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해례본 - 세종 대왕과 함께 펼쳐 보는, 개정판 한 장 한 장 우리 역사
이기범 지음, 지문 그림 / 그린북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린북 '한 장 한 장 우리 역사' 시리즈는 우리 역사와 문화재를 주제별로 깊이 있게 탐구해 보는 지식 그림책 시리즈이다. 임진왜란, 화성 행차, 조선의 궁궐, 훈민정음, 세계 유산 등 초등 교과에서 빈도 높게 다루어지는 역사적 주제를 한 장 한 장 제대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역사적 지식을 고전의 원문과 역사 현장을 토대로 상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색이다. 

《세종 대왕과 함께 펼쳐 보는 훈민정음 해례본》은 훈민정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놓은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원본으로 한 장 한 장 자세히 살펴보는 책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이라고 하면 제자원리에 대해 설명된 책이기에 다소 어렵고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훈민정음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한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훈민정음 해례본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 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든 취지를 밝혀 놓은 '어제 서문', 글자를 소리 내는 방식과 운용법을 간략히 적어 놓은 '예의', 집현전 학사들이 예의 편의 내용을 5해와 1례로 나누어 보다 상세히 풀이해 놓은 '해례', 집현전 학사 대표 정인지의 '서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례는 '훈민정음'의 핵심이다. 예의 편에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 내용을 제자, 초성, 중성, 종성, 합자, 용자,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상세히 설명하는 장이다.

제자해는 모양을 본떠 만든 상영 등 글자가 만들어진 원리에 대해 풀이하는 부분이다. 초성해는 글자의 첫소리(초성)를, 중성해는 글자의 가운데 소리(중성)를, 종성해는 글자의 끝소리(종성)를 풀이하는 부분이다. 합자해는 글자의 낱자 맞춤을 풀이하는 부분이고, 용자례는 각 낱소리들을 실제로 사용한 글자들의 예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훈민정음의 닿소리(자음)는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이며, 홀소리(모음)는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하늘과 땅과 사람을 닮은 모양에서 비롯되었다.

종성 자리에 초성 자음을 다시 쓰기로 한 이유가 돌고 도는 자연의 섭리를 생각한 것이라는 게 놀라웠다.

세종대왕은 글자가 천지 만물을 표현할 수단이라 생각하여 천지 만물의 이치를 글자 속에 넣으려 했다고 한다. 하늘과 땅과 인간, 세상을 이루는 흙과 불과 물과 나무와 쇠, 돌고 도는 계절의 변화, 음양의 이치, 이 모든 것을 담아 글자를 만들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한글은 전통 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한 세계 최고의 문자' 라고 이야기 한 베르너 사세(한국학 학자)의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훈민정음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

《세종 대왕과 함께 펼쳐 보는 훈민정음 해례본》 책은 '훈민정음 해례본' 본문에 대한 이야기만 담고 있지 않았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본문 내용의 해설 아래에는 훈민정음과 관련되었지만 잘 몰랐던 재미있는 여러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세종 대왕과 함께 펼쳐 보는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정조가 다섯 살 무렵 쓴 편지와 선조가 정숙 옹주에게 보낸 편지가 실려있었다. 다섯살 어린 아이의 글씨는 지금 우리 아이들 글씨만큼이나 귀엽고 자유분방했다. 딸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편지는 정갈한 글씨 속에 딸들을 위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겨 있어서 괜시리 코끝이 시큰해졌다.

한글로 쓰인 조선 왕들의 편지를 보니 공적으로는 한자를 사용했을지 몰라도 사적으로는 한글을 통해 마음을 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소중한 한글이 나라의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굳건히 남았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지금 내가 이렇게 내 생각들을 한글로 쉬이 적어낼 수 있음을 떠올리며 다시한번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한글 창제에 왕자와 공주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다. 한글 창제는 비밀리에 진행된 일이다보니 집현전 학자들도 여덞 명만이 함께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왕자와 공주들도 한글을 만드는 일에 동참했다고 한다. 

