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사용 설명서
전건우 지음, 더미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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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장르 소설을 좋아했었다.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종류를 좋아했고, 귀신이 나와서 깜짝 놀래키거나 피가 난무하는 공포는 싫어하지만 심리적으로 사람을 압박하고 긴장하게끔 몰고가는 공포는 꽤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관련 장르의 책은 보지 않았다. 이래저래 현실에 치이다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에는 흥미가 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참으로 오랜만에 장르 소설을 읽게 되었다. 장르 소설의 대가인 전건우 작가의 신작 《괴물 사용 설명서》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내 속에 뭍혀있던 장르 소설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괴물 사용 설명서》는 표지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꽃을 좋아하고 예쁜 것을 좋아하고 그렇지만 곤충을 좋아하고 으스스한 것도 좋아하는, 종잡을 수 없는 취향의 소유자인 우리 둘째가 마음에 쏙 들어한 표지이다. 내가 읽으려고 식탁에 올려뒀었고 혹시라도 아이들이 표지를 보면 당연히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괴물 그림이 너무 좋다며 한참을 껴안고 다녔다.

그만큼 《괴물 사용 설명서》는 호러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청소년이라면 굉장히 좋아할만한 제목과 표지의 책이다. 책의 내용 역시 긴장감을 계속 가져가면서도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끔 만드는 흥미진진한 주제였다.



《괴물 사용 설명서》 주인공 현우의 휴대 전화에 '괴물 사용 설명서'라는 이상한 앱이 설치된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현우는 스스로 이 앱을 내려받은 적이 없었고, 아침에 휴대 전화를 봤을 때도 분명히 이 앱은 깔려 있지 않았다.

왜 현우의 휴대 전화에 '괴물 사용 설명서'라는 앱이 깔리게 된걸까?



'괴물 사용 설명서' 앱은 앱의 특성과 사용방법에 대해 안내하면서, 사용자에게 분명하게 경고한다.

'괴물을 부리지만 괴물 그 자체가 되어서는 안된다.'​

앞으로 주인공 현우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했다.



《괴물 사용 설명서》의 주인공 현우는 5학년이다. 현우는 6학년 형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같은 반 친구 성주를 구해주려다 오히려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초반에 나오는 설정은 학교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겪는지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혼자서 이겨낼 수 없지만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혼자 속앓이를 하는 주인공 현우를 보며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너무나 가슴이 저리게 아팠다.

이런 학교폭력의 고통에 몸부림치던 현우에게 '괴물 사용 설명서' 앱이 다시 나타난다.



현우가 악당이라고 불리는 형들의 괴롭힘으로부터 도망치던 중, 휴대 전화에 알림이 울리고 '괴물 사용 설명서' 앱을 다시 보게 된다. 

처음에는 가짜일 것이라며 무시해버렸다. 하지만 악당들의 괴롭힘에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현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충동적으로 앱을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괴물 사용 설명서'는 제대로 작동한다.



현우는 두 번, '괴물 사용 설명서' 앱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두 번째는 친구를 다치게 한 나쁜 사람이 잘못을 깨닫게 하겠다는 선한 의지를 가지고 사용한다.

두 사건 모두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가 분명한 사건이었다. 현우가 소환한 괴물들은 가해자들에게 응징을 가했다.

이 두 번의 경험을 통해 현우는 '괴물을 부리는 자'는 악당을 물리치고 정의를 수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현우의 마음 속에 자만심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두 사건 후, 세상은 평화로웠다. 이 평화로운 세상에서 현우는 무료함을 느낀다.

괴물을 사용하지 못해서 못견디게 심심하고 몸이 근질근질 해졌다는 표현이 정말 소름이 끼쳤다. 사건사고 없이 조용한 상태라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괴물을 부리는 자로서 활약할 일이 없어서 그 상황을 참기가 어렵다는 것. 현우의 마음이 선을 행한다는 미명하에 힘을 휘두르는 것에서 쾌락을 느끼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무서워했던 괴물이지만 내가 그것을 부려서 선을 행했다고 여기는 순간부터, 주인공은 힘을 사용함에 있어 절제력을 잃기 시작했고 선악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 같다.



