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났다 - MBC 창사 60주년 VR 휴먼 다큐멘터리 대기획
김종우.MBC <너를 만났다> 제작진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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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얼핏. 짧게 나온 광고만 보고도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를 잃은 엄마.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로써는 상상만으로도 감정이 북받쳐오르고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 짧은 광고 영상만으로도 너무너무 슬퍼서 다큐멘터리를 볼 엄두는 내지도 못했었다. 그렇게 나는 이 프로그램을 잊고 있었다.



MBC VR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가 책으로 나왔다고 했을 때, 사실 나는 책을 집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었다. 누군가의 상실의 아픔을 함께 공유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으로 만난 《너를 만났다》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은 다른 결을 지니고 있었다.

다큐멘터리를 본다기 보다는,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자의 제작노트를 보는 느낌이었다. 에세이 같기도 했다.  《너를 만났다》에는 제작진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고민을 거쳐서, 어떻게 그 모든 것을 구현해냈는지 모든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너를 만났다》에는 주인공 가족들을 섭외하는 단계부터 생생한 체험을 전달하기 위해 고심하고 노력한 흔적이 남겨져있다.

<너를 만났다>를 제작한 사람들은 VR전문가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해 깊이 있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일을 한다. 그런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사람들이 메타버스와 VR이라는 과학기술을 만나 그동안 실현해내지 못한 세상을 만들어 나갔다는 것이 놀라웠다.



제작의 과정에 담긴 여러 기술적 노력들은 정말 대단했다. 결과물만 보았을 때는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고민들이 보였다. 가상세계에서 실제 걷고 움직이는 체험자 시점의 활동부터 시작해서 그 속에서 만날 떠난 이의 생김새와 움직임과 목소리를 구현해는 것까지, 이 모든 것이 엄청난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너를 만났다》 책 중간중간에는 제작과정을 연결해둔 QR코드가 있다. 사실 나는 하나도 보지 못했다. 책만 읽어도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데 영상까지 볼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면모보다 더 경이롭게 느껴진 것은 사람에 대한 진심이었다.

재회의 순간에 도달하기까지 제작자의 수많은 고민이 담긴 과정들은 기술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사람을 향한 진심과 애정어린 마음들이 결합된 복합체였다.

진심을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 문학도, 음악도, 그림도, 그리고 영상매체도, 진심을 다한 것은 시대를 관통하여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MBC VR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가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2020년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이 주관하는 ABU상 TV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은, 떠나보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은 남은 이들의 소망을 진심을 다해서 실현해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리라.



《너를 만났다》 저자인 김종완PD는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를 회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평소와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다가도 또 파도처럼 밀려오는 기억들 속에서,  여전히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남은 이들은 어떻게 그 고통에서 회복될 수 있을까?

상실은 늘 슬픔을 동반한다. 그 슬픔은 떠난 이의 부재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한 것이리라 생각했는데, 떠난 사람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울음이 밀려왔다.

상실의 아픔만큼 우리는 망각이 두렵다. 사랑하는 사람을 잊을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떠난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내딛는 이 한 걸음이 그들을 회복시켜주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었을까?



내가 감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때 《너를 만났다》 제작진들은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겪은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깊이 고민했던 지점도 이야기 하고 있다.

VR기술과 다큐멘터리의 결합을 시도하는 그 시작점 단계에서 단순히 기술적인 완성도에만 집중하지 않고 이런 다양한  문제를 고민했다는 점이 단순한 테크 기술들과의 차이점이 아닐까 싶었다. 과학기술이 결합되어 상상만 했던 일들을 이루어냈지만, 그 근본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품고 있는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사람 잘 기억하기 위해 그를 재현하는 과정이 애도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를 기억하면 너무나도 슬퍼서 잊어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했던 좋은 기억들을 잘 갈무리해서 더 오래 기억하고 애도하는 것이 남겨진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너를 만났다》를 읽은 후 가장 강렬하게 남은 것은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인류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라는 점이었다.

기술 발전 속에서 우리는 윤리적 문제를 걱정하고 있지만, 인간은 단순히 효율성이나 편의성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인류애와 존엄성에 대한 인식은 《너를 만났다》 제작진 뿐만 아니라 인류가 가진 보편적인 인식이라고 믿는다. 그 속에서 우리는 과학기술을 통해 또 다른 상상 속 세상을 현실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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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여 주고 재워 주고 책고래 클래식 15
김선일 지음, 지현경 그림 / 책고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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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여 주고 재워 주고》는 책고래 출판사의 '책고래클래식' 열다섯번 째 책이다. '책고래클래식'은 옛이야기와 명작, 고전 등을 국내 그림책 작가들이 새롭게 쓰고 그려서 고전의 풍성한 이야기 바다로 안내하는 그림책이다.

