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써 볼까? - 매일 쓰고 싶은 내 맘대로 글쓰기 책 마음껏 표현하는 어린이 저널
위 소사이어티 지음 / 명랑한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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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써 볼까?》는 표지부터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단순화된 디자인과 선명한 색깔로 어디에 놓아둬도 눈에 띄는 책이었다.

책 표지를 보신 미술학원 원장님도 책이 굉장히 감각적이고 예쁘다며 감탄하셨다.

책 내용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지 기대되었다.



《한번 써 볼까?》는 책날개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았다. 작가의 아이디어 모자라니! 아이들이 깔깔 웃으며 마음 편하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필명을 적고 감사인사말을 적는 공간도 있었다. 정식 출간된 한 권의 책 구성을 보는 듯했다. 아이들이 정말 책 한 권을 쓰는 느낌이 들도록 진지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하고 있었다.



앞부분에는 작가소개란이 있다. 내가 작가라니!

아이들을 작가라고 불러주는 것이 정말 좋았다. 아무도 읽지 않고 오직 나만 보는 일기를 쓰는 일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해 글을 쓴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만큼 설레고 멋지게 느껴지는 일이 아닐까?



아이는 《한번 써 볼까?》을 보더니 바로 해보고 싶다며 연필을 꺼내들었다.



작가의 필명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었더니 재미있는 별명을 적었다.



작가 소개 부분부터 하나씩 시작했다. 요즘 포켓몬스터에 꽂혀서인지 포켓몬 이름을 잔뜩 써놨다.



《한번 써 볼까?》에서 아이가 특히 좋아했던 부분은 '내 맘대로 이야기 카드' 부분이었다.

배경, 등장인물, 사건이 적힌 카드를 섞어두고 무작위로 뽑아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아무런 정보 없이 글을 써보라고 하면 굉장히 막막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일기를 쓰듯 경험한 것을 글로 적어내는 것에 그치기 쉬운데, 이렇게 몇 가지 단어를 제시하고 그것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라고 하니 훨씬 쉽고 재미있게 글짓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카드를 뽑은 아이는 우선 말로 이야기 한 편을 뚝딱 지어냈다. 말로 할 때는 줄줄줄 이야기를 풀어냈는데, 아직 어려서인지 글로 적어보라고 하니 조금은 힘들어했다. 그래도 자신의 생각이 휘발되어 날아가지 않도록 최대한 글로 적어내려간 것이 기특했다.

'내 맘대로 이야기 카드'는 온 가족이 모여서 함께 글짓기 활동을 하기 아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아이들은 대단히 창의적이기도 하지만 아직 모르는 것도 많기 때문에 부모도 함께 글을 지으며 여러가지 예시를 보여주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굳이 글로 남기지 않더라고 카드 석 장을 뽑아서 입으로 후루룩 이야기 해보는 활동을 매일매일 해보아야겠다.



《한번 써 볼까?》는 페이지 하나하나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가득했다. 글을 쓰는 게 부담스럽다면 만화로도 표현해볼 수 있고, 내가 재미있게 읽었거나 영감을 얻은 책들을 스스로 평가해보고 소개할 수도 있다. 글을 쓰다보면 늘 같은 단어만 사용하게 되는데 다양한 단어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한번 써 볼까?》와 함께라면 반복되는 같은 패턴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글쓰기를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 책에 빠져들어 낯선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완성된 후 아이가 어떤 이야기꾼이 되어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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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꾸러기 삼각형 I LOVE 그림책
마릴린 번스 지음, 고든 실베리아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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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꾸러기 삼각형》의 주인공인 삼각형은 늘 바빴다.

삼각형은 지붕을 단단히 잡아주고, 다리를 든든히 받쳐주었다. 트라이앵글이 되어 노래를 하고, 배의 돛이 되어 바람을 모으고,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이 되거나 상큼한 샌드위치 반 조각이 되기도 했다.



《욕심꾸러기 삼각형》은 실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가지 물체들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삼각형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들은 그림을 하나한 살피며 삼각형이 모습이 조금씩 다름을 인지한다. 트라이앵글처럼 세 변의 길이가 같은 정삼각형도 있지만, 길쭉하거나 납짝한 형태의 이등변삼각형도 있고, 네모난 샌드위치를 비스듬히 자른 직각삼각형도 있다. 세 변과 세 각이 있다면 이 모든 것이 삼각형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삼각형은 늘 똑같은 모양으로 똑같은 일만 하는 것이 따분하게 느껴졌다. 삼각형은 변신 마법사를 찾아가 요청한다.

"변 하나와 각 하나를 더 갖고 싶어요. 그럼, 무척 신날 것 같아요."