《괴물 사용 설명서》 속의 이야기 전개 방식이나 여러가지 표현방법 모두 좋았지만, 나는 특히 이 부분의 표현이 정말 너무 좋았다.

빨간 눈에 움푹 들어간 뺨 그리고 잔뜩 인상을 쓴 표정. 휴대 전화 화면에 비친, 괴물이라고 생각했던 그 얼굴이 바로 현우 자신의 얼굴이었던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일종의 거울을 통해 주인공 스스로 자각하게 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어린이 소설이지만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은 점이 좋았다. 주인공의 변화를 전지적 시점으로 다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마치 주인공이 되어 거울을 통해 그 모습을 바라보며 깨닫는 듯 표현한 점이 스릴러 느낌이 물씬 나서 좋았다. 

청소년들에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여러 방법 중에 훌륭한 묘수를 하나 알려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스릴러의 매력을 알려주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렇게 삶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어가는 순간을 만날 수도 있다. 그때 나는 내 모습을 즉시 자각하고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그때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이런 생각을 하며 읽어나갔다.



자신의 변해가는 모습에도, '괴물 사용 설명서' 앱의 경고 문구에도, 현우는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폭주한다.

처음에는 분명하게 선악을 구분해서 응징한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현우는 선악을 경계가 불분명한 사건에 대해서도 힘을 휘두르게 된다. 자신이 선악을 결정하고 처단을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선악이 불분명한 경우가 더 많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힘을 가지는 순간 내가 그것을 분별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선한 의도로 시작했지만 결국 절제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그 힘을 남용한 현우와 같이 말이다.



주인공 현우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을 상황에 처하고서야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깨닫는다.

현우는 소설의 첫 장에서 '괴물 사용 설명서'가 설명해주었던 방법에 따라 이 모든 상황을 되돌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처음의 현실로 돌아온 현우는 용기를 가지고 불의에 대항한다. 당당하게 말할수록 점점 용기가 차올랐다. 괴물의 뒤에 숨어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부정한 것에 맞서기로 한 것이다.

현우가 악당들에게 저항하는 이 상황은 일종의 학교폭력 상황이기 때문에 학부모로서 과몰입을 하다보니 현우의 당당함이 사실 조마조마하고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저러다가 또 큰 일이 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학교폭력의 상황을 대표로 내세웠지만 비단 저런 상황만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불의한 상황이 많다. 만약 내가 힘이 있다면 내가 직접 처벌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선악의 결정은 누가 할 수 있는가? 나는 개인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절대 선을 구별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은 불의로 가득하지만 의를 지지하고 행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 나를 보호해주고, 사회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우의 말처럼 선생님도, 엄마 아빠도, 그리고 경찰도 정의의 편인 것이다. 우리는 보편적인 세상의 선함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선의로 행하는 일들이 처음의 의도와 달리 왜곡될 수도 있고 어느 순간 스스로 자만하게 될 수도 있다. 항상 나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내가 악에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면밀하게 살펴보아야겠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걸 알아차린다면 바로 돌아설 수 있는 용기도 갖추어야겠다.



《괴물 사용 설명서》는 흥미로운 주제를 탄탄한 이야기로 잘 풀어낸 작품이었다.

오랜만에 잘 쓰여진 소설을 만나서 즐거웠다.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괴물 사용 설명서》는 장르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을만한 책이다. 성인이 읽기에도 잘 쓰여졌을 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나도 아이들이 크면 이런 재미있는 소설도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 나누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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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새 + 나비 + 바다 생물 - 전3권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
세밀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지음, 윤여연 옮김 / 인디고(글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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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는 170년 전통 프랑스 출판사의 고급 컬러링북 시리즈를 국내 출간한 책이다. 새, 나비, 바다생물, 총 3가지 종류가 있다.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자연 세밀화가 수록되어 있어서 퀄리티가 아주 높은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다.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 서평 책을 신청할 때 어떤 종류로 신청할지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었었는데 큰 아이는 새, 작은 아이는 바다생물을 원했었다.

