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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의 도구
폴 트립 지음,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장 아름답고 유익한 진리
- 폴 트립, 『고난』, 생명의말씀사, 2019
1. 시작
‘고통의 의미를 알면 고통이 두렵지 않습니다.’라는 조정민 목사님의 추천의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이 순간 주님께서 정말 큰 은혜를 내려 주신 것 같아서 편안하다. 그리스도인이 되고 나서 많은 기독교 서적들을 접했는데 그 중 가장 으뜸으로 삼고 싶은 책인 것 같다. 피할 수 없는 고난의 삶을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과 비신자들에게 진심으로 권하고 싶은 책이다.
2. 삶의 일부
아무것도 몰랐던 초보 그리스도인이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운동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었다. 주로 팔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었는데 직장 사람들과 같이 하다 보니 은근한 경쟁심에 따로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에 더 잘하고 싶었고, 조금 우쭐대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새로 이사 한 동네에서 초등학생 아들의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교회라는 곳을 설명하려면 어느 정도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사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교회에 대한 경계심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분들의 관심은 따뜻했다. 훈련에 참여하면서 주님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내가 교회를 선택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주님께서 나를 선택해 주셨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었다. 세례도 받았다. 하지만 그렇게 순탄할 것 같았던 초보 그리스도인은 운동 시간과 예배 시간이 겹칠 때 저울질하기 시작했고 돈 주고 하는 레슨 시간을 더 우위에 두기 시작했다. ‘괜찮겠지, 주님 이해하시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주님 주신 은혜라고 여기기도 했다. 너무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팔이 아프기 시작했고, 무리하게 되면서 이상이 생겨 수술까지 하게 되었다.
물리적인 고통은 우리의 삶이 다른 누군가의 손에 달려 있다는 현실을 깨우쳐 준다. 물리적인 고난은 우리가 초라하고 의존적인 존재임을 상기시키고, 우리에게 있는 약간의 힘과 통제력마저도 일순간에 앗아가 버린다. 고난이 닥치면 인간의 자율성이 헛된 망상일 뿐이라는 사실이 신속히 드러난다. -26쪽-
시련을 통해 우리의 참된 생각과 욕망이 드러난다. 우리가 삶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어디에서 의미를 추구하며 소망을 찾으려 했는지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특히 고난은 우리가 하나님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45쪽-
3. 영적 전쟁
큰 수술은 아니었지만 좋아하던 운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원망스럽고 화도 많이 나고 기도도 하지 않았다. 주님 왜 저에게 그러시냐고 이제 막 주님을 믿게 되었는데 이러실 수 있냐고 깁스를 한 팔을 붙들고 예배시간에 따져 묻기도 했다. 주님은 아무런 대답이 없으셨다.
고난당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생각을 의문시하고, 우리의 마음과 논쟁을 벌여야 한다. 혼자만의 대화 속에 불신앙의 증거가 드러난다면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마귀의 거짓말을 물리친다는 것은 마음속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에 주의를 기울여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과 선하심과 은혜와 신실하심을 의심하게 만드는 모든 생각으로부터 마음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올바로 의식할 수 있는 통찰력과 심한 무력감이 느껴지는 순간에 영적 싸움을 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라. -127쪽-
그저 위로가 된다면 직장에서도 며칠 쉬는데 크게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실 당시 정말 어색했던 상황은 교회 지역담당 목사님과 순장님께서 수술 전에 오셔서 기도까지 해주신 일이다. 지금은 훈련을 통해 중보기도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고 있지만, 당시 초보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 그 순간은 정말 주위에 있는 다른 환자들 눈치도 보이고, 여기까지 찾아오신 목사님과 순장님과 집사님께 너무 미안한 마음도 들고 정말 아픈 팔보다 마음이 더 어지러웠던 같다.
하나님은 우리가 현실적인 기대를 가지도 살면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충격과 두려움과 공포에 완전히 짓눌리지 않고, 믿음과 침착함과 자신 있는 선택으로 그것을 견뎌 내도록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신다. -40쪽-
4. 하나님의 목적
아픈 팔이 많이 회복될 무렵 교회 지역담당 목사님으로부터 지난주 설교 말씀과 관련한 간증문을 부탁받게 되었다. 그 주의 담임 목사님 말씀은 ‘편안한가? 조심하라!’라는 설교제목으로 누가복음 17장 26절에서 33절의 말씀이었다. 다시금 많은 생각들을 주셨고, 당시의 일들을 차근히 다시 떠올려 주셨다. 그리고 간증문 끝 부분에 이렇게 썼다.
주님께서 제 마음속에 이렇게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너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지 않니? 그런 세상의 즐거움 때문에 네가 내 손을 놓고 자꾸 뒤처지는 것 같아 내 맘이 안 좋았어. 같이 가지 않을래?” 지금은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 세상의 마법에 빠져 이제 막 자라나려 하는 영적인 마음이 침체되고 나태해지는 상황에서 저를 사랑하셔서 그냥 두지 않으시고 이렇게 다시 기도할 수 있게 해주신 주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믿음과 소망이 활기를 띠고, 인격이 성숙하게 변화되고, 다른 사람들을 섬기려는 마음과 능력이 더욱 커지도록 이끄신다. 또한 우리에게서 좋은 것들을 빼앗지 않으시고, 고난을 도구로 이용하여 오직 그분의 은혜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좋은 것들을 풍성하게 채워주신다. -254쪽-
이것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유익한 진리다. 이 진리를 올바로 이해하면 고난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283쪽)
5. 마무리
이 책을 읽고 가장 행복했던 부분을 찾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다음 부분을 꼽고 싶다. 항상 내 안에 계시고 항상 나를 사랑하시며 항상 나의 삶을 이끌어 가장 아름답고 유익한 진리를 알게 해 주시는 살아계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멘.
하나님은 우리 안에 계신다. 그분은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위하시며, 우리를 절대로 떠나지 않으신다. -212쪽-