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고 싶어서
이훈길 지음 / 꽃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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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가 남의 얘기가 아닌 시간을 살면서, 일하는 문득문득 걸음을 멈출 때가 많다그나마 외근직이라 시간여유가 조금 주어지는 날엔 눈앞의 어떠한 것이든 핸드폰카메라로 찍어서 위로를 받던 나.

 

이 책 <혼자 걷고 싶어서>는 그런 내 마음이 많이 힘들던 날 알게 되었다제목만으로 토닥토닥 위로 받았다고 할까하지만 받아서 읽을수록 손에서 뗄 수 가 없다.


세상에.. 책의 재질이 뭐길래???

눈은 글을 읽는데 손은 계속 페이지페이지를 쓰다듬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읽기 방식그냥 손가는 대로 펼쳐 읽기가 이 책에선 더 즐겁다.

새로운 공간들이 가득한 사진들은화보다.

 

작가 이훈길님은스스로 도시건축탐구자 라 자신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살고 있는 주변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그 공간을 지남으로써 삶은 조금 더 풍요로워질 수 있으며 일상의 도시와 건축물을 통하여 몸과 마음이 조금씩 치유될 수 있다.」 라는 뒷 표지의 짧고 강렬한 두 줄의 이야기는 나의우리의 삶을 위한 격려 같았다.


이 책혼자 걷고 싶어서의 목차-재생옛것소통활용상징조우유동존재지역노정-은 그 단어 두 글자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불러들이고하나하나가 모인 연결은 또 다른 얘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특히 p104의 컨테이너의 다양한 가능성 <π-ville99>은 책을 들고 그곳으로 바로 떠나고 싶었다내 눈으로 그곳을 보고 책속의 곳곳을 찾아보며 걷고 싶어졌다.





이전 건물에서 나온 주춧돌 12개를 놓고 새 건축물을 지었다는 12(), 다양한 건축 재료를 사용한 하울의 성 같은 이곳과 나의 20대의 기억과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되어버린 동대문도 아이와 함께 꼭 다녀오고 싶은 장소로 기록해두었다.

 

p31, 어쩌면 인간이란 완성되지 못한 채 죽는다이상의 문학이 미완의 문학이듯이 이상의 집도 미완의 건축으로 남아있다.


P263, 건물과 건물 사이에 스며들어간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공간피맛길은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좋아지는 사람처럼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정이 가는 공간이란다숨겨진 익숙함과 온기를 찾는 곳들이 개발과 함께 사라지는 걸 아쉬워하는 작가님의 얘기가 아니어도 나 스스로가 한국에세이 <혼자 걷고 싶어서>를 통해 깨달았다.

 

매일 걸어다니는 길과 옆에 있는 건물이 소중하다

집을 나서는 순간 도시의 산책자가 된다.“

일부러 시간을 따로 내어서 찾아볼 필요는 없다.

가치있는 건물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다.

관심과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아서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도시와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책을 통하여 자기만의 소소한 행복을 발견했으면 좋겠다그리하여 배회의 시작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들어가는 글에 써주신 작가의 얘기가 내 일상을 성장시켜 주었다.

3년을 다닌 일터어르신들의 마을인데 3년내내 만나지 못했던 벚꽃시간이 쌓인 담들을 이 책과 함께 찾아냈다.

때로는 쉬어가던 벤치였는데 뭐가 그리 급해서 앞만 보았을까?




혼자 걸어보자.

언제까지라거나 혹은 어디까지라는 제한없이, 그냥 내 발과 내 눈과 내 몸이 가는 데로 아주 잠깐이라도 내게 선물을 주어보자.

나는 오늘도 혼자 걷고 싶다.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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