큰 아이가 조금 더 세밀하게 잘 할 수 있을 듯하여 큰 아이 의견을 반영해서 1권 새를 신청했는데, 도착한 책을 보더니 작은 아이가 자기가 고른 바다생물은 왜 없냐며 속상해했다.

그림을 살펴봤을 때 퀄리티가 아주 만족스러워서 3권 바다생물은 개인적으로 바로 구입했다.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 3권 바다생물 책이 도착한 후 둘이서 함께 진행했다.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 1권 새는 총 52종의 새가 그려져있는데 그림들이 모두 실제 사진인것마냥 그림과 색감 모두 충분히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 3권 바다생물은 총 63종의 바다생물들이 그려져있다. 1권 새는 새의 깃털 덕분에 색감이 훨씬 화려한 느낌이었다면, 3권 바다생물은 물고기 뿐만 아니라 고래류, 조개류, 가재류 등 다양한 바다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 케찰(Pharomachrus mocinno)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큰 아이에게 하나 허락을 받아서 내가 직접 컬러링 해봤다.

다 색칠하고 나서 새를 찾아봤는데 실제 색이 훨씬 예뻐서 깜짝 놀랐다. 실물 사진을 확인한 후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 책의 그림을 다시보니 실물과 비슷하게 색을 예쁘게 잘 표현한 것 같다.

파란 빛이 살짝 돌게끔 색을 입히면 더 예쁠 것 같다.

케찰(quetzal, Pharomachrus mocinno)은 과테말라 국조(國鳥)라고 한다.



■ 후투티(Upupa epops)

후투티(hoopoe, Upupa epops) 실제 사진을 찾아봤을 때,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 속 새들이 얼마나 실물에 가깝게 잘 그려져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후투티는 첫째의 예술 감각이 물씬 들어갔다. 나는 있는 그대로만 표현할 줄 알고 색을 자연스럽게 쓰지 못하는데, 아이들의 색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이 자유롭게 색을 사용할 줄 알아서 정말 멋지다.



■ 벌새(Trichilidae)

큰 아이는 가장 아래에 있는 벌새를 색칠한 후 너무 잘하지 않았냐며 한껏 자랑을 했다. 자유롭게 컬러링 하는 것뿐만 아니라 똑같이 묘사하는 것도 제법 잘 해서 깜짝 놀랐다.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는 아이의 관찰력을 기르는데도 아주 좋은 교재가 될 것 같다.



■ 쇠재두루미(Grus virgo) & 왜가리(Ardea cinerea)

쇠재두루미와 왜가리는 무채색이라서 표현하는 것이 더 어려웠을텐데, 깃털의 방향이나 음영을 제법 잘 표현한 것 같다.



■ 참돔(Pagrus major)

바다생물은 둘째 아이의 책인데 바다생물도 하나 허락을 받아서 내가 직접 컬러링 해봤다. 색감이 너무 옅게 나와서 아쉬웠지만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 붉은무늬부채게(Carpilius maculatus)

첫째와 둘째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아이들의 상상력 가득한 색이 알록달록 정말 예쁘다.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 색칠하는 동안 다른 생각은 떠오르지 않고 오직 컬러링에만 빠져들었다.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 또는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 한 권이면 몰입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색연필로 색을 표현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서 책 속 그림보다 옅게 표현되었는데, 책에 나와있는 그림은 색이 원형에 가깝게 잘 구현되어있는 것 같다.

우리는 색연필로 색을 표현했지만, 종이가 충분히 두꺼워서 물감을 이용해서 컬러링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컬러링을 시작해서 오늘도 하루종일 색칠을 하고 있다. 이만큼 오랜시간 몰두하는 것은 레고를 할 때 외에는 거의 처음보는 것 같다.