《먹여 주고 재워 주고》는 세상을 떠돌며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총각 이야기를 현대적인 민화 기법으로 표현한 책이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민화가 어우러져 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이다. 김선일 동시작가가 옛이야기를 다시 쓰고, 민화로 그림책 그리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지현경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먹여 주고 재워 주고》의 주인공인 떠돌이 총각은 세상 일에 관심이 많아 보고 듣고 아는 게 많다. 누구라도 어려움에 처한 걸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참견하곤 했다.

하루는 욕심쟁이 부자 영감에게 여섯 살배기 아들을 머슴으로 빼앗긴 젊은 부부의 사연을 듣게 된다. 



떠돌이 총각은 욕심쟁이 영감을 찾아가 머슴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돈도 필요 없고 그저 먹여 주고 재워 주기만 하면 되는데, 대신 여섯 살배기 어린 머슴과는 함께 일을 못하겠다고 한다. 부자 영감은 호박이 넝쿨째 굴러왔다고 생각하며 당장 여섯 살배기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낸다.



떠돌이 총각은 무슨 일이든 분명한 게 좋지 않겠냐며 말로 한 약속을 문서로 남겨두자고 한다. 욕심쟁이 영감은 일을 시키고도 돈을 안 주어도 된다는 사실을 문서로 남기자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둘은 종이에다 약속을 쓰고 서로 확인했다.

그런데 이 문서가 결국 욕심쟁이 영감의 발목을 잡는다. 떠돌이 총각이 능청스럽게 행동하는 모습과 총각의 꾀에 넘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끌려다니는 부자 영감을 보면 정말 웃음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결국 욕심 많은 부자는 이 문서를 짝짝 찢어버리며 총각을 쫓아낸다. 떠돌이 총각은 재치 있는 행동으로 아이도 구해내고 자신도 안전한 방법으로 떠나게 된다.

단순한 내용의 문서 한 장이지만 그 속에 지혜를 담아 욕심쟁이 영감을 꼼짝도 못하게 만드는 모습을 통해 권선징악이 주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먹여 주고 재워 주고》는 잘 만들어진 그림책답게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등장인물의 표정이 살아있는 듯 느껴져서 정말 재미있었다.

그림을 그린 지현경 작가는 '먹여 주고, 재워 주고, 입혀 주고'라는 말이 재미있어서, 떠돌이 총각과 욕심쟁이 영감 캐릭터의 표정에 더욱 신경써서 작업했다고 한다. 순박한 떠돌이 청년은 단순하게 표현하고 욕심쟁이 영감은 과장되게 그려서 상반된 이미지를 통해 재미를 더했다.

욕심쟁이 영감이 느끼는 여러 감정의 변화들이 얼굴에 하나하나 드러난다. 황당해하거나 붉으락푸르락 화를 내는 등 익살스럽게 표현된 표정을 보며 아이들은 깔깔깔 웃었다. 그림만 보아도 이야기가 그려지고 인물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림책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먹여 주고 재워 주고》는 등장인물의 표정 뿐만 아니라 주변 배경을 보는 재미도 굉장히 컸다. 지현경 작가는 이야기의 배경을 모두 민화로 표현했는데, 우리 민화가 이렇게 색감이 화려하고 아름답고 매력있는지 몰랐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흔히 보기 어려운 민화로 담아내어,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풍성한 책이었다.