그렇게 삼각형은 흥미진진한 변신모험을 시작한다.



삼각형은 사각형이 되어 야구장에서, 장기판과 바둑판에서, 티비와 컴퓨터와 극장 화면에서, 창틀과 사진에서, 그리고 책 속에서 많은 역할을 하게 된다. 책 속에 들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잔뜩 듣고 온 사각형은 도형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전해주고 친구들도 함께 즐거워한다.

하지만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또다시 지루함을 느낀 사각형은 사각형에서 오각형으로, 오각형에서 육각형으로 계속 변신을 원하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도형 친구들과 소원해지기 시작한다.



삼각형은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이 되었다. 그러나 계속 만족하지 못한 채 새로운 불만이 생겨나고 불행하다는 생각까지 하게된다.  그때마다 변과 각을 하나씩 추가하더니 결국은 몇 각형인지 알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욕심꾸러기 삼각형》은 어린이들에게 각과 변의 갯수에 따라 변화하는 도형에 대한 개념과 함께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삼각형은 반복되는 삶에 불만을 품었고 그 불만들이 쌓여 결국 본인의 삶 자체를 불행하게 여기게 된다. 그로인해 나 자신을 잃고 누구인지도 모를 도형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 삶 속의 작은 변화들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하나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다양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따분해 보이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심에는 나를 사랑하고 자신을 잃지 않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삼각형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따로 있었어요. 사람들이 엉덩이에 손을 척 갖다 댈 때마다 그 안으로 쏙 들어가 자리는 잡는 일이었지요."

《욕심꾸러기 삼각형》 속 도형을 표현한 여러 방식 중에서 이 표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사람들이 엉덩이에 손을 척 갖다 댈 때마다 그 안으로 쏙 들어가서 자리는 잡는 일이라니! 

책을 거꾸로 들고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는 그림을 못봐서 이해를 못했었는데, 그림을 보는 순간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함박웃음을 지었다.

삼각형, 사각형 등 형태를 고정적으로 이루고 있는 물체 속에서 모양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인데, 저런 변화하는 형태 속에서 모양을 찾아낸 것이 놀라웠다. 그 자리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짝 엿듣는다는 설정도 참으로 기발했다. 작가의 재미있는 상상력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욕심꾸러기 삼각형》을 통해 아이들은 변 세 개로 이루어진 삼각형이 변과 각이 하나씩 더해지면서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이 되고, 변과 각이 늘어날수록 점점 원의 형태에 가깝게 변해가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은 《욕심꾸러기 삼각형》에서 다양한 사물들을 통해 세상 곳곳에 숨어있는 다채로운 형태의 도형을 만나고, 삼각형에서부터 시작해서 여러 모양의 다각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도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들 것이다.

더불어 반복적이고 무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일상을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삼각형이 돌고돌아 다시 삼각형으로 돌아왔듯, 여러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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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빛 모든요일그림책 5
강경수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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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빛》은 인간의 선함과 그 숭고함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빛'

밤하늘의 별처럼 어두운 세상에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나, 너, 그리고 우리가 가진 아름다운 빛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신의 빛》 주인공은 수업 시간에 중세 미술의 특징 중 하나인 헤일로(신 또는 성인의 신성성과 숭고함을 나타내기 위해 인물의 머리 위로 그려 넣었던 원형의 빛)에 대해 배운다.

"여기 그림 속 인물들은 남을 의해 자신을 희생했는데, 그 숭고한 영혼의 증표로 머리에서 빛이 나도록 표현했습니다."



신 또는 성인의 머리 위로 원형의 빛을 그려넣는 것은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 서양과 동양, 기독교와 불교, 모두 공통적으로 사용하던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빛은 성인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일까?



"우리가 서로를 돕고 사랑한다면 모두 빛이 나는 존재가 될 거예요. 오래된 신화 속 영웅이나 종교적 성인이 아니더라도."

선생님의 말을 되새기며 길을 걷던 주인공은 길을 걷는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머리 위에 드리운 빛을 보게된다.



《당신의 빛》에서 이 장면을 보았을 때 울컥하는 감정이 솟아났다. 소방관분들과 구급대원분들의 모습을 보며, 세상의 빛과 같이 우리 사회를 지켜주는 많은 분들이 떠올랐다. 항상 우리를 지켜주시는 경찰관, 소방관, 구급대원분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오랜시간 고생하고 계시는 수많은 의료진분들. 

이런 분들이 우리 세상을 따뜻하게 밝히는 빛과 같은 존재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는 일일 것이다.