《알고 싶은 자연 관찰 컬러링북 시리즈》는 아이들에게 좋은 취미활동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집중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행복함을 느끼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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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 - 실패를 넘어 자주적 독립 국가를 꿈꾼 민중의 역사
김이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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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대사는 참 아프다. 국권이 피탈되고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나라와 국민이 유린당하는 수난의 시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술국치 이후 일제강점기에 활약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 등 미디어로 접해본 적이 꽤 있다. 물론 이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 것도 수적으로 굉장히 적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대사의 시작부터 국권피탈 전까지의 이야기는 교과서가 아닌 곳에서는 거의 들어보지도 못한 것 같다. 

한국 근대사는 '실패한 역사'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는 자주적 근대국가를 꿈꾼 민중 주도의 역사라는 관점으로 이 시대를 다시금 재조명 해보고 있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 저자는 만주 항일 무장 투쟁에 대해 조사하던 중 독립운동의 뿌리가 근대 시기에 일어난 민중 주도의 반봉건 반외세 투쟁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임오군란, 갑신정변, 갑오농민전쟁, 갑오개혁 등 근대에 일어난 핵심 사건은 결국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실패의 역사로 인식된다.

하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는 다르게 바라본다. 한국의 근대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36년간의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 나라를 되찾는데 핵심 역할을 한 투쟁의 역사이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주 민주주의 대한민국 역사의 시작 또한 근대 시기에 일어난 민중 투쟁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 오페르트 도굴 사건과 신미양요

오페르트 도굴 사건이나 신미양요를 배울 때는 '침략을 막아냈다' 정도로만 배웠었는데 영종첨사의 서신을 보니 가슴이 막 울컥해졌다. 나라를 침략한 외세에 저렇게 점잖게 하지만 단호하게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모습을 보니 조선이 얼마나 당당하게 나라를 지켜왔는지가 느껴졌다.

역사를 배울 때 이런 서신 한 장을 더하여 읽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조금 더 가슴으로 이해하며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 작은 나라의 사람들이 얼마나 강인한 마음을 품고 결사항쟁을 벌였는가? 전함을 끌고 쳐들어온 미국을 구식 무기를 들고 싸웠다는 우리 조상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어려움이 어느정도였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 지금의 우크라이나가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침략자들도 물론 잘못이 있지만, 승자가 아닌 자국민의 역사를 제대로 서술하지 못하는 것은 후손으로서 반성해야할 일인 것 같다.



■ 조일 통상 조약, 운요호 사건, 그리고 강화도 조약

강화도조약을 앞두고 민비가 이미 일본과의 개항을 결심해두고 정부관료에게 "조약을 결정하는 문제를 가지고 매번 정부에 번거롭게 공문을 올려 보내지 말고 현장에서 자기 결심에 따라 잘 처리하라."라고 지시했다는 부분에서는 정말 한탄이 나왔다.

조선이 언제까지고 쇄국을 고수할 수는 없었겠지만, 미국과의 항전 때처럼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무력하게 받아들인 듯한 부분은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었다. 민중은 투쟁이 열기가 가득했지만, 결국 지도자의 생각과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생각해보면 두고두고 안타까운 모습인 것 같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를 보면 일본이 조선을 어떻게 수탈했고 일본 화폐를 유통시켰는지 알 수 있다. 강화도조약이 조선의 근대화를 촉진시킨 것이 아니라 자주적 자본주의 발전을 가로막고 조선 경제를 황폐화시켜서 근대화의 길을 왜곡시켰다는 관점이 좋았다.

우리는 자주적으로 근대화의 길을 걷고 있었으나 외세의 강압으로 역사에 왜곡이 일어난 것이다. 이것은 그간 가지고 있었던 패자의 관점을 바꾸어 놓는 시점이었다.



■ 임오년 군인 투쟁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를 읽으며 임오군란이 어떻게 갑신정변에 영향을 주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조선의 반침략 반봉건 투쟁에 큰 자극을 받은 양심적 개화파들이 민족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근대화와 부국강병을 서둘러 실현해야 함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민중 주도와 지식인 주도의 사건은 별개의 사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근대화의 여러 사건들이 결국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갑신정변

역사는 역시 승자의 기록인가 싶다. 프랑스혁명은 성공을 했기에 기록도 많고 많이 회자되지만, 갑신정변은 기간이 짧아서 기록으로 남길 것이 많지도 않았겠지만 실패했기에 그 입장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개화파는 무조건 문을 열자고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당시 정권 실세들이 청나라와 결탁해 인천항을 개항하고 서구 열강에도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오히려 개화파는 '선 자체 역량 구축, 후 개항 통상'이라는 원칙을 세워 인천항 조기 개항을 반대하며 국방력 강화 등의 계획을 세웠다는 점이 놀라웠다. 내가 얼마나 역사를 모르고 있었는지 깨닳았다.