주인공이 번뜩이는 재치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의 상상력이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림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이 한국 민화의 아름다움도 보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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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 인문학 전문가 김종원의 지적 안목을 넓혀주는 열두 달 교양 수업
김종원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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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을 있게 한 인문학적 기반과
그걸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흡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법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저자인 김종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그간 다양한 인문학 책이 쏟아져나왔고, 그 속에서 우리는 세상에 관한 풍성한 교양을 쌓아왔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한국에 대해 집중조명한 책이 있었던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서양 역사와 문화들은 줄줄 꿰고 있으면서 정작 우리나라를 존재하게 한 그 뿌리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고찰해볼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나는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을 펼쳤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은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를 열두 가지 파트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1월 문학, 2월 미술, 3월 건축, 4월 음악, 5월 문화, 6월 종교, 7월 음식, 8월 역사, 9월 철학, 10월 과학, 11월 경제, 12월 공부, 총12가지 주제를 한 달에 하나씩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하루 한 페이지씩, 한 달에 한 과목씩, 그렇게 차근차근 한국에 대한 기본교양을 쌓아나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매일 그날의 키워드를 선정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두었다. QR코드와 이미지를 통해 본문 내용과 관련된 추가정보도 제공하고 있으며, 어려운 개념이나 용어들에 대한 각주를 달아 이해를 돕고 있다. 매달 마지막에는 그 달의 내용 중 실제 찾아가볼 수 있는 여행지를 엄선해 관련 인문학 여행지를 소개해두었다. 365개의 인문학 지식과 91곳의 인문학 여행지가 결합된 책인 것이다.

나는 날짜에 맞춰 따라가기 전에 우선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며 흥미로운 부분들을 읽어보았다.



5월 문화 스스로 깨어나 자신만의 시각을 완성한 자들의 기록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중 나는 특히 '문화' 부분이 참 재미있었다.

문화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차곡차곡 쌓여온 그 민족의 정체성이 묻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화' 파트를 읽으며 우리 민족의 정신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5월 1일, 한국식 나이>는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었다. 한국에는 여러가지 나이 산정 방법이 있는데 한국식 나이는 외국에서 통용되지 못하기에 우리도 만 나이 개념으로 통일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나는 이 '한국식 나이'가 참 이상한 계산법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자는 이것을 '한국인만이 갖는 보이지 않은 것까지 소중히 여기는 정신'이라고 보았다.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갖는 의미는 '태어나지기 전의 시간'까지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태중에서 자라는 기간동안 온갖 정성으로 길러 태어나자마자 한 살을 부여하는 한국인만의 숭고한 나이계산법이라니,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태아에게도 삶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놀라운 관점이었다.



나는 '결'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사람을 표현함에 있어서 '결'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그 사람은 결이 고운 사람이다', '나와는 결이 다르다' 등으로 활용하고는 한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에도 <5월 6일, 결>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이 있어서 반가웠다.

'결'은 그 발음이 참 아름다운데, 이 아름다운 단어가 한자가 아닌 한글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기뻤다.

저자는 '결'이란 무언가 하나에 자신의 색을 입혀 오랫동안 반복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성의 산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만이 추구하는 무언가가 주변의 참견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결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선택한 반복은 그것을 가진 자에게 색다른 결을 선물한다고 한다. 결이 곧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역사인 것이다. 나의 결은 어떠한가? 나는 어떤 역사를 품고 있는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6월 종교 세상과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언제나 변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일 뿐

위대한 종교라도 믿는 사람이 없어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 기독교와 불교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을 보면 그 위대한 가치는 세월과 상관 없이 인류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 있는 듯 하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중 <6월 6일, 다가가는 불교>를 통해 불교가 대중에게 잊히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볼 수 있었다.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융성했으나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억압으로 인해 절은 산속으로 들어갔으나, 그 정신은 산중에서 나와 백성들과 직접 소통하며 아픔을 안아주는 종교로 바뀌었다. 추구하는 가치는 그대로이나, 가치를 전하는 방법을 바꾼 것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인류가 추구하는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전파하는 방식은 시대에 맞게 바뀌어 나가야 한다. 위대한 종교도 시대에 발맞추어 변화를 모색한다. 그럼, 나는 과연 시대에 맞게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가? 새로운 것이 낯설다는 이유로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바뀐 현실에 나를 맞추어 나가며 스스로를 더 강하게 단련해 나가야겠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에 학창시절에 배웠던 '불씨잡변'이 나와서 참 재미있었다. 그 당시에 나는 유교 입장에서 불교를 비하하며 '부처'를 '불씨'라고 낮춰 부르는 모습이 참 유치하게 느껴졌었다.