그들은 한글이 없어도 충분히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한글 창제 작업은 정말 오롯이 백성들을 위해 진행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심을 다해 한글을 만들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세계인이 말하는 한글


《세종 대왕과 함께 펼쳐 보는 훈민정음 해례본》 책의 홀수 페이지 우측 상단에는 세계인이 말하는 한글에 대해 적혀있다. 그 부분들을 쭉 읽어보면 우리가 얼마나 훌륭한 유산을 가지고 있는지 절절하게 느끼게 된다.


1.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 (존 맨 / 영국의 문화학자, 역사학자)
2. 내가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첫 번째로 한글을 배우고 싶다.  (제러드 다이아몬드 /  UCLA 교수,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 저자)
3.  조선의 한강 유역의 하층민들 또한 한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사벨라 버드 비숍 / 영국 지리학자,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 저자)
4.  문자를 통해 정보를 체계화하겠다는 시도가 600년 전에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에릭 슈미트 / 구글 전 회장)
5. 한글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 (제프리 샘슨 / 영국 언어학자)
6. 한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며 가장 훌륭한 글자다 (펄 벅 / 퓰리처상, 노벨 문학상 수상작 《대지》작가)
7.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다. 한글은 세계의 알파벳이다. (로버트 램지 / 미국 언어학자)
8. 한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문자의 사치이며,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문자 (게리 레드야드 / 미국 컬럼비아 대학 명예교수, 언어학자)
9. 세계 모든 문자에 순위를 매겼을 때 1등은 한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언어학 대학 로비)
10. 한글은 현존하는 문자 체계 가운데 가장 독창적으로 창조된 것이며,  그것은 세계의 문자 체계 속에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J.D. 맥콜리 / 미국 시카고 대학교 교수)
11. 한글은 전통 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한 세계 최고의 문자다.  (베르너 사세 / 한국학 학자)
12.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도 한 달 남짓 공부하면 (한글)성경을 읽을 수 있다.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천 명 가운데 한 명이 읽을 수 있는 데 비하여 조선에서의 (한글)성경 읽기는 거의 모두가 가능하다. (제임스 스카스 게일 / 대한제국 시대 우리나라를 방문한 캐나다 선교사)
13. 한글은 깨치는 데 하루면 족하고 매우 과학적이고 의사소통의 편리한 문자 (르 클레지오 /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황금 물고기》 저자)
14.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음소 문자이면서 로마 문자보다 한층 차원 높은 자질 문자 (우메다 히로유키 / 전 도쿄대 교수)
15. 한글은 오늘날 사용되는 문자 체계 중 가장 과학적이다.  (에드윈 라이샤워 / 미국의 역사학자)
16. 한글의 탄생에는 국가와 민족을 초월하는 깊은 사상이 담겨 있다.  (노마 히데키 / 한국어 학자, 《한글의 탄생》 저자)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UNESCO King Sejong Literacy Prize

알파벳, 키릴 문자, 한자, 가나 등 세계에는 많은 문자가 있지만 한글처럼 사람의 발음 기관을 본 떠 만들었거나 백성을 위해 일부러 만든 문자는 없다.  더욱이 문자를 만든 원리 등을 해설하는 책을 만든 것도 세계 최초의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은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종 대왕과 함께 펼쳐 보는 훈민정음 해례본》 을 통해 유네스코에서 세종대왕 상을 준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되었다.

유네스코는 문맹 퇴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65년 9월 8일을 세계 문해의 날로 정하고 매년 이 날을 기념해 국제사회의 문맹 퇴치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누구나 말과 글을 쉽게 익히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기리고 전 세계의 문맹 퇴치 노력에 동참하고자 1989년에 제정된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지원해오고 있다고 한다.



한글은 독창성과 과학성에서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은 우수한 문자이다.  《세종 대왕과 함께 펼쳐 보는 훈민정음 해례본》 은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한글 창제의 원리를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문과 상세한 설명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세종 대왕과 함께 펼쳐 보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 지금까지 한글을 지켜온 많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한글을 만들고, 한글을 사용할 수 없던 시절에 한글을 지키기 위해 연구하고 알리고 작품을 쓰고, 해례본이라는 보물의 가치를 알아보고 거액을 들여 지켜낸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미술, 광고,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글을 널리 알리는 사람들이 많다.