그리고 나는 그간 김옥균이 친일세력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일본이 조선의 개혁을 절대 지지하지 않는 것을 알았기에 일본의 힘을 청나라 군대의 방패막이로 삼아 국왕의 안전을 보장하는 정도로만 일본의 역할을 한정하고 있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역사를 다양한 입장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닳았다.



■ 갑오농민전쟁

갑오농민전쟁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에 농민들이 역사의 주역으로 등장한 사건이다. 자체의 힘으로 민족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려는 정신은 향후 항일 민족 해방 투쟁의 정신으로 승화되었다고 한다. 

시작은 종교전쟁으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교조신원운동 실패 및 동학 상층의 이탈 후에는 진정한 농민전쟁이 된 듯 하다. 봉건제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봉건 제도의 뿌리를 뒤흔들어 놓음으로써 근대화를 향한 민족운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



■ 갑오개혁

갑오개혁이 친일적인 개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와 반대로 갑오농민군이 제시한 폐정 개혁 요구들을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진행한 근대 개혁이었다. 그 과정에서 조선의 자체적인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이 내세운 20개조 내정 개혁안과 그것을 기초로 한 홍범14조가 근대화로 나아가는 조선을 막아세운 일본의 교활한 술책이었다.

그리고 기자조선이 조선시대 내내 통용되던 개념이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 200년 전만 해도 사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던 때가 있었던 것이다. 역사라는 것이 시대에 따라 각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 따르면 반일 의병운동은 일본에 의한 고종 강제퇴위와 정미7조약으로 인한 조선 군대 강제해산을 계기로 1907년 7월와 8월 이후 전국적 규모로 확대 발전 되었다고 한다.

군인 폭동은 시위 1연대 1대대장 참령 박성환의 자결이 도화선이 되어 폭발했다. 해산 군인들이 의병운동에 참가하자 활동 범위가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투쟁도 매우 치열해졌다고 한다. 의병대의 전술과 무장이 개선된 것이다.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에서 펼쳐진 여러 의병운동과 경기도에서 13도 의병대를 조직하여 을사조약을 취소시키고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싸운 부분을 읽을 때는 마음이 웅장해졌다. 나라는 민중을 지키지 않았지만, 민중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는 모습은 애국심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했다.

하나로 모인 13도 의병대가 해체된 후 의병장들이 각자 자신이 활동하던 지역으로 흩어져버린 것은 참 아쉬운 일이었다. 나라에서 진두지휘하는 활동이 아니다보니 구심점이 제대로 없었던 점은 정말 안타깝다. 13도 의병대가 흩어지지 않고 제대로 활약했다면 우리의 근대사가 다시 쓰여지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남았다.

10년 이상 계속된 반일 의병운동은 실패했다.

하지만 반일 의병운동은 우리 민족의 열렬한 애국정신을 국내외에 보여주었고, 일본 수비대와 헌병대와 경찰대 등에 손실을 입혀 일본의 식민지 강점 정책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또한 전체적인 반일운동 발전에 자극과 영향을 주어 민중을 반일 투쟁에 적극적으로 진출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는 한국 근대사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바꾸어 주었다.

그동안 역사를 읽어내려감에 있어서 나도 모르게 패자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승자의 시선으로 적힌 글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픔을 겪고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 자국민을 중심으로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역사적으로 이름이 기억되는 사람들은 지도자들이지만, 나라를 지키고 역사의 앞으로 끌고 나간 사람들은 민중들이었다.