<6월 13일, 《불씨잡변》>에서 저자는 내가 느꼈던 그 유치함을 어리석음이라고 이야기 한다. 당대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뛰어난 재능과 지혜를 가진 사람도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르거나 원하는 것이 생기면 어리석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세상과 진리는 변하지 않지만, 변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11월 경제 '경제'라는 자전거는 '욕망'이라는 페달을 밟아야 넘어지지 않고 달린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중 <11월 12일, 차인 제도>편을 통해서 '차인 제도'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개성상인을 대표하는 시스템의 하나로 차인 제도가 있는데, 차인의 지금의 전국 지점으로 파견된 지점장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지점장이라는 개념의 직책을 일찍부터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이 참 재미있었고 현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전문경영인쯤 되는 차인이 되기 위해서는 보통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견습 사원인 사환으로 시작하여 수사환으로 승진을 하고, 여기서 인정을 받아야 차인 후보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차인이 되어 송방 경영을 맡게 되면 독립성을 인정받아 영업에 간섭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개성상인의 주인과 차인 관계가 얼마나 굳은 신뢰로 맺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의 <11월 17일, 집값> 편에는 조선시대 집값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굉장히 물질적인 이야기가 나와서 살짝 당황스러우면서도, 조선시대에도 한양에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는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실이 참 재미있었다.

조선시대에도 백성의 대다수가 서울, 서울에서도 더 살기 좋은 곳에 살기를 원했다고 한다. 정약용은 서울 문밖에서 몇십 리만 떨어져도 마치 태초의 원시 사회 같은데 멀고 먼 시골을 얼마나 더 심각하겠냐며, 서울로부터 10리 안에서만 살도록 하라고 자녀들에게 이야기 했다 한다. 한양이 조선의 수도였으니 정치와 문화 등 모든 것이 모이는 곳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일수록 더욱더 서울을 벗어나지 않으려 애를 썼을 것이다. 

욕망이란 시대를 불문하고 존재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것 같다. 더 좋은 곳은 살고 싶은 인간의 욕구는 어느 때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인간에게 욕망이 사라지면 평화가 찾아올까? 욕망이 사라진다면 성장의 의지마저 꺾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당하고 불법적인 일을 자행해서는 안되지만, 욕망이 있기에 더 열심히 살아갈 의지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깨달음은 주는 자의 몫이 아니라 그것을 발견해서 가져가는 자의 몫이다.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 저자의 이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책을 읽기만 한다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소화해내고 밖으로 드러내어야 진정한 지식이 될 것이다. 

이 많은 지식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할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하루에 하나씩, 천천히, 쌓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그간 김종원 작가의 책을 통해 나를 더 성숙시키는 기회로 삼으며 늘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었다. 이번 《1일 1페이지 인문학 여행 한국편》은 한국인으로서 나의 뿌리에 대한 기반을 탄탄하게 쌓아주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보다 더 지혜로운 내가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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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 - 공부머리 대화법
이해성 지음 / 포르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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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어떤 언어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나의 말 한 마디가 아이에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북돋아 주고 있을까, 아니면 오히려 의지를 꺾고 있을까?

아이의 언어력을 키워주는 엄마의 말을 배우기 위해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을 펼쳐들었다.



좋은 말도 나쁜 말도 인풋에서 시작된다

아이들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모방을 잘한다. 재미있는 억양이나 말투는 금방 따라하고, 언젠가 들었던 사투리를 갑자기 내뱉기도 한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가끔씩 바르지 않은 표현을 쓸 때면 이것 역시 나에게서 배운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 저자는 여기서 한층 더 나아가, 아이가 부모의 나쁜 모습에 물든다면 좋은 모습도 배울 수 있지 않겠냐고 이야기한다. 나쁜 것은 금방 물들고 좋은 것은 쉽게 배우기 어렵지만, 좋은 것들이 켜켜이 쌓이면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도 자연스럽게 바르게 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언어 뿐만 아니라 성품과 정서, 감성 등도 아이들에게 스며든다. 그러니 말 한 번 바르게 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 같다. 아이에게 짓는 표정, 아이 외적인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나의 태도 등 아이가 바라보는 나의 모든 면들이 아이에게 인풋이 될 것이다.

우리는 좋은 언어로 인격적인 품위를 자아내는 부모가 될 것인가, 아니면 무례함이나 불안이 가득한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부모가 될 것인가? 



생각의 시작은 인풋으로, 생각의 성장은 아웃풋으로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에 따르면 부모의 좋은 말과 행동들이 인풋으로 들어갔다면, 스스로 생각하고 꺼내는 아웃풋의 과정에서 아이의 생각이 성장한다고 한다.

