과 창작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창의력을 길러주는 명화놀이》를 통해 뭉크의 '절규'보다 더 인상깊은 작품을 만났다.



'뭉크' 편은 '화가의 마음 속 풍경'이라는 제목처럼 작가의 감정에 집중해서 작품을 즐기고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활동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창의력을 길러주는 명화놀이》를 통해 뭉크의 여러 작품들과 그 당시의 화가의 상황이나 감정상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마치 도슨트와 함께 미술관 투어를 하는 느낌이었다. 뭉크의 이전 상황들과 감정선을 이해했기 때문에, '태양'이라는 작품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몬드리안처럼 표현해보기

《창의력을 길러주는 명화놀이》 책을 훑어보던 아이는 몬드리안을 안다며 아주 기뻐했다.

아이들과 함께 몬드리안의 작품을 감상하고 활동을 해보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우리 마을이나 아니면 살고 싶은 동네를 표현해보자고 했다. 큰 아이는 과일이 열려있는 우리 마을을, 작은 아이는 말이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모습을 만들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한 몬드리안과는 거리감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몬드리안의 작품을 감상하고 직선을 이용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곡선이 가득한 세상을 직선만으로 표현하는 것은 재미있는 활동이었다. 구체화 하기 위해 직선을 짧게 자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형태가 자연스럽게 단순화 되어갔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며 몬드리안의 작품들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그 과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창의력을 길러주는 명화놀이》와 함께하는 동안 아이들의 다양한 작품을 보고 즐기고 자신의 방식으로 재창조해내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나는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작품을 더 깊이있게 알게 되었고 더 사랑하고 즐기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평생 그것을 즐기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운동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글쓰기이든, 오래오래 즐기기 위해서는 깊이있게 배우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글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탐색하듯, 미술 역시 다른 세상을 만나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품에는 그만의 독특한 힘이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만들어 나간다면 더 즐겁게 미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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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장수 여우 즐거운 그림책 여행 12
김숙분 지음, 이소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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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장수 여우》 책은 표지부터 귀여운 그림이 가득하다.

여우가 얼음으로 보이는 것을 끌어안고 있고, 주변에는 강아지와 사슴, 펭귄과 북극곰도 보인다.

시원하고 서늘해보이는 이 그림책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왜 여우가 얼음장수가 되었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한여름 찌는 듯 더운 날, 나무 아래에 누워 계곡바람을 맞고 있던 여우 통통이. 마을에 사는 삽살개가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찾아왔다.

"그래도 여긴 좀 살 것 같구나. 마을은 사람들이 에어컨을 틀어놓아서 실외기 바람 때문에 후끈후끈해. 그래서 이리로 온 거야."



그때 고라니 우체부가 통통이에게 소포를 전해준다. 날씨가 더워지자 북극곰이 통통이에게 북극 바람을 소포로 보내 준 것이다.

북극 바람을 소포로 보낸다는 생각도 기발했고, 그것을 표현한 그림도 정말정말 사랑스러웠다. 유리상자 속에 빙하와 펭귄과 북극곰과 고래가 있는데, 그 속에 바람이 빙글빙글 돌고 있어서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 가득했다.



마을 사람들이 덥다고 너도나도 에어컨을 트는 바람에 그만 집마다 정전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덥다고 아우성을 치면서 집 밖으로 뛰어나왔다.

통통이는 북극곰이 보내 준 바람을 지금 사용할 때라고 생각했다. 북극 바람을 이용해 계곡물을 얼리고 수레에 실은 다음 얼음 장수 아저씨로 둔갑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로 했다.



통통이가 나누어준 얼음은 특별했다. 별도 들어가고 달빛도 들어가고 산 중턱에 걸린 구름도 들어갔기 때문이다.