한글의 위대함과 함께 이 위대한 한글을 지켜온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에요
에바 살다냐 부에나체 지음, 마티아스 시엘펠트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알라딘북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에요》의 주인공 가이아는 학교에서 심각한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의 환경이 파괴되고 있고 그로인해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물들까지 살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슬퍼한다.

손녀의 걱정을 들은 할머니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보기로 한다. 할머니는 기후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세계 여러나라를 다니며 환경이 파괴된 현장을 방문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해결 방법을 찾기위해 노력한 경험이 있었다.

할머니는 가이아가 가져온 지구본을 돌리며 할머니가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에요》는 공간을 넘나들며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이야기가 진행된다. 순식간에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며 마법같고 신비한 여행을 시작한다.



가이아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세크웨펨 족들이 사는 땅, 에티오피아 오모 강 계곡 근처의 무르시 부족이 사는 땅,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의 타우, 세 곳을 여행한다.

가이아는 각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캐나다는 거대 광산 기업들이 숲을 황폐화시키고 더 많은 석유를 사용하기 위해 석유운반 배관인 송유관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캐나다 세크웨펨 족은 '케쿠리'라고 부르는 반지하 형태의 전통 움집에서 영감을 받아 송유관이 지나가게 될 곳에 집을 짓는 방법으로 기후 변화 문제에 대응한다. 그 땅에 사람들이 살면 송유관 건설을 위해 땅을 팔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에피오피아는 강을 막아 수력발전 댐을 만들고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사탕수수를 경작하는 바람에 물이 부족하게 되었다. 무르시족은 다른 부족과 연합하여 지혜로운 부족 대표위원회를 만들었다. 가뭄에 더 잘 적응하는 식물을 심고, 음식물 찌꺼기나 동물의 배설물로 비료를 만들고, 그 땅에서 잘 자라는 곡식을 재배하기 위해 토종 씨앗을 뿌리는 등 잃어버린 경작지와 숲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태평양 사모아는 바다온도가 올라가면서 태풍의 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닷속 산호들은 하얗게 변하고 있고,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는 바람에 해변이 사라지고, 먼 바다에서 몰려온 엄청난 플라스틱으로 인해 섬이 사라지고 있다. 사모아는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섬을 운영하기로 결정한다.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을 위해 돈과 기술과 관리 등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태양광 에너지를 섬의 모든 학교, 병원, 가게 집의 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각자의 방법을 보고 돌아온 가이아는 학교에서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실천하기 모임을 만들기로 한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함을 깨닳은 것이다. 



'생물 다양성 지키기' 모임은 텃밭 채소를 심고 건강한 먹거리로 가득 찬 숲을 만들고 오감을 깨울 수 있는 오솔길을 만들기로 한다. '탈 것 바꾸기' 모임은 걷거나 자전거로 등교할 때 안전한 길을 알려주는 지도를 만들고 자전거 수리소도 만들기로 한다. '에너지 협동조합 만들기' 모임은 100% 재생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선생님과 동네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소한으로 소비하기' 모임은 물물교환 장터를 만들고 점심 도시락을 일회용이 아닌 그릇에 담아오기로 한다.

가이아는 학교 내 모임을 만들어 실천에 옮기며, 용기를 내 도전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에요》은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 10가지를 안내한다.

나는 특히 '자연과 연결하라'는 부분이 크게 공감되었다. 우리는 자연을 더 많이 만끽해야한다. 자연 속으로 뛰어드는 경험을 자주 하고 자연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한다.

그래야 자연이 주는 건강함과 평화로움을 깨닫게 되어 진정으로 감사와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소중한 것들이 망가져가는 것을 보며 지키고 보호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 변화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 유럽은 유래 없는 폭염을 겪었고, 세계 곳곳에 대형 산불도 발생했다. 태풍은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해서 가라앉을 위기에 놓은 섬나라들도 있다.

