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엔딩 (양장)
김려령 외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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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쓰다듬게 되는 아이, '언니' 만지,

풋내기 '초년생'들을 많이 닮은 우당탕탕 '초보 조사관' 정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그래왔듯 링그에 오를 '미래'

꼬인 데 없이 탁 트인 해안같은 아이, '농부' 김광수,

상자 안에서 희미한 꿈틀거림을 갖게 된 '상자 속의 남자',




제 딴에는 박을 갖고노는 듯 하지만 아직은 풋내를 벗지 못한 말썽쟁이, '모니터'의 윤,

잡념과 초조를 떨치느라 장작이나 패다가, 어느 새 품에 아이를 안게 된 '초원조' 다니오,


살살, 살살 공을 넘겨 왔지만 이제는 묵직한 '서브' 한 방을 준비하는 상인까지.


여덟 개의 짧지만 다채로운 이야기, 사뿐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마주침. 



어쩌면 상자 속에 살다가 마음에 가는 떨림을 갖게 된 사람은 나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벽에 맞은 편 아파트 창문 불빛이 하나 둘, 꺼지는 것을 바라보듯

다채로운 사람들의 '두 번째 엔딩'을 짧지만 가쁜 호흡으로, 또 기꺼운 마음으로 배웅하는 시간이었다.

잔향이 참 오래 남아, 다시금 이들의 '첫 번째 엔딩'을 뒤적거려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상자 속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래서 저기 깜박이는 이웃집의 불빛 안에는 누가 살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날이라면,

여덟 밤 동안의 꿈을 한 번 펼쳐보는 일도 참 좋을 것 같다.



북리뷰 전문: https://blog.naver.com/jin0214a/222249105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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