귀한 북극 바람으로 얼린 별이 총총 박힌 얼음을 먹으며 마을 사람들은 부끄러운 얼굴을 했다. 전기를 함부로 쓴 것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사람들은 통통이에게 고마워하면서 이제는 지구를 꼭 지키겠다고 약속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세계적으로 폭염이 발생했고(2021년 시베리아 관측 이후 최초 38℃, 2022년 파키스탄 51℃ 등) 폭우와 폭풍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상 기후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예전에는 북극곰이 살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이제는 인류가 살 수 있는 곳이 사라져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얼음 장수 여우》를 읽으며 지구를 지키는 것이 더이상은 미루어서는 안되는 일임을 깨닳았다. 아이들과도 북극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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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산드라 지멘스 지음, 로시오 아라야 그림, 김지연 옮김 / 너와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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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눈물이 왈칵 쏟아지게 만드는 단어인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며 엄마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엄마'라는 단어를 들으면 내가 엄마라고 부르는 우리 엄마가 먼저 떠올랐다. 그런데 엄마가 되고나니 이제는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우리 아이들이 먼저 떠오른다. 같은 단어임에도 나의 입장이 달라지니 생각도 달라진 것이다.



《우리 엄마는》은 엄마의 모습을 사랑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묘사한 아이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는 그림책이다.

'엄마'라는 말은 세상 모든 아이들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말이다.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인식하고 세상과 소통하기 전까지 엄마는 아이에게 세상의 전부나 마찬가지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우리 엄마는》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아이는 아주 작고 귀여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아이는 엄마의 아름다운 눈과 웃을 때의 온 얼굴을 바라보며 엄마와 함께 웃음짓는다. 엄마의 얼굴을 손으로 만져보고 꼼꼼하게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을 그린 그림과 어우러지는 글이다.

웃는 입모양처럼 글자를 배치한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이는 엄마의 모습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펴본다.

"엄마는 그대로인데 원피스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져요."
"내 눈에는 다 예쁘기만 하답니다."

아이는 엄마가 입은 여러가지 원피스를 하나하나 바라보고 엄마가 머리를 묶었는지 풀었는지도 살펴본다. 누군가의 달라지는 모습을 인지하고 있다는 건, 그 대상을 오랫동안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바라보고 있었다는 뜻 아닐까?


이 글들을 읽으며 우리 아이이들이 많이 떠올랐다.

큰 아이가 "엄마, 머리 풀면 안되요? 머리 푼 게 더 예뻐요."라고 했던 것과, 작은 아이가 "엄마, 예뻐요. 엄마 사랑해요." 라고 말해줬던 게 떠올랐다. 잠옷바람에 머리는 한 가닥으로 질끈 묶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사랑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조그마한 입으로 옹알옹알 이야기 하는 게 얼마나 사랑스러웠던지!

아이에게는 내가 온 세상이라는 걸 알면서,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아이들에게 아픈 말들을 던졌던 게 생각나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말들이 아이의 가슴에 남아있지는 않을까? 아이들은 여전히 나를 사랑할까? 아이들을 눈을 바라보며 책을 읽어 나갔다.



《우리 엄마는》 속 아이는 어느새 쑥쑥 자랐다. 조그만하던 아이는 엄마만큼 큰 사람이 되었다.

그 아이는 다른 사람은 들을 수 없어도 아이와 엄마만은 공유할 수 있는 우리만의 음악을 듣는다. 

엄마와 아이만의 감정의 공유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엄마는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따뜻한 집이다. 엄마만의 노래소리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준다. 마치 그림책 속 아이처럼말이다.

《우리 엄마는》는 따뜻한 색감과 꾸미지 않은 듯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었다.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길이 이럴까 생각했다. 따뜻하고 포근하며, 꾸밈없는 모습말이다.



나에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충만한 시간이다. 아이와의 시간과 감정의 공유는 나에게 무한한 위로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도 나와의 모든 순간들이 행복이 가득하고 따뜻한 시간이길 바란다.



《우리 엄마는》 책을 시작할 때는 우리 아이들이 떠올랐는데, 책이 끝날 때는 우리 엄마가 떠올랐다.

화자의 성장에 따라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엄마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엄마가 내 나이일 때, 어린 나를 바라보며 어떤 마음을 품으셨을까? 어떤 마음으로 나를 키우셨을까? 그 마음을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금 내가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수많은 감정의 일렁임을 우리 엄마도 젊디젊은 그 시절 어린 나를 키우며 느끼셨으리라.

오늘은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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