기후 변화를 막고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방법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고 묵직한 울림이 있었다.

지구를 지키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이, 어느 특정 단체가, 어느 거대 국가만이 해야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에요》를 통해 아이들은 지구 곳곳에서 어떤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내 삶에는 아직 깊숙이 다가오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삶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에요》를 통해 아이들은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나부터 노력해야 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쁜 비밀 - 나를 지켜 주는 그림책
하오 광차이 지음, 린웨이팅 그림, 남은숙 옮김 / 예림당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과 표지에서 알 수 있 듯 《나쁜 비밀》은 성폭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판단능력이 미숙한 아이들은 그것이 범죄인지 인식도 하지못한 채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나쁜 비밀》은 아이들에게 누군가가 저지르는 이런 일들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며, 이런 일을 겪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부모님의 부탁으로 아빠와 엄마의 친구인 삼촌에게 맡겨진 샤오제는 '비밀 놀이'를 하게 되었다. 불편하고 이상한 기분에 부모님에게도 도움을 청해 보았지만, 부모님은 샤오제의 구조 요청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이때 곰이 나타나 삼촌이 샤오제에게 한 행동은 성폭력이며, 성폭력에 이용되는 여러가지 수단들을 알려준다.



내 몸을 지키고 위험을 피할 수 있는
10가지 원칙

《나쁜 비밀》은 아이들에게 내 몸을 지키고 위험을 피할 수 있는 10가지 원칙을 알려준다.

1. 몸의 은밀한 부위를 알아둬!
2. 네 은밀한 부위를 보여 주지 마!
3. 누가 널 만져도, 네가 남을 만져서도 안 돼!
4. 둘만의 비밀은 지키지 않아도 돼!
5. 네 은밀한 부위를 찍으면 안 돼!
6. 불편할 땐 단호하게 거절하로 단둘이 있지 마!
7. 부모님과 너만 알 수 있는 암호를 만들어!
8. 나쁜 일을 겪으면 꼭 얘기해!
9. 네 몸의 결정권은 너에게 있어.
다른 사람이 네 '몸의 경계'를 침범하면 안 돼!
10. 아는 사람과 낯선 사람, 어른과 아이 상관없이 이 원칙들을 꼭 지켜야 해!



우리는 불편하고 싫은 일을 겪으면 싫다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라고 배운다. 하지만 성폭력은 위력(威力)과 위계(僞計)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에, 지위와 권력 때문에 제대로 거부하지 못하기도 하고 판단능력이 미숙해서 상황을 제대로 인식조차 못할 수도 있다. 사실 나는 아이들이 저런 일을 겪었을 때 과연 가해자에게 '싫어요'라고 단호하게 말 할 수 있을까 늘 의문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나쁜 비밀》에서 '나쁜 비밀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과 '부모님과 나만 알 수 있는 암호를 만들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른의 말은 항상 잘 들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싫지만 말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가해자는 알아들을 수 없는 방법으로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부모에게 상황을 전달할 수 있으니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될 것이다.



성폭력 사건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

《나쁜 비밀》은 아이가 성폭력을 당했을 때 나타나는 경고 신호와 이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를 알려준다.

우리는 누구나 나의 곤경을 말하기 힘들어한다. 말하지 않기 때문에 경고신호를 눈치채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아이의 학업 성취도를 챙기는만큼 아이의 여러가지 미묘한 변화들도 잘 살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의 변화를 인지하고 먼저 물어봐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질 것이다.

'아이를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그렇다. 이미 상처받은 아이가 더이상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쁜 비밀》은 아이가 성폭력 당한 것이 확인된 경우 문의하고 신고할 수 있는 곳도 정리해서 알려주었다.

