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또 어디 가요? - 이중생활자 박선생의 싸4가지 없는 여행기
박동한 지음 / 휴먼큐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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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하면 절대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세계를 돌아다닌 교사, 박동한! 믿고 보는 여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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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또 어디 가요? - 이중생활자 박선생의 싸4가지 없는 여행기
박동한 지음 / 휴먼큐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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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크레이지 가이’ ㅡ 이 남자는 도대체 뭘 믿고 이렇게 허세스럽지? 여행을 참 많이 했네. SNS에서 쉽게 보이는 나 여기에서 돈 쓰고 있네~ 자랑하는 책인가?
처음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첫번째 에피 제목이 ‘아프리카 청춘이다! 나미비아에서 성사된 소개팅’이란다. 자기자랑하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그건 허세가 아니었다. 워낙 겪은 일이 많아 생긴 자신감이었다. 그리고 자꾸 결혼하고 싶다는 공개구혼(?)을 하는 걸 보니 조금 짠한 마음도 생긴다.

찌질한 것 같다가도 멋이 흘러 넘친다. 세상 쿨한척 하다가도 가슴 뜨겁게 운다. 학생들에겐 정말 멋진 선생님인데 ‘세계 테마 기행’을 찍을 땐 없는 대본에 발연기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린다.
‘이중생활자 박선생’이라는 말이 딱 맞다. 뻔히 보이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에피소드가 워낙 많다보니 이 사람과 술 마시면 끝도 없이 재미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선생님을 둔 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적인 경험은 생생함의 최고봉이니까.

에피소드는 시간순이나 대륙별 배열이 아니다. 읽다가 책갈피가 빠져서 어디까지 읽었는지 몰라도 아무 상관이 없다. 그냥 방금 펼친 부분부터 읽어도 된다. 어떤 이야기는 킥킥대며 웃게, 어떤 이야기는 엉엉 울게 만든다.

표지는 눈이 부시게 쨍한 형광 초록이다. 유명한 랜드마크를 픽토그램으로 넣었다. 무엇보다 촉감이 좋다. 유시민의 ‘유럽 도시 기행’과 같은 부드러운 고무 질감의 코팅이 되어 있다. 출판사에서 돈 좀 썼나보다. 아,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여행 서적 비교를 해보자면 유시민의 ‘유럽 도시 기행’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고 책상에 바른 자세로 앉아 메모하며 읽으면 좋은 책이다. 지리와 역사를 두루 알 수 있다. 이병률의 ‘끌림’ 같은 경우는 어두운 조명 아래 와인 한 잔을 홀짝이며 감성에 젖어 읽으면 행복한 책이다. 근데 이 책은 마트에서 4개에 만원하는 수입 맥주를 왕창 사다 쟁여놓은 것 중 아무거나 하나 따서 소파에 앉아 읽기 좋은 책이다. 그만큼 편하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책 무게도 가벼워서 카페나 공원에서 읽기에도 좋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읽고 나면 나도 떠나고 싶어진다.

작가가 하는 여행은 남에게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여행이 아니다. 카메라가 박살나고 어이없는 가격으로 환전을 당해도 그 지역에 푹 빠져 또 다시 떠나는 여행이다. 그래서 더 좋다. 다시 읽고 싶다. 계속 읽고 싶다.

혹시나 제목에 붙어있는 ‘선생님’이라는 단어 때문에 갖게 될 선입견이 있다면 그런 건 화장실 물 내릴 때 변기에 던져버리고 일단 그냥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꼰대가 아닌 그냥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엔 파리행 티켓을 FLEX 해버렸지 뭐야 ㅋㅋ’라며 겨울방학에 떠날 것 같은 작가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그가 참 멋지게 보인다. 책 잘 팔리면 ‘선생님 또 어디가요 ㅡ 한국편’이나 ‘선생님 또 어디가요 ㅡ19금’ 뭐 이런 것도 나왔음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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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창문을 열면 - 청소년을 위한 지리학개론, 2019 올해의 청소년교양도서 봄분기(상반기) 부문 선정 도서, 2020 전국지리교사모임 추천도서
서태동.하경환.이나리 지음 / 푸른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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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면 수업시간에 지리 선생님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 고등학생 시절, 사진이나 영상자료 없이 말씀만으로 상상을 펼치게 해주신 몇몇 선생님들이 기억난다.

얇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좋고, 한 시간 정도면 후루룩 읽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카페에 가서 커피와 함께 즐겨도 좋을 책이다. 어렵게 들리는 지리 개념을 친근하게 설명해주니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중간에 그려진 삽화는 아주 매력적이다. 재치있게 그려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데다가, 그림 자체가 따뜻하고 예쁘다. 이분의 그림으로 가득 채워진 책이 나온다면 당장 살 생각이다. :)

뒤에 부록처럼 실린 추천도서 '더 읽으면 좋을 책'도 볼만하다. 단순하게 책 줄거리를 소개한 것이 아니라, 진짜 저자가 읽은 뒤 자신의 생각을 쓴 것 같다. 그래서 더 믿을만하다.

책의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첫번째 요소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겠지만, 나는 서점에 가면 표지를 제일 먼저 보고 마음에 들면 책을 펼쳐 목차를 본다. (물론 좋아하는 작가라면 바로 들어 계산대로 ㅋㅋ)

내 생각엔 책 제목을 정할 때는 대부분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그 책의 주제를 함축하거나, 혹은 저자가 던지고 싶은 질문이거나. (물론 소설책의 경우 주인공의 이름이 제목인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 자체가 열린 결말같다. '지리 창문을 열면' 이다. 열면 어떻게 된다고? 열면.... 그 다음이 없다. '열어라!'도 아니고 '열까?'도 아니다. 그래서 내용이 더욱 궁금해지는 책이다.

창이란 무엇일까. 창은 내가 있는 공간과 바깥의 공간을 연결하는 소통의 장이다. '지리'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생각이 재미있다. 지리를 전공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사물이나 상황을 지리와 연결시킨다.

어디서 주워들은 말인데,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사람끼리 함께 여행을 가면 같은 것을 봐도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상점의 간판을 봐도 국어 전공이면 맞춤법 틀린 것을 찾고, 수학 전공이면 전화번호를 외우고, 지리 전공이면 지역 특성이 무엇인지 확인한다는.. 믿거나 말거나;;;;;;;

여담이지만 과목별로 책 제목을 다르게 해서 시리즈로 나오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국어교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쓴 '국어 창문을 열면', 과학교사의 '과학 창문을 열면', 수학교사의 '수학 창문을.....ㅎㅎ

아무튼! 그냥 한 번 쓰윽 읽어보시길.
다 읽고 나면 '지리 창문'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이나마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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