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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영어 첫 단추 - 영어유치원을 고민하는 모든 부모를 위한
김은희 지음 / 유아이북스 / 2022년 8월
평점 :
《내 아이 영어 첫 단추》는 조기 영어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표지에도 적혀있듯 영어유치원을 고민할만큼 조기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을 위해 영어교육의 방향과 시작방법 그리고 영어유치원에 관한 이야기까지 골고루 담은 책이다.
김은희 작가는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조기 영어교육을 전공했고, 영어유치원 원장으로 기관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BEK(British Education Korea) 국제학교 이사로 재직 중이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는 대한민국 영어교육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보아온 조기 영어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20년 동안 쌓은 특별한 노하우가 가득한 책이다.
말과 글 모두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영어실력을 최종목표로 잡았을 때, 영어교육의 첫 5년은 기초를 닦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한다. 그 중요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 《내 아이 영어 첫 단추》를 통해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다.
유아들의 영어는 당연히 BICS(Basic Interpersonal Communication Skills) 영역에 해당하므로 일상생활에서 늘 보고 듣는 상황들을 컨텐츠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음성언어인 '말'을 중심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패턴을 연습하는 기능적인 영어가 아니라 생각을 키워주고 그 속에서 영어는 저절로 따라오게끔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오래 걸리겠다', '이미 늦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말을 통해 인생 전체의 기초를 다지는 유아들은 조금 늦더라도 생각을 함께 키워주는 언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 아이의 인생을 짧게 놓고 조급해 하지말고, 그렇지만 게으름은 피우지 않으면서, 지금부터라도 '말'을 중심으로 영어를 효과적으로 가르칠 방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미가 없는 것은 배우기 싫어한다. 그래도 청소년이나 성인은 필요의 의해 재미가 없어도 학습을 한다. 외부적인 동기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아들은 외부 동기에 그닥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과자나 장난감으로 잠시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지속성을 기대하긴 힘들다. 정말 재미가 있어서 아이들 내부에서 동기가 생겨야 한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함께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영어공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그래도 아이가 재미를 느끼는 교육방법을 찾고, 이후에도 아이의 흥미가 떨어지지 않는지 꾸준히 체크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에 따르면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려 교육현장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교육 패러다임이 짧은 시간에 변화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거실에서 양질의 다양한 영어콘텐츠를 만날 수 있고, 영어 화상수업도 활성화 되어있다.
특히 정통 주입식 수업은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고 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기본 개념부터 가르치는 대신, 학생들이 온라인 매체를 통해 기본 컨셉을 공부해 온 다음 교실에서는 그 내용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것이다. 그것을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이라고 한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를 읽으며 패러다임이 변할수록 부모의 관심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학교나 학원, 온라인 수업에 아이를 맡겨두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아이가 충분히 학습이 되어 있는지 체크하고 부족하면 적절하게 보충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 전에 부모가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겠지만, 그 시간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훨씬 발전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내 아이 영어 첫 단추》 책에서 가장 관심있게 보고 많은 걸 배운 부분은 4장 영어 첫 단추의 핵심 파트였다.
1. 듣기(Lestening) : 모든 언어의 시작점
듣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함를 느꼈다. 수동적으로 앉아 마냥 듣는 것보다는 이해와 발화에 도움이 되는 집중적인 듣기(focused listening) 연습이 함께 진행되어야 함을 깨닳았다.
2. 말하기(Speaking) : 기다림의 미덕
(1) 입력단계(Input Stage) : 내적으로 영어가 쌓이는 시간이다. 결과치를 내기보다는 입력하는 시간임을 이해하고, 아이들 각자의 속도대로 편하게 쌓을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한다. 아이가 편안해하고 흥미로워하는 방법으로 계속 노출해주고 입력해주는 작업이 이루어져야한다.
(2) 초기 발화 단계(Early Production) : 간단한 단어 위주의 발화가 나타나는 시기이다. 헤어질 때마다 'See you'라는 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헤어짐의 상황과 See you를 연결지어 말 덩어리 자체를 머릿속에 입력한다. 노출되는 콘텐츠 자체를 내레이션이 아닌 일상대화체로 바꿔준다면 말하기 효과는 극대화된다.
(3) 말의 구성 단계(Speech Emergence) : 상대방과 대화가 되려면 덩어리째 입력된 단어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스스로 말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말의 구성단계에 들어섰을 때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독백이다. 혼잣말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면 안된다.
(4) 대화 단계(Conversation) : 대화 단계에서는 풍부한 입력과 함께 좀 더 정교한 언어 수행을 위한 자극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 속에서 연습이 되어야 하는데,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한 단계이다.
우리말 발달 순서를 봐도 마찬가지이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수준이 되면 어느 순간 글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환경에서 유아기 영어교육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듣고 말하는 음성언어이다.
3. 파닉스(Phonics) : 영어의 'ㄱㄴㄷ' 배우기
한국말의 ㄱㄴㄷ 공부는 이미 자기가 아는 말소리에 기호를 연결하는 단순 작업이기에 빠르게 가능하지만, 제2외국어로 배우는 영어 파닉스는 듣고 말하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글자만 밀어넣는 격이니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말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글자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그때가 파닉스를 시작할 때이다.
4. 읽기(Reading) : 자신감만 있어도 반은 성공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음가만 읽는 디코딩(decoding)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읽은 글을 이해(comprehension)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파닉스 학습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면 그 의미를 이해하는 작업이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먼저 읽고 난 다음 의미를 알아가는 식의 읽기는 해석 단계를 꼭 거쳐야 하는 잘못된 읽기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다.
5. 쓰기(Writing) : 쓰기보다 중요한 아이디어
인벤티드 스펠링(Invented Spelling)이라는 개념에서 놀랐다. 한글을 배울 때는 너그러이 받아들이고 귀엽게 여겨줄 수 있는 부분이 왜 영어를 배울 때면 조급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다그치게 되는걸까?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언어의 습득 과정은 모두 같은 것 같다. 아이들도 나중에 쓰기를 하게될텐데 철자 하나하나에 매달리지 말고 불완전한 글쓰기 단계도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 후반부에는 영어유치원 관련 내용이 나오는데, 총 320쪽 중 108페이지를 할애할만큼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는 영어유치원을 고민하고 있을, 이 책을 읽고 있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유아기는 엄마의 노력과 지혜로운 선택으로 돈을 안들이고도 효과적인 영어교육이 가능한 시기라고 말해준다. 다만 충분한 노출로 귀가 트이고 발화할 준비가 되었으나 대화 상대가 되어 줄 누군가가 없다면 노출 다음 단계로 영어유치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해준다.
영어유치원을 어떻게 선택하면 좋은지,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1년 동안 어떤 행사들이 있는지, 그외 먹거리나 안전사고, 화장실, 생일파티 등 소소하지만 하나하나 궁금해 할만한 사항들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두었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은 내가 그동안 영어교육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처절하게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그와 함께 줏대 없던 나의 영어 교육관이 조금은 방향은 찾는 기분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인 유아기 시기, 그 시기에 알맞는 영어교육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야할지, 큰 방향을 안내받았다. 이제 방향은 알았으니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와 그 꾸준함의 끈기는 나와 아이의 몫일 것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부지런히 걸어서, 아이도 나도 영어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그 순간에 함께 도달해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