불법 촬영물 등을 신고하고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이 있다는 것은 정말 유용한 정보였다. 범죄의 피해자임에도 불법 촬영물로 인해 피해를 제대로 호소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텐데, 이런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쁜 비밀》 속 나를 지키는 방법들은 비단 성폭력 뿐만이 아니라 학교폭력에 대한 대처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순한 남자아이들을 키우며 성폭력보다는 학교폭력을 더 걱정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아이가 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있지만, 어떤 사건이든 피해자가 되는 것은 나의 노력만으로 피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어떤 종류의 어려움이든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나를 믿고 나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으려면, 나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쁜 비밀》을 아이와 함께 보는 것은 아이에게 범죄 예방법과 대처방안을 알려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큰 효과는 '엄마는 너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해 이렇게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단다. 그러니 네가 혹시라도 힘든 일을 겪으면 절대 혼자 앓고 혼자 힘들어하지 마렴. 엄마가 지켜줄테니까 꼭 이야기해주렴.'이라고 아이의 마음에 부모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쁜 비밀》을 통해 공부했다면,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아이를 잘 바라보는 것이다.

아이에게 이상신호가 나타났음을 알아차리려면 평소의 모습을 알아야한다. 그러니 내 아이를 더 지켜봐주자. 이야기를 들어주고 눈을 바라보자. 그것이 부모가 아이를 지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 - 아들의 약점은 채우고 강점을 키우는 기적의 책육아 로드맵
박지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는 사랑하는 아들이 둘 있다. 타고난 기질이 순한 편이라서 아들이라 특별히 더 힘들다는 생각없이 양육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나와는 다름을 많이 느끼고 있다. 아무리 기질이 순하다 해도 남성성을 가진 남자아이들이라는 점 말이다. 얌전하지만 육체적 활동을 좋아하고, 순하지만 경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는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나는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가 참 기대되었다. 내가 잘 모르는 남자아이들의 기질을 알고 그에 맞추어 책읽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는 파트별로 내용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가독성이 좋고 이해하기 참 좋았다.



아들의 약점, 책읽기가 채워준다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 저자는 언어 발달이 늦고 주도성이 강한 아들에게 책읽기는 가장 '공부 같지 않은 공부'라고 이야기 한다.

책육아는 아들의 단점을 보완해주면서 장점에 불을 켜줄 튼튼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한다.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거나 한글을 빨리 떼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의 정서적인 면과 학습적인 면, 언어 능력과 문해력을  포괄적으로 키워주는 것이다 .



'땅 파기'와 '땅바닥에서 비비탄 줍기'에서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내 아들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놀이터에 가면 오랜시간 땅만 파고 놀아서 그게 무슨 재미가 있나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땅을 파면서 나름의 구조를 만드는 작업을 했던 것 같다. 원뿔모양 모래성을 쌓거나, 굴을 파거나, 아니면 함정을 만들거나!

이런 남자아이들의 놀이문화는 언어발달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여자아이들은 역할극을 좋아하는데 이때 모든 이야기는 대사로 진행된다. 하지만 남자아이들의 놀이에는 말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처음부터 다르게 태어나 언어 발달이 다소 늦은 것이다.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 저자는 이런 아들의 특성에 맞추어 아들의 말을 늘리는 4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뻔한 일상 대화에서 벗어난 환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의 특정 상황에 대해 엄마가 먼저 경험을 빗대어 말하고, 학교에서 뭐했냐는 포괄적 질문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수업시간을 콕 찍어 좋아하는 질문을 하고, 대답이 정해진 질문을 채근하듯 혼내듯 말하지 않는 것이다.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 저자는 부족한 그리기 실력을 그림책이 채워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림은 저학년에서 비중이 더 클 뿐,  초등 과정 내내 아이들은 그림을 제2의 언어처럼 사용한다고 한다. 이때 그림책이 좋은 미술선생님이 되어줄 수 있다.

놀라운 건 색연필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글씨 쓰기에도 유익하다는 말이었다. 색연필을 쥐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연필을 쥐고 글씨를 쓰는 작업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크레파스에서 바로 연필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크레파스  색연필, 연필 순서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들이 커서도 예술가로 남을 수 있게 하느냐다. (Every child is an artist. The problem is how to remain an artist once he grows up.) - 파블로 피카소 -



아들 엄마가 흔히 하는 책육아 고민과 솔루션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은 도움이 된 부분이 '아들 엄마가 흔히 하는 책육아 고민과 솔루션' 파트였다. 엄마들이 책육아를 하며 자주 겪는 고민들과 그 고민의 원인, 그리고 해결방안까지 자세히 나와있다.