이 부분을 보면서 수다쟁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나의 어릴 적 모습이 연달아 생각났다. 아이들은 자신이 책이나 티비에서 보고 어린이집에서 배워온 것을 나에게 설명해주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말이 빨라지고 톤이 높아지는 것을 보면 그 순간 아이가 얼마나 생기가 도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어릴 때 공부한 것을 칠판에 적어가며 친구들끼리 서로 설명하며 공부했었다. 그게 내 나름의 아웃풋이었던 것 같다.

이런 순간들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에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시험의 관점으로만 보면 말이다. 그런데 나는 아이의 학업성취도만이 중요한가? 아니다. 나는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잘 표현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아이의 아웃풋의 순간들을 즐겁게 받아들이며 그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고 느꼈다. 아이가 자라고 있는 순간순간이기 때문이다.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 속 '경험으로 자신의 언어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라는 표현이 참 가슴 저릿했다.

저자의 설거지와 관련된 일화를 보며, 화장실 청소를 도와주고 싶다며 화장실을 비누거품으로 가득 채운 둘째를 너무랐던 것이 생각났다. 함께 즐겁게 청소 한번 하면서 치우면 되는데 그때의 나는 왜 그렇게 화를 냈던걸까? 치우는 것이 귀찮아 아이의 경험의 기회를 앗아간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둘째가 아주 어릴 때 남편이 첫째와 빵 만들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가 첫째 3살 때 였다. 아마도 온 주방이 밀가루 범벅이 되었을텐데, 나라면 뒷정리가 엄두가 안나다는 핑계로 시작도 못했을 것을 남편은 해냈다. 그리고 아이는 지금도 가끔 그 일을 이야기한다.

인풋에도 언어적인 것 외 다양한 분야가 있듯이 아웃풋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배웠다. 아이가 경험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넓히려는 시간들을 나의 불안이나 귀찮음으로 막아세우지 않도록 해야겠다. 



실수는 실력이 아니라 경험이다

우리는 '실수도 실력이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힐만큼 많이 들었다. 현재 입시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곧 등급하락과 직결되기에 그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나는 이 말이 참 싫었다. 안그래도 내성적인 나는 실수를 하면 큰일이 난다는 생각에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노력으로 성취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되면 아예 포기해버리기까지 했다.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 저자는 '실수는 실력이 아니라 경험'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수를 허용해야 그것을 제대로 직시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진정한 성장은 실수를 피해서 정답만을 찾는 기계적인 행위가 아닌 문제의 원인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다양한 풀이 방법을 생각해보는 사고력에서 시작된다.

인생에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실수만큼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없다. 나 역시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했던 실수들을 통해 잘못을 인지하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금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이를 망치는 부모 : 인에이블러 (Enabler)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 모든 부분이 공감이 되고 배울 점이 많았지만, 이 부분이 나를 가장 크게 반성하게 하고 깨닫게 했다.

나는 독립적이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또다시 아이를 독립적이지 못하게 기르고 있었다.

"지금도 친정에 가면 어머니는 식후 설거지도 못하게 만류하신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언젠가 어머니가 더 이상 일상의 노동을 감당하지 못하는 시기가 오면 나는 삶의 무게를 더욱 크게 느낄 것이다."

이 부분에서 크게 충격을 받았다. 내가 아이를 보호한다는 미명하게 아이 스스로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공부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모든 커리큘럼을 짜고 계획을 세워서 아이를 끌고 갈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계획해서 나보다 앞서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자. 아이가 자신이 아는 지식을 나에게 뽐낼 때 아이의 눈에 차오르던 자심감과 자랑스러움, 생기를 떠올려보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있다.

남편이 내가 아이를 과잉보호한다고 할 때마다 나는 그런 엄마가 아니라고 외쳤지만, 내 걱정과는 달리 아이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사실 뜨끔했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책임을 건네주도록 하자. 사회에 나가서 처음 겪는 일들에 당황하고 머뭇거리지 않도록 내 품에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경험하도록 해주자. 내 아이가 온전히 자신의 두 발로 세상에 나아가기를 원한다면,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



존중, 칭찬, 그리고 부정의 말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을 읽으며 나는 존중과 칭찬도 그리고 부정의 말도 모두 조금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 남편이 의견만 내면 내가 부정적으로 말하는 탓에 남편 스스로 자심감이 떨어진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왜 나는 부정적인 말을 많이 했던걸까?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나의 불안을 남편과 아이에게 전가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불안을 상대에 대한 걱정이라는 말로 포장해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의 의지도 꺾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기저에는 믿지 못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반성하게 되었다. 

