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은 왜 복음이 되는가

마틴 로이드 존스의 내 구주 예수 - 복음의 핵심을 묵상하는 대림절
마틴 로이드 존스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21년 11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설교자인 마틴 로이드 존스의 마리아 찬가라고 불리는 본문에 대한 네편의 설교를 담은 책이다. 로이드 존스는 평소에 모든 설교가 전도설교에 가까워야한다고 주장해왔던 사람이다.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마리아 찬가에 대한 해설이지만, 성육신이 하나님의 구원사역의 절정에 해당한다는 성경의 진술에 비추어볼때, 철저한 복음설교이다. 여기서 로이드 존스는 마리아를 찬양하게 만든 ‘그 무언가’에 대해 설교한다. 그 무언가는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이다.

1장에서 로이드 존스는 성탄의 기쁨이 어디로부터 와야하는지에 대해 논한다. 마리아의 반응을 이끌어낸 그 성탄 혹은 복음은 하나님의 존재와 그 성품으로부터 온다고 주장한다. 마리아의 찬양은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알려준다는 점에서 가장 큰 가치를 지닌다. 그리고 로이드 존스는 그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예배와 찬양의 본질임을 역설한다. 즉 하나님의 구주되심, 그리고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신실하심이 바로 가장 근원적인 예배의 원인이 되어야하는 것이다.

2장에서 로이드 존스는 복음이 사람들에게 역사하는 방식, 나아가 하나님께서 세상과 인간을 다스리시는 방식에 대해 논한다. 그 핵심은 반전이다. 세상과 인간이 일하는 것과 전혀 다른 하나님의 일하심. 그것이 복음의 핵심이며, 선포되어야할 좋은 소식이다. 따라서 세상의 지혜는 복음과 하나님의 역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며, 나아가 하나님께서는 세상과 인간의 방식을 깨뜨리시고, 역전시킴으로써 일하시기 때문이다.

강한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지만, 약한 자는 하나님께서 높이신다. 부유한 자는 빈손으로 보내시지만, 가난한 자는 채우신다. 이것은 로이드 존스의 시대뿐 아니라, 우리의 시대에도 각별한 의미를 가진 복음의 능력이다.

3장에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해 다룬다. 여기서 로이드 존스는 구약성경 전반에 걸쳐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어떻게 드러났는지를 논한다. 성육신은 약속 이후에 긴 시기가 지나서 도래했다. 그리고 긴시간동안 교회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 성육신은 우리의 기다림이 헛일이 아님을 증언한다.

4장에서는 이 위대한 복음을 접하는 사람의 반응에 대해 논한다. 이것은 변화의 과정이라고 할 수있다. 인식-놀라움-겸손과 겸비함-감사-두려움으로 이어지는 복음을 접한 자의 반응을 다루는 부분은 복음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자세하게 해설한다.

느낀점

이 책이 특별하게 와닿는 이유가 있다. 로이드 존스는 쇠락해가는 교회의 현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급격하게 쇠락하고 있는 교회의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로이드 존스는 우리의 신앙이 기다림의 신앙이며, 확고한 것임을 마리아의 찬양을 통해 역설하고 있다. 우리가 받는 조롱, 그리고 여러가지 교회에 대한 상처들, 쇠락하는 교회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복음에 대하여 어떤 소망을 가질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하여 로이드 존스는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식, 하나님의 신실하심, 그리고 복음의 능력을 설명하면서 다시한번 신실하게 하나님을 기다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림의 신앙은 포기하지 않고, 낙망하지 않고, 끝까지 신앙을 지키는 신앙이다. 다시 오실 날을 기다리는 신앙이다. 어느샌가 현실을 개혁하고, 지금 나를 위로하는 신앙이 우리네 중심부로 들어온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의 근본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붙들며 기다리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기독교 신앙의 근원, 복음의 근원을 다시한번 깊이 맛볼 수 있었다.

그녀는 하나님이 지니신 속성과 성품때문에 그분을 흠모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예배와 찬양의 본질입니다. - P33

복음은 좋은 소식입니다! 그래서 복음의 핵심이 권고일 수가 없습니다. 복음은 모호하고 막연한 기분이 아닙니다! 강력한 선포입니다. - P57

이것(복음)은 인간이 이제껏 생각했던 모든 것의 반전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본성상 신뢰하는 모든 것을 정죄하고 무너뜨리고 흩어버립니다. - P66

너무도 놀라운 것은, 모든 것이 절망적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떄에 하나님이 오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예상하는 때에 오시지 않습니다. - 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