■ 책이 재미없대요 - 아이의 읽기 수준을 파악한다

'읽기 수준의 기준은 옆집 아이의 책장이 아니라 학교에서 배우는 국어 교과서다.'라는 말이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다. 

아이를 기르고 가르치며 나만의 교육관을 세우지만 주변 또래의 학습과정이나 단계를 들으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초등 입학은 앞둔 상황에서 다시 한번 불안에 흔들리고 있었는데, 저자의 이 말 덕분에 남이 아닌 내 아이를 기준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아이의 독서 수준보다 어려운 책으로 책에 대한 흥미를 잃도록 만들지 말자. 아이의 읽기 능력은 쉽고, 재미있고, 엄마가 아닌 아이에게 재미있는 책을 만날 때 비로소 날개를 달 수 있다.



■ 학습 만화만 읽어도 될까요? - 3가지 함정을 기억한다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에는 학습만화의 함정 3가지가 안내되어있다. 설명글이 짧고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아 읽기 실력에 큰 도움이 안되고, 지식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결이나 모험 등 부수적 이야기가 과하게 붙고, 만화 중간에 빼곡히 적힌 지식박스를 부모의 기대와 달리 아이들은 가뿐히 건너뛴다는 것이다.

학습 만화를 통해 지식이 풍성해지기를 과하게 기대하거나, 만화라는 점에 치우쳐서 괜한 잔소리를 할 필요는 없다. 아이는 만화책을 통해 자신의 시간을 책과 함께 즐기며 지식을 얻는 중이다. 



아들을 위한 책육아 기본 8원칙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 저자는 아들을 위한 책육아 기본 8원칙을 소개한다. 

1. 책읽기 세팅은 7가지가 전부다
2. 확장 읽기는 4가지 키워드로 시작한다
3. 책공기가 가득한 열린 공간에서 읽는다 
4. 읽기만큼 듣기 저축이 중요하다
5. 시각적 자극과 보상을 이용한다
6. 아들에게 통하는 독후 활동을 한다
7. 6년 동안 3번의 책읽기 점프를 한다 
8. 읽기 격차가 벌어지는 시점을 대비한다 



나는 특히 '읽기만큼 듣기 저축이 중요하다'라는 원칙을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아이들의 학습태도는 가르치는 사람의 말을 얼마나 집중해서 듣고 이해하는지에 달렸다는 말이 와닿았다. 아이들이 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보이지만, 내가 다시 질문하면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혼날 때 특히 그렇다.)

문자로 된 지시사항이 아니라, 소리를 집중해서 듣고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그만큼 듣기 연습이 되어있어야 한다. 새로운 단어를 들었을 때도 주의를 잃지 않도록 하려면, 그런 낯섦에 대한 경험이 쌓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대화에서는 낯섦을 경험하기 어렵다. 

내가 책을 읽는 것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있지만 평소 대화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표현을 배우기 위함도 있다. 우리가 일상 대화에서 쓰는 단어는 매일매일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책은 그만큼 폭넓은 표현을 담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다양한 책을 통해 이런 경험을 차곡차곡 쌓게될 것이다.



5~10세 아들을 위한 책육아 로드맵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 책육아 로드맵 부분은 '5,6,7세 초등 대비 책읽기'와 '8,9,10세 초등 읽기 독립기'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아이들이 모두 미취학이다보니 '5,6,7세 초등 대비 책읽기' 부분을 더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5,6,7세 초등 대비 책읽기' 파트를 보면, 유치원 시기는 언어 수준이 충분히 발달되어 있고 여전히 상상력도 풍부한 시기이므로 책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이라고 한다. 아들은 단조로운 줄거리보다 극적이거나 웃기거나 반전이 있는 이야기를 즐긴다고 한다.



'5,6,7세 초등 대비 책읽기'에서 '심부름책'과 '무서운 책'에 대한 부분이 특히 새롭고 흥미로웠다.