조선의 민중들은 역사를 바꾸기 위해 수많은 개혁의 발자취를 남겼다.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미국의 닐 암스트롱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라는 말을 남겼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근대사》를 읽으며 한국의 근대사 속 여러 발걸음들은 그 자체로 시대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그 걸음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루고 미래의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도약을 이룬 역사 속 많은 민중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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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영어 첫 단추 - 영어유치원을 고민하는 모든 부모를 위한
김은희 지음 / 유아이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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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영어 첫 단추》는 조기 영어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표지에도 적혀있듯 영어유치원을 고민할만큼 조기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을 위해 영어교육의 방향과 시작방법 그리고 영어유치원에 관한 이야기까지 골고루 담은 책이다.

김은희 작가는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조기 영어교육을 전공했고, 영어유치원 원장으로 기관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BEK(British Education Korea) 국제학교 이사로 재직 중이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는 대한민국 영어교육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보아온 조기 영어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20년 동안 쌓은 특별한 노하우가 가득한 책이다.



말과 글 모두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영어실력을 최종목표로 잡았을 때, 영어교육의 첫 5년은 기초를 닦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한다. 그 중요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 《내 아이 영어 첫 단추》를 통해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다.

유아들의 영어는 당연히 BICS(Basic Interpersonal Communication Skills) 영역에 해당하므로 일상생활에서 늘 보고 듣는 상황들을 컨텐츠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음성언어인 '말'을 중심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패턴을 연습하는 기능적인 영어가 아니라 생각을 키워주고 그 속에서 영어는 저절로 따라오게끔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오래 걸리겠다', '이미 늦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말을 통해 인생 전체의 기초를 다지는 유아들은 조금 늦더라도 생각을 함께 키워주는 언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 아이의 인생을 짧게 놓고 조급해 하지말고, 그렇지만 게으름은 피우지 않으면서, 지금부터라도 '말'을 중심으로 영어를 효과적으로 가르칠 방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미가 없는 것은 배우기 싫어한다. 그래도 청소년이나 성인은 필요의 의해 재미가 없어도 학습을 한다. 외부적인 동기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아들은 외부 동기에 그닥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과자나 장난감으로 잠시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지속성을 기대하긴 힘들다. 정말 재미가 있어서 아이들 내부에서 동기가 생겨야 한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함께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영어공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그래도 아이가 재미를 느끼는 교육방법을 찾고, 이후에도 아이의 흥미가 떨어지지 않는지 꾸준히 체크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에 따르면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려 교육현장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교육 패러다임이 짧은 시간에 변화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거실에서 양질의 다양한 영어콘텐츠를 만날 수 있고, 영어 화상수업도 활성화 되어있다.

특히 정통 주입식 수업은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고 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기본 개념부터 가르치는 대신, 학생들이 온라인 매체를 통해 기본 컨셉을 공부해 온 다음 교실에서는 그 내용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것이다. 그것을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이라고 한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를 읽으며 패러다임이 변할수록 부모의 관심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학교나 학원, 온라인 수업에 아이를 맡겨두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아이가 충분히 학습이 되어 있는지 체크하고 부족하면 적절하게 보충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 전에 부모가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겠지만, 그 시간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훨씬 발전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내 아이 영어 첫 단추》 책에서 가장 관심있게 보고 많은 걸 배운 부분은 4장 영어 첫 단추의 핵심 파트였다.



1. 듣기(Lestening) : 모든 언어의 시작점
듣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함를 느꼈다. 수동적으로 앉아 마냥 듣는 것보다는 이해와 발화에 도움이 되는 집중적인 듣기(focused listening) 연습이 함께 진행되어야 함을 깨닳았다.