'아이의 마음에 부정적인 말이 쌓여 주저하게 되는 것이 더 두렵다.'라는 저자의 말을 가슴 한 켠, 머리 한 쪽에 새기는 시간이었다.



엄마표 학습보다 더 중요한 것, 놀이와 감정 표현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에 따르면 엄마표 학습은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필수적인 전인적 발달의 영역에 양념처럼 뿌려지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전인적 발달에 가장 중요한 영역 첫번째는 ' 놀이'이다. 아이의 평생 건강을 위한 기반이 되고 신체 조절 능력을 형성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문제해결능력을 익힐 수 있다는 점도 굉장히 중요하다.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기에 책 등 간접경험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직접 경험으로 얻는 지혜를 따라갈 수는 없다고 한다. 이때 놀이는 다양한 경험을 직접적으로 공급해주는 루트가 되어준다. 놀이를 통해 규칙과 양보, 공정한 경쟁, 억울한 상황, 승리를 위한 전략 세우기 등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로 인생머리가 생기는 것이다.

유아동 시기에 공부보다 중요한 또 다른 것은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이들은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인식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감정이 늘 타인에게 종속되어 있고 타인의 눈치를 봐야하기에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힘들다고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주도적인 학습 뿐만 아니라 주도적인 인생을 살아나가는 사람이 되기 위해 놀이과 감정 표현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신나게 듣고 읽게 하고, 즐겁고 말하고 쓰게 하는, 엄마의 언어

영어를 익히는 순서는 모국어를 배울 때와 마찬가지로 듣기가 먼저이다.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 저자는 영어 소리가 들리게 하는 방법 세 가지를 알려준다.

첫째는 영어 미디어를 활용해 아이가 매일 생생한 영어 환경을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원어민 국가로 당장 갈 수 없기에 최선의 차선책을 활용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로 영어책을 읽어 주는 것이다. 미디어 영상 외 또박또박 느리고 이해가 잘되는 영어 소리도 필요한데 영어책 읽는 것이 그것을 대신해준다. 세번째는 원어민의 목소리를 들으며 문자를 눈으로 따라 읽게 하는 집중듣기이다. 꾸준히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면 엄마가 읽어주는 소리보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아이의 눈과 귀가 더 빨라지는 시점이 오는데 이때 집중 듣기 활동을 권유하라고 한다. 

모국어 습득 방식으로 진행하는 영어 교육의 가치는 완벽함이 아닌 유창성에 있다. 완벽함은 천천히 보완해나갈 수 있다. 



영어의 목적이 말하고 쓰는 아웃풋 능력을 위한 것이라면 읽고 쓰기 위주의 학원을 알아보기 전에 기본적인 영어 환경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지치지 말고, 아이가 재미있게 읽은 동화나 영상 미디어에서 자주 나오는 말을 연습에서 아이 앞에서 재미있게 따라해보고, 아이가 원한다면 원어민 수업을 받는 것을 제안했다.

아이들의 쓰기를 위해서 낙서를 허용하고 완벽한 문법을 기대하며 실망감을 보이지 말라고 한다. 지금 큰 아이는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는데 문장호응이나 맞춤법보다 내용을 담아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진행하고 있다. 틀린 것을 바르게 외우라고 닦달하지 말고 아이의 읽기량이 늘어나면 스스로 잘못 쓴 부분에 대해 메타인지능력이 발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은 나에게 아이 삶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 엄마표 학습의 목표가 엄마의 틀 속에 가둬두려는 것인지 아니면 아이 주도 학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의 하나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았다. 그리고 부모의 변화 없이 아이의 변화나 발전을 기대하는 것이 허상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 주도 학습을 만드는 엄마의 언어 습관》은 '언어'에 대한 편협한 생각도 깨뜨리게 해주었다. 공부라고 하면 학습적인 것만 생각하듯 언어라고 하면 말이나 활자적인 측면만을 떠올렸었는데, '경험의 언어'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하는 말, 내가 하는 행동, 나의 생활 태도 등 아이가 바라보는 내 삶의 모든 것들이 아이에게 스며들어 아이의 언어로 재탄생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아이가 건강하게 독립할 때까지 엄마의 언어 공부를 계속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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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사이트 워드 - 따라하면 영어 스토리가 술술 읽히는
미쉘 지음 / 다락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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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큰아이는 요즘 영어 파닉스를 배우고 있다. 나와 함께 영어교재를 이용해서, 그리고 외국인 선생님과 화상영어를 통해 공부 중이다.