《당신의 빛》은 우리 사회 속 영웅들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속 보통 사람들의 머리에서도 빛이 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보통의 사람들이 빛나는 모습은 영웅들의 빛과는 또다른 울림을 주었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연탄나눔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머리에 동그랗고 밝은 빛이 빛난다.



교통약자인 할머니께서 횡단보도 건너시는 것을 도와드리는 어린아이도 밝고 아름다운 빛이 나는 사람이다. 



길 잃은 듯한 아이를 지켜주는 경비원, 다리를 다친 친구를 도와주는 아이, 짐수레를 밀어주는 사람들.

타인을 위해 마음을 쓰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에게는 어김없이 빛이 피어난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서로를 돕고 사랑할 때 빛이 난다는 걸.'



《당신의 빛》은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들을 중세 그림 속 성인들의 빛에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냈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거나 봉사하는 마음과 같이 크고 위대한 마음들도 있지만,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처럼 작지만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는 마음들도 있다.  

꼭 거창하거나 대단한 행위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길을 건너는 할머니의 손을 잡아드리고, 죽은 동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묻어주는, 그런 작지만 남을 위하는 마음들이 바로 세상의 빛인 것이다.

이 세상을 이어온 것은 위대한 성인들에 의해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펑범한 사람들의 선한 마음들이 하나하나 모여 이 세상을 이루어왔다는 것을 보며 선함 마음의 위대한 힘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여러분도 모두 빛이 나고 있어요."

 《당신의 빛》의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하신 말씀을 보며,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선을 행하려는 마음들이 우리 속에서 빛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 불꽃이 크든 작든, 타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이웃들에게 존경심을 느끼게 되었다.



"여러분은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될 거예요. 그 선택이 때로는 명확할 수도, 때로는 모호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여러분이 가진 밝은 빛을 잃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빛이 여러분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거라고 선생님은 생각해요."

그리고 항상 선함에 대해 생각하고 세상이 선함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믿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의 수많은 따뜻한 마음들을 어떤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는 듯 비딱한 눈으로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바라볼 줄 아는 눈과 마음을 품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선을 행하고 그 선을 감사히 여기고 존중할 줄 아는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밤하늘의 별처럼 세상을 밝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선택의 결과가 어떠할지는 알 수 없지만, 선택 하나하나가 모두 선하고 올바른 마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들이기를 바란다. 우리 안의 빛이 작게나마 영원히 꺼지지 않고 빛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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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씨와 거꾸로 집 신나는 새싹 183
김명선 지음, 이나래 그림 / 씨드북(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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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씨와 거꾸로 집》은 알록달록 선명한 색감으로 눈을 사로잡은 책이다.

똑바로 씨는 왜 이름과 다르게 거꾸로 집에 살게 된걸까? 상반되는 두 단어의 조합이 호기심을 자아냈다.



똑바로 씨는 거꾸로 집에 산다. 갑자기 불어온 회오리바람에 집이 거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똑바로 씨는 집을 똑바르게 바꾸려고 애쓴다. 똑바르지 않으면 참기가 어렵고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집을 똑바로 바꿀 수 없었던 똑바로 씨는 날마다 쉬지 않고 물건들을 똑바로 바꾸었다. 마침내 정리를 마친 똑바로 씨는 이제 쉴 수 있을까?

똑바른 상황 속에서는 약간의 흐트러짐도 도드라져보인다. 똑바로 씨는 바람이 불어 종이가 흐트러지면 똑바로 놓기 바빴다. 커튼도, 연필도, 책장 속 책도, 똑바르게 되어있는지 쉼 없이 살펴야했다. 이미 모든 것을 똑바로 해두었지만 오히려 그것에 사로잡혀 제대로 쉴 수 없었던 것이다.



똑바로 씨는 너무 지치고 배가 고파 빵을 사러 나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똑바로 씨는 너무 놀라 까무러칠 뻔했다.
 
세상에! 다시 회오리바람이 불어 집이 똑바로 돌아온 것이다!



집이 똑바로 되었다는 사실에 기쁜 마음도 잠시, 집 안의 가구와 물건이 다시 거꾸로 된 것을 발견하자 똑바로 씨는 너무너무 화가 났다.

물건을 똑바로 바꾸었는데도 계속 안 좋은 일이 생겼다. 앞으로 또 회오리바람이 분다면 또 물건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똑바로 씨는 결심한다.



고민 끝에 똑바로 씨는 마음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부엌도 좋을 대로, 화장실도 좋을 대로, 창문도 좋을 대로, 문도 좋을 대로.

