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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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친정엄마가 사랑한 작가이다.

엄마의 낡은 책을, 몇 번이나 읽으려 시도했지만 끝내 한번도 읽어내질 못했던 책을 새로운 나의 버전으로 2022년 만났다.



#소설 #어떤 미소 는 여전히 내게 어렵다.

호흡이 짧았다 길었다 하는 문장은 도미니크의 마음처럼 종잡을 수가 없다.

필리프 바르틀레의 말을 빌린 작품해설을 읽고 보니 조금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내게 이 책 <어떤 미소>, 흔들리는 청춘의 시절을 기억나게 했다.



나는 버스 안에서 보이는 인간적인 찬란한 미소를 믿지 않았고, 거리의 약동하는 삶도 믿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베르트랑을 사랑하지 않았다.

 

존재하지 않음.

고통.

부재.

괴로움.

교묘함.

조용하고 얌전하게.

그리고 내가 무척 지루해했어야 할 이 집을 좋아하고 있었다.

물론 나는 집에서 지루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분좋고 창피하지 않은 지루함이었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아주 친절하고 정중하게 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너를 무척 존중해

도미니크, 널 무척 좋아해.

나는 너에게 어떤 형태의 자유를 가르쳐줄거야.

우리는 지루하지 않을거야.

집착하고,

괴로워하고,

그 다음엔?

지루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거야.

 

사실 다른 부분들의 도미니크의 마음이나 상황등은 젊은 날의 치기, 일탈, 무료, 권태등의 이유로 넘어갔지만 딸 키우는 입장에 뤽같은 혓바닥만 자유로운 파리가 꼬일까 욱한 것 도 있지만...도미니크, 자신만으로 본다면 모르겠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엄마는 십오년 전에 아들을 잃었다.

그러한 비극적인 환경속에서 엄마는 신경쇠약을 얻었고, 그것이 집 전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슬픔이 벽들에서 경건의 성질을 획득했다.

아버지는 집 안에서 발끝으로 걸어다녔고, 엄마를 위해 숄을 가져다주었다.

 

부모님이 기차역까지 나와 동행했다. 나는 부모님과 헤어졌다.

왠지 모르지만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난생처음으로 내 어린 시절과, 가족의 안전함과 결별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벌서부터 나는 아비뇽이 싫어졌다.

 

상반되는 어찌보면 극과극일지도 모를 감정들과 자신의 감정은 없는 듯 남이 먼저인가 하듯 종잡을 수 없는 그녀의 말과 감정들이 이런 밑바탕에서 표현하지 못한 채 억눌려 왔다면하고 생각하니 납득할수 있어진다고나 할까.

 

p200

잘 지내?”

나는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였다.

그 고요함, 그 부드러움이 생기있고 본질적인 어떤 것이 흘러들 듯이 내게로 스며들었다.

 

나는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놀랐다.

미소짓는 내가 보였던 것이다.

미소짓는 나 자신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럴수가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혼자라는 것.

나는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혼자, 혼자라고.

그러나 결국 그게 어떻단 말인가?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단 여자이다.

 

나는 도미니크 그녀가, 한 남자로 인해 성숙해진 모습이다 말하는 것보다,

나는 도미니크 그녀 자신이었기에 성숙한 어떤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게 아니었나 생각한다.

 

p186

나는 우뚝 일어서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나는, 나야, 도미니크.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뤽을 사랑해. 나눠 가지지 못하는, 슬프고 불가피한 사랑. 끊어버려.’

나는 확실하게 끊어버릴 방법들을 상상했다.

 

권태, 그것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인가?

뤽이 떠난지 한달이 넘었다.

그는 나에게 다정하고 슬픈 말들을 적은 짧은 편지를 보내왔고, 나는 그 말들을 외우고 있었다.

 

나에게 힘을 주는 것, 그것은 내 지성이었다.

그럴 정도로 나는 이 열정에 대항하고, 그것을 조롱하고, 나 자신을 야유하고, 나 자신과 힘든 대화들을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지성은 그렇게 조금씩 내 친구가 되어갔다.

 

프랑스소설 #어떤 미소의 그녀 도미니크는 이미 성숙해져가고 있는 또 다른 어떤 미소를 기대할수 있는 여자가 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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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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