'심부름책'은 도전하고 해내는 것을 즐기는 5~7세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 심부름하기는 부모가 안절부절 못할 뿐 남자아이에게는 판타지 모험에 가깝다고 한다. 용기를 내어 집을 나가는 것부터 모험의 시작과 같지 않은가? 거기에 더해 길을 따라 걷고, 가게를 찾아 물건을 고르고, 돈을 내는 일련의 과정은 '어린이 종합능력평가'와 같다.

큰 아이가 말하기를, 어떤 친구는 집 앞 슈퍼에 혼자 가서 물건을 사온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벌써 혼자 나가기도 하는구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은 오히려 부모라는 말을 들으니, 다시한번 내가 아직도 아이들을 아기로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곧바로 심부름책을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서운 책'은 '알고보니 내가 오해했네' 식의 이야기로 두려움을 희석하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 작은 아이는 밤에 혼자 주방에 가서 물 마시는 걸 무서워하고, 불 꺼진 화장실 유리에 비친 복도등을 보면 괴물의 눈 같다며 겁을 낸다. 

무서운 책을 통해 아이의 마음이 훌쩍 성장하기도 한다하니 아이가 겁내지 않는 선에서 함께 읽어봐야겠다. 다만, 아이들은 상상력이 넘쳐서 시각적으로 무서운 대상을 접하면 일상 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악몽을 꾸는 등 힘들어할 수 있으니 무서운 만화책을 일찍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한다.



'5,6,7세 초등 대비 책읽기' 중 전래와 명작에 대한 부분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창작 그림책은 작가가 그림과 이야기를 함께 구성한 결과물이기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듣기에 적합한 반면 전래와 명작은 귀로 듣는 이야기에 가깝다고 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나중에 책이 되었으니 귀로 듣기만 해도 이야기가 잘 넘어간다. 그래서 아이들이 책을 싫어한다면 소리로만 들려주어도 좋다고 한다.

다만, 유명한 이야기를 축약해서 유아용으로 만든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대 배경 등이 빠져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축약본을 읽고 다 안다고 성급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래와 명작에는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들이 종종 나온다. 그래서 간혹 이걸 읽어줘도 되는지 고민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러한 장면을 읽을 때 등장인물의 행동에 주목하지, 상태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한다. 늑대의 배를 가르는 행동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배를 가르면 내장과 피가 나올텐데 어쩌나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한다. 뭔지 몰라서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게 참 귀엽게 느껴졌다. 그래도 그림 때문이든 이야기 때문이든 아이가 무서워하는 책은 과감히 치우라고 조언해주었다.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는 나에게 아들 책육아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 후 마지막에는 사랑과 감동을 전해주었다.

우리가 수많은 육아서를 읽고 공부하는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을 사랑하기에 아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라고, 그런 아이들과 행복한 관계를 유지해나가고 싶은 마음 때문에 더 잘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은 것이다. 

《5~10세 아들 육아는 책읽기가 전부다》를 통해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아들들의 행동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아이들에 대한 이 깊은 사랑에 이해까지 더해진다면,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하고 서로를 더 존중하는 관계가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는 할 말이 많아! - 46억 살 지구맨이 들려주는 환경 이야기
후지와라 히로노부 지음, 호우 그림, 정인영 옮김 / 물주는아이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는 할 말이 많아!》은 지구가 지구맨이 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지구는 인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신에게 자신을 인간처럼 만들어 달라고 한다.

지구맨은 복통과 탈모, 불쾌한 냄새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지구는 할 말이 많아!》는 여러 에피소드를 짧게 엮어두었는데, 뒤로 가면서 앞부분과 연계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흙을 통해 배우는 두 가지

《지구는 할 말이 많아!》는 앞의 이야기가 한참 뒤에 이야기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 것을 담아보자'와 '돈이란?'이 그런 에피소드였는데, 흙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과 돈의 개념을 엮은 것이 재미있었다.

지구맨은 포장이 좋은 것을 담아가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6백만 년이나 된 흙을 담는다. 