이제 똑바로 씨네 집은 엉망진창이다. 그래서 똑바로 씨의 마음도 엉망진창일까? 아마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지 않을까?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은 마음을 바꾸는 일이에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한때는 나도 약간의 강박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펜으로 노트필기를 하다가 실수를 하면 처음부터 새로 써야하는 것?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 안돼, 견딜 수 없어!' 까지는 아니었지만, 반듯하게 새로 하고 싶은 충동이 컸다.

그런데 이런 나의 성격을 작은 아이가 닮았다. 컬러링을 하다가 테두리를 벗어나면 그렇게 싫어하고 속상해한다. 새로 해달라고 울기까지 한다. 나를 닮은 모습을 볼 때면 더 애틋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불안이 심하면 때로는 강박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럴까? 남편과 큰 아이보다는 나와 작은 아이가 조금 더 내성적이고 걱정이 많아서 불안도도 조금 더 높은 것 같다.



누구나 똑바로 씨처럼 특이한 습관이나 징크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과 걱정이 지나치게 많으면 일상을 파괴하기도 한다. 가스 잠그는 것을 한번만 확인하면 되는데 강박에 사로잡혀 거듭 확인을 하거나 집을 떠나서도 불안에 떠는 것이 하나의 예가 아닐까 싶다.



세상에는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외부에서 오는 상황들은 내가 애써서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를 바꾸는 것이다.

스스로의 기준과 잣대는 타인이 바꾸어줄 수 없다. 촘촘하고 빡빡한 잣대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건 스스로가 해야할 일이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다. 내 안의 평안을 위해 근심과 걱정은 잠시 내려두자. 그리고 나를 위해 용기를 내 스스로가 쳐놓은 제한선을 뛰어 넘어보자. 아마 유쾌하고 통쾌한 경험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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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 유산 - 우리나라에서 찾아 보는 한 장 한 장 우리 역사
김원미 지음, 조용란 그림 / 그린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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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북 '한 장 한 장 우리 역사' 시리즈는 우리 역사와 문화재를 주제별로 깊이 있게 탐구해 보는 지식 그림책 시리즈이다. 임진왜란, 화성 행차, 조선의 궁궐, 훈민정음, 세계 유산 등 초등 교과에서 빈도 높게 다루어지는 역사적 주제를 한 장 한 장 제대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역사적 지식을 고전의 원문과 역사 현장을 토대로 상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색이다. 

《우리나라에서 찾아 보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은 1995년부터 유네스코에 꾸준히 등재되어 온 우리나라의 세계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는 책이다.



'유산'이란 우리가 선조로부터 물려받고 또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산이다. 유네스코는 이런 유산들 가운데 인류가 함께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골라 세계 유산, 세계 기록 유산,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그중 세계 유산은 다시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나뉜다. 문화유산은 기념물, 건축물, 유물, 유적지 같은 것을 말하며, 자연유산은 지질학적, 생물학적 가치가 있는 지역을 말하고, 복합유산은 두 가지 특징을 동시에 가진 유산이다.

우리나라 세계 유산은 13개의 문화유산과 2개의 자연유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도를 보니 세계 유산이 어느 한 지역에 몰려있지 않고 전국 곳곳에 골고루 흩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 구석구석 모든 곳이 귀한 유산들로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다.



《우리나라에서 찾아 보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나와있는 15개의 세계 유산 중 한국의 산지승원, 한국의 서원, 한국의 갯벌은 최근에 지정되어서인지 나도 잘 몰랐던 내용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나도 우리 나라의 소중한 유산들을 다시금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연과 종교의 아름다운 조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세계 문화유산 2018년 등재)

불교는 삼국시대에 전례된 이후 우리나라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유럽은 곳곳에 성당이 있듯, 우리나라는 산 곳곳에 사찰이 있다. 전국에 걸쳐 얼마나 널리 영향을 펼쳤었는지 알 수 있다.

처음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도읍지 한 가운데 절이 있었다고 한다. 고구려 평양의 창암사, 백제 부여의 정림사, 신라 경주의 황룡사는 왕궁 바로 곁에 있었다고 하는데, 도심 중앙에 절이 있는 모습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아 재미있었다.

그런데 불교가 널리 퍼지고 승려들이 수행하는 모습이 변화하면서 절이 산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깊은 산 속 자연환경과 어울리며 한국만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의 산사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산사와 산지승원 모두 산속의 절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7개의 산사는 모두 무려 1천 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찰이다.

