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그 때는 `혼자 남겨지는 것`이라고 적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배신 당하는 것`이 나의 생각에 더 가까울 지도 모르겠다.어제 신경숙의 `부석사`를 읽으면서 그걸 깨닫게 되었다. 혼자 있는 것도 괜찮고 혼자서도 그런대로 잘 살 순 있는데, 배신감은 느끼고 싶지 않다. 그러고 보니 올해 많이 한 말 중에 하나가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말이었다. 그래도, 사람을 만나고 그 중 어떤 사람들에게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치명적인 상처는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부터 받겠지, 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이런 생각에 점점 마음이 시끄러워지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한 동안 눈이 멈춰 있었다,. 눈 내리는 산 속의 포근함이 내게도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