그런데 영어를 공부하다보면 반복적으로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다. 자세히 보면 파닉스 규칙에도 맞지 않는다. 바로 '사이트 워드(sight words)'이다.



'사이트 워드(sight words)'는 '보자마자 한눈에 바로 인식하고 읽을 줄 알아야 하는 단어'를 말한다. 영어 문장에 매우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므로 사이트 워드를 많이 알수록 빠르고 유창하게 영어책을 읽을 수 있다. 

《신비한 사이트 워드》는 하루 3개의 사이트 워드와 3개의 문장으로 재미있고 가볍게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아이가 유창하게 영어 읽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비한 사이트 워드》는 엄마표 아빠표 자녀교육 전문 유튜버인 미쉘TV의 미쉘(김민주) 선생님의 책이다.

저자는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보스턴 대학교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다. 미국의 교육 문화와 한국 교육 시스템의 장점을 융합한 방식으로 두 자녀를 교육하면서 터득한 노하우와 독자적인 교육 철학을 학부모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현재 유튜브 '미쉘 TV', 네이버 카페 '미자모(미쉘과 함께 하는 자녀교육 모임', 각종 엄마표 영어 공부 모임과 독서 모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재미있고 유용한 영어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신비한 사이트 워드》 역시 그런 저자의 영어교육 개발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신비한 사이트 워드》는 《신비한 파닉스》와 짝꿍 책인데, 파닉스를 공부할 때 사이트 워드도 함께 공부한다면 효과는 더 극대화 될 것이다.



《신비한 사이트 워드》 학습하기

《신비한 사이트 워드》는 초등 저학년이 꼭 알아두어야 할 사이트 워드 150개를, 하루에 3개씩 50일동안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하루 3개씩이다보니 학습량이 많지 않아 부담 없이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신비한 사이트 워드》는 하루 세 단어를, 세 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이야기 속에 녹여냈다.

I am Minseo. I am eight years old. I like ice cream.

사이트 워드를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 속에 적재적소에 배치를 해서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공부할 수 있다. 게다가 50편에 이르는 전세 스토리에도 사이트 워드가 반복적으로 넣어서 자연스럽게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게 구성되어 있다. 

학습한 사이트 워드를 영어 동화 속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토끼와 거북',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 친숙한 동화 이야기 속에 사이트 워드를 녹여내어, 사이트 워드를 복습하며 영어 동화 읽기의 기초를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는 하루 한 장이라는 짧은 분량을 굉장히 즐거워했다. 음원으로 우선 듣고, 그림 속에서 사이트 워드 찾기를 하고, 한번 써 보는 과정은 아이에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학습을 모두 충족시키는 구성이었다.



이튿날부터는 QR코드를 직접 찍어보고 싶다며 스스로 조작해서 듣기 시작했다.

조작 방법이 간단하다보니 아이가 스스로 찾아서 딘어와 문장을 듣고 따라했다. 스스로 학습하기에도 좋은 구성이었다.



《신비한 사이트 워드》를 매일매일 스스로 찾아서 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다.

처음에는 아직 파닉스 공부 중인데 사이트 워드를 함께 진행해도 될까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오히려 사이트 워드를 공부하면 글자 하나를 온전히 읽을 줄 알게 되니, 파닉스 공부한 것을 적용해서 다른 글자를 읽어보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파닉스와 사이트 워드는 동시에 함께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 같다. 특히 《신비한 사이트 워드》와 《신비한 파닉스》 하루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동시에 진행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신비한 사이트 워드》 페이지 상단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트레이닝 E북으로 연결된다. 단어와 문장을 반복해서 듣고 따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언제든 접근이 가능하다능 점도 유익했다.



《신비한 사이트 워드》 부록으로 '사이트 워드 카드'도 수록되어 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 활용 방법이 안내되아 있는데 다양한 게임을 통해 사이트 워드를 재미있게 복습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는 공부를 이제 시작한 지금도 스스로 단어를 읽어내는 것을 신비하게 생각하고 재미있어 한다. 《신비한 사이트 워드》 책으로 150개의 사이트 워드를 공부하고 나면 아이들은 영어에 더욱 재미를 느끼고 영어 읽기에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엄마표 아빠표 영어공부를 진행하면서 사이트 워드를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 《신비한 사이트 워드》와 《신비한 파닉스》가 좋은 나침판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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