산사는 역사와 종교에 상관없이 오늘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살아있는 문화유산이 되었다. 자연과 종교가 하나가 되어 현재까지 오랜 역사를 이어온 점을 널리 인정받은 한국의 산사는 이제 세계의 여러 사람들이 함께 누려야 할 세계 문화유산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지난 8월 할머니와 함께 갔던 큰 절이 바로 법주사라고 알려주었더니 굉장히 흥미로워하며 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법주사에 갔을 때 산 속에 안겨 있는 듯 고요하게 배치되어 있는 모습과 팔상전의 웅장한 위용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는데, 조만간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통도사는 가족들과 자주 갔던 곳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조금 더 뜻깊은 마음으로 방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석사 무량수전도 워낙 유명한 곳이니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나는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산사의 고요함을 참 좋아하는데, 세계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산사의 매력을 한껏 느끼길 바란다. 우리 아이들도 자연과 종교의 융화 속에서 내면이 보다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학문을 가르치고 지역 문화를 꽃 피운
한국의 서원 (세계 문화유산 2019년 등재)

서원은 조선시대 학자들이 지방에 세운 사립학교이다. 

오늘날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곳은 서당이고,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곳은 한양의 경우 4부 학당, 지방의 경우 향교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학교는 성균관으로 나라에서 세운 국립대학인데, 성균관에 가지 않아도 지방 사립대학인 서원에서 성균관 못지않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방의 사립학교에는 퇴계 이황이나 율곡 이이 같은 이름난 스승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양에 있는 성균관에 가지 않아도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아 훌륭한 스승에게 좋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



서원은 유학 경전을 읽고 토론을 하며 사람과 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배움터였다.  선비들은 서원에서 마음껏 공부하며 지방의 문화를 크게 발전시켰다.

그러나 서원이 발달하면서 많은 문제가 생겨 결국 흥선대원군은 47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서원은 모두 없애버렸다고 한다. 그때 살아남아 지금까지 전해지는 9개의 서원은 원래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데, 서원을 거쳐 간 인물들의 흔적과 그들이 만들고 읽던 책이 잘 보관되어 있고 유학자들의 제사가 지금까지도 계승되고 있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다. 



지도를 살펴보니 우리집에서 가까운 논산에 돈암서원이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서원을 방문해 옛 사람들이 공부한 흔적을 밟아봐야겠다.



수많은 생물의 중요 서식지
한국의 갯벌 (세계 자연유산 2021년 등재)

한반도의 남서쪽 해안에 자리한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은 우리나라 여러 갯벌 가운데서도 가장 넓고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이라고 한다.

네 갯벌은 섬, 바위해안, 모래갯벌, 펄갯벌, 염습지(바닷물이 드나드는 습지) 등 다양한 자연환경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수많은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가 될 수 있었다. 여기서 살아가는 갯벌 생물은 모두 합쳐 2,169종에 이르고, 우리나라 서해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도 47종이나 된다고 한다. 멸종 위기에 처한 갯게, 붉은발말똥게, 흰발농게, 기수갈고둥, 대추귀고둥 같은 해양무척추 동물도 살고 있다.

네 갯벌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물새 서식지인데,  넙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황새, 노랑부리백로, 재두루미, 흑두루미, 저어새 등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멸종 위기 조류 27종을 포함해 137종의 물새를 먹여 살리는 곳이라고 한다.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오가는 철새들의 중요한 기착지이기도 하다.

이처럼 한국의 갯벌은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서식지 중 하나라고 한다.

우리가 갯벌의 가치를 알고 갯벌을 보호하고 관리하려는 노력도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근거가 되었다고 한다. 소중한 유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바로 며칠 전에도 아이들과 조개 캐러 서해안에 다녀왔는데, 우리나라의 갯벌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보존을 해야할 만큼 중요한 곳인지 모르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여수 엑스포 때 순천만 국가정원에 간 적이 있다고 이야기 해주었더니 아이들이 가보고 싶다며 당장 이번 주말에 갈 수 없냐고 말했다. 내년 4월부터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된다고 하는데, 그때 아이들과 함께 보성-순천갯벌에 꼭 가보기로 약속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유산 15가지(문화유산 13개, 자연유산 2개) 외에도 훈민정음 해례본 등 세계 기록 유산 16개와 판소리 등 무형 문화유산 21개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유네스코 지정 유산은 총 52개이다. 

이렇게 계속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시키는 것은 우리 유산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널리 알리기 위해서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순간 그 유산은 우리 것만이 아니라 전 인류의 유산이 된다. 더욱 책임 있게 관리하고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더 관심을 가지고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찾아 보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을 재미있게 읽은 아이들은 여행을 떠나자고 했다. 아이들과 전국 유네스코 세계유산 여행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직접 여행지를 고르고 계획해서 하나하나 발로 밟아가다보면, 아이들 머리 속와 마음 속에 그 위대함과 소중함이 깊이 새겨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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