2. 말하기(Speaking) : 기다림의 미덕
(1) 입력단계(Input Stage) : 내적으로 영어가 쌓이는 시간이다. 결과치를 내기보다는 입력하는 시간임을 이해하고, 아이들 각자의 속도대로 편하게 쌓을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한다. 아이가 편안해하고 흥미로워하는 방법으로 계속 노출해주고 입력해주는 작업이 이루어져야한다.
(2) 초기 발화 단계(Early Production) : 간단한 단어 위주의 발화가 나타나는 시기이다. 헤어질 때마다 'See you'라는 말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헤어짐의 상황과 See you를 연결지어 말 덩어리 자체를 머릿속에 입력한다. 노출되는 콘텐츠 자체를 내레이션이 아닌 일상대화체로 바꿔준다면 말하기 효과는 극대화된다.
(3) 말의 구성 단계(Speech Emergence) : 상대방과 대화가 되려면 덩어리째 입력된 단어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스스로 말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말의 구성단계에 들어섰을 때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독백이다. 혼잣말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면 안된다.
(4) 대화 단계(Conversation) : 대화 단계에서는 풍부한 입력과 함께 좀 더 정교한 언어 수행을 위한 자극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 속에서 연습이 되어야 하는데,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한 단계이다.

우리말 발달 순서를 봐도 마찬가지이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수준이 되면 어느 순간 글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환경에서 유아기 영어교육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듣고 말하는 음성언어이다.

3. 파닉스(Phonics) : 영어의 'ㄱㄴㄷ' 배우기
한국말의 ㄱㄴㄷ 공부는 이미 자기가 아는 말소리에 기호를 연결하는 단순 작업이기에 빠르게 가능하지만, 제2외국어로 배우는 영어 파닉스는 듣고 말하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글자만 밀어넣는 격이니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말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글자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그때가 파닉스를 시작할 때이다.

4. 읽기(Reading) : 자신감만 있어도 반은 성공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음가만 읽는 디코딩(decoding)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읽은 글을 이해(comprehension)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파닉스 학습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면 그 의미를 이해하는 작업이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먼저 읽고 난 다음 의미를 알아가는 식의 읽기는 해석 단계를 꼭 거쳐야 하는 잘못된 읽기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다.

5. 쓰기(Writing) : 쓰기보다 중요한 아이디어
인벤티드 스펠링(Invented Spelling)이라는 개념에서 놀랐다. 한글을 배울 때는 너그러이 받아들이고 귀엽게 여겨줄 수 있는 부분이 왜 영어를 배울 때면 조급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다그치게 되는걸까?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언어의 습득 과정은 모두 같은 것 같다. 아이들도 나중에 쓰기를 하게될텐데 철자 하나하나에 매달리지 말고 불완전한 글쓰기 단계도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 후반부에는 영어유치원 관련 내용이 나오는데, 총 320쪽 중 108페이지를 할애할만큼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는 영어유치원을 고민하고 있을, 이 책을 읽고 있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유아기는 엄마의 노력과 지혜로운 선택으로 돈을 안들이고도 효과적인 영어교육이 가능한 시기라고 말해준다. 다만 충분한 노출로 귀가 트이고 발화할 준비가 되었으나 대화 상대가 되어 줄 누군가가 없다면 노출 다음 단계로 영어유치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해준다.

영어유치원을 어떻게 선택하면 좋은지,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1년 동안 어떤 행사들이 있는지, 그외 먹거리나 안전사고, 화장실, 생일파티 등 소소하지만 하나하나 궁금해 할만한 사항들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두었다.





《내 아이 영어 첫 단추》은 내가 그동안 영어교육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처절하게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그와 함께 줏대 없던 나의 영어 교육관이 조금은 방향은 찾는 기분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인 유아기 시기, 그 시기에 알맞는 영어교육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야할지, 큰 방향을 안내받았다. 이제 방향은 알았으니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와 그 꾸준함의 끈기는 나와 아이의 몫일 것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부지런히 걸어서, 아이도 나도 영어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그 순간에 함께 도달해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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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 정신과 의사가 권하는 인생이 편해지는 유연함의 기술
정두영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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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책 제목이 나를 무한정 끌어당겼다.

나는 왜 변화에 유연하지 못할까?
왜 나는 외부의 충격에 쉽게 마음을 다치는 걸까?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저자는 어떤 변화가 와도 무탈한 사람들과 변화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비교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심리적 유연성'이란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지속하거나 변경하는 능력을 말한다.



