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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천루 - 미스터리이공간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의 작가 이시구로 마사카즈의 SF 단편집.
고급 브랜드인 미우로 나와 이 작가의 팬을 자처함에도 불구하고 정가 8500원이란 가격은 영 부담스러웠는데, 운 좋게도 알라딘 중고샵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평범하게 입수하기엔 가격이 좀 부담스러운 작품은 맞지만...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마을의 팬이라면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단편집. 개인적으로는 만족했습니다. 첫 단편은 일상 미스터리로서 지나치게 범속한 느낌이라 실망이 앞섰는데, 무관계로만 보이던 각 단편들이 사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엮여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급격히 이야기가 흥미로워지더니, 마지막에 드러나는 애잔한 느낌의 진실은 제법...보는 사람 가슴 찡하게 만들더라고요...읽을 당시보다, 읽고 나서 가슴속에 울리는...그런 뒷맛이 있는 작품.초반엔 소박한 일상 미스테리인 줄 알았고, 중반엔 작가 특유의 황당한 센스가 잘 산 개그 SF인 줄로만 알았는데, 결말에서는 조용히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진지한 SF로 또 장르 변환을 하네요. 3단 변신 얍! 단편들간의 분위기 차이가 덕분에 꽤 큰 편이지만, 구성이 잘 되 있어 산만하다는 부정적인 느낌보다는 다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스터리이공간이라며 작품을 소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생각보다 탐정물로서의 농도가 낮은 것도 개인적으로는 장점. 일본 사람들 참 탐정물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미스터리⊃탐정물의 분류를 따를 경우, 미스터리에서 탐정물을 빼고 좋아하는 취향이거든요.세계 자체의 비밀을 파헤친다거나 하는 건 좋아도, 정형화된 탐정이 범인을 찾아내는 식의 탐정추리극은 솔직히 질렸달까...이 작가도 살짝 비뚤어졌으면서도 훈훈한 센스를 좋아하는 거지, 추리물에의 집착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라...그래서 평범한 탐정물에서 시작해 갈수록 SF 괴기 미스테리쪽에 기울어지는 그 전개가 더 마음에 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그나저나 "미스터리 이공간"이라고 표지에 적혀있긴 합니다만...음...미스터리까진 오케이라도 이공간은 솔직히 작품 내용과 너무 연관이 희박한 느낌. 굳이 끼워 맞추자면 두 사람이 있었던 공간을 거짓된 살림이라는 점에서 이공간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딱히 그 부분이 중요한 작품도 아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