그리고 한참 뒤, 마트에서 장을 본 후 흙을 내민다. 당연히 소란이 일어나는데, 그때 지구맨은 이렇게 말한다.

"이 감자를 얻으려면 몇 년이 걸릴까? 이건 600만 년이나 된 흙이야. 흙이 없으면 감자는 안 열려. 근데 이게 돈보다 못한 게 뭐야?

지구맨의 이 질문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돈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지구의 깨끗한 흙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환산할 수 있다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이렇게 흙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돈이라는 경제관념과 자연의 소중함 두 가지를 연결한 작가의 아이디어에 감탄했다.



패스트 패션과 퍼머컬처

《지구는 할 말이 많아!》 책은 읽을 수록 잘 구성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맨의 탈모'라는 이야기를 통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과 '퍼머컬쳐(Permaculture)'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패스트 패션'이란 유행이 바로바로 반영되어 빠르게 편하는 패션을 뜻하는 말인데, 대량으로 만들어 싼값에 판매하기 때문에 쉽게 버려지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옷을 많이 만든다는 건 흙과 물을 많이 쓴다는 뜻인데, 지구맨은 그렇게 자원을 사용해서 만든 후 쉽게 버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후에 지구맨은 머리에 나무를 잔뜩 이고 나타나는데, 지구를 보호하겠다며 관리할 수도 없을 정도로 무분별하게 나무를 심은 실태에 대해서 꼬집는다. 숲 미용실에서 관리하지 못한 나무들을 깔끔하게 자르며 '퍼머컬처'에 대한 개념을 함께 알려준다.

'퍼머컬처'는 '퍼머넌트(지속가능한)'와 '어그리컬처(농업)'를 합친 말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게 노력하는 친환경적인 생활방식을 뜻한다고 한다. 

어려울 수 있는 두 개념을 탈모와 미용실이라는 친근한 소재를 이용해 재미있고 쉽게 이해되도록 잘 설명해두었다.



지구는 스스로 잘 할 수 있다

인간의 기준에서 태풍의 자연재해이다.

하지만 태풍은 바닷물을 골고루 섞어서 깊은 곳까지 산소가 전달해 바다 생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숲과 강과 공기를 깨끗하게 씻어내고, 육지의 먼 곳까지 비를 옮긴다. 지구 입장에서 태풍은 할 일을 할 뿐이다.



사실, 지구는 스스로 잘 하고 있다. 그럼 이대로 괜찮은걸까?

"난 항상 균형을 유지해. 스스로 잘 할 수 있다고. 뒤죽박죽 되더라도 나는 다시 돌아와. 하지만 만 년 혹은 10만 년이 걸릴 수도 있어. 나에게는 한순간이지만 너희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겠지."

굉장히 무시무시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인간의 시간과 지구의 시간은 차원이 다르니까.

지구의 나이인 46억년을 1년으로 환산하면, 현생 인류가 태어난 건 12월 31일 밤 11시 37분이다.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갓난아기나 나름없다.

갓 태어난 아기와도 같은 인간들이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 하며 지구를 파괴하고 있으니, 지구가 얼마나 할 말이 많았을까?



 둘 중 어떤 지구에서 살고 싶어?

마지막으로 지구맨은 두 가지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며 질문한다.

"둘 중 어떤 지구에서 살고 싶어? 인간들도 이제 생각해야 할 때가 됐어."

우리는 어떤 지구에서 살고 싶은가? 지금 이대로도 정말 괜찮은걸까?

지구를 아프게 하는 모든 행위는 우리의 삶도 위태롭게 만든다. 인간은 인간끼리만 살아갈 수 없다.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야 그 속에서 인간도 살 수 있다. 환경 오염의 여파가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지구는 할 말이 많아!》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꽤 긴 책이었다.

많은 이야기들 속에 우리가 되새겨봐야 할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도 다루며, 우리가 잊고 사는 여러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끔 만든다. 

'나에게도 한계가 있으니까'라는 지구맨의 말을 기억하고 늘 마음 속에 새겨둔다면 우리가 인류를 위해, 모든 생명을 위해,  그리고 지구를 위해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