인생의 여러 변화를 만났을 때 어떤 사람은 적응장애를 겪을 만큼 힘들어하는데 반해 어떤 사람은 힘들어하면서도 무탈하게 지나가는데, 그 차이가 바로 '심리적 유연성'에 있다고 한다. 유연성이 높은 사람은 여러 변화나 어려움을 겪을 때 상황과 문제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에게 이로운 방식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의 저자는 감정과 인지, 인간관계, 생체리듬 등에서 유연성이 부족했던 부분이 스트레스 사건 이후 아픔으로 드러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장 심리적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큰 결심을 하고 뭔가 엄청난 일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저자는 심리적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할 일은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나를 알아가기 위한 모든 행동이 유연성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겪게 될 모든 변화에 완벽하게 대비할 수 없다. 하지만 경직된 부분에서 아픔이 비롯된다면 그 부분을 이완시킨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저자는 어떤 변화를 맞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하는 것이 변화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바람에 휘어지는 나무는 꺾이지 않는다는 말처럼 바람결을 타고 흐를 수 있는 유연함을 가진다면 어떤 풍파에도 꺾이지 않을 수 있는 거 아닐까 생각했다.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에 따르면 모든 변화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따른다고 한다. 사람의 뇌는 기쁨을 누리는 것보다 위험과 손실에 예민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변화에 지나치게 긍정하거나 지나치게 부정하지 말자.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이 약해지도록 그냥 내버려두어야 한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 변화 역시 또 언제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나이가 든다고 인생에 익숙해지는 것도 아니다.



특히 자녀가 대학을 가고 성인이 되면 알아서 잘 하겠거니 생각할 수 있지만,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 점수화 할 수 있는 영역에만 집중하는 동안 친구를 사귀고, 동료와 잘 지내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공존하는 등 인생을 잘 살아나가기 위한 기술은 등한시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여러가지 측면에서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한다. 불완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타인과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을 거리끼지 않아야 한다.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에서는 우리의 많은 감정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어떤 느낌인지,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는 흔히 '짜증난다'라는 하나의 단어로 감정을 표현해버린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짜증이 나는 이유는 모두 다르다.



수학문제가 안풀려서 오는 답답함일 수도 있고, 퇴근시간에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거리를 받아서 당황스러운 것일 수도 있고, 친구가 갑자기 약속을 깨뜨려서 섭섭한 것일 수도, 동생이 잘못했는데 같이 혼이 나서 억울한 것일 수도 있다. 



모두 짜증이 나는 상황은 맞지만 그런 감정이 일어난 원인을 파고들면 자신의 감정을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어휘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결을 해야할지 그 방법도 보이게 마련이다.

감정수업은 우리 아이가 재원 중인 어린이집에서도 진행된 적이 있다. 지난 4월에 무려 한 달동안 감정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어린 아이들도 자신의 감정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과연 나는 내 감정을 면밀하게 들여다본 적이 있었던가?



내가 상대방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모호한 불편감만을 내색한다면, 상대방 역시 해결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보다 명확하게 표현할 줄 안다면,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나도 그리고 타인도 서로 상처를 주고받을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타인을 무분별하게 비난하는 사람에게, 상대에게 공감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타인을 바꾸는 것보다 과도한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비난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세 가지 방법을 늘 생각하며 외부의 무언가로부터 나를 상처입히는 일이 없도록 나를 지켜내고 싶다.

첫째,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남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둘째, '이상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셋째, 맥락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나를 지지한다면 그들과 연대하라.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한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작가가 권하는 유연함의 여러 기술들을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다.

나는 특히 '모두에게 최적화된 인생 알고리즘 따위는 없습니다.' 라는 문장이 크게 와닿았다.

우리는 이렇게 살면 적당히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어떤 규격화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렇다. 비효율적인 경험을 두려워하고, 효율적이면서 단번에 어떤 목적지에 다다르기를 원한다.

과정이 아닌 결과에만 집중하면 비효율적인 경험과 여러 실패를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사건 하나하나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래서 내 전체 삶은 성공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시행착오를 겁내지 말고 